“완벽한 한 명만 키우겠다”… 싱가포르, 합계출산율 0.87의 ‘인구 심연’

출처: VnExpress Health
날짜: 2026. 3. 17.

과거 산아 제한 정책인 ‘둘만 낳아 잘 기르자(Stop at Two)’ 캠페인으로 성공을 거뒀던 싱가포르가 이제는 아이를 낳아달라고 읍소하는 처지에 놓였다. 18일 싱가포르 통계청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25년 싱가포르의 합계출산율(TFR)은 0.87명으로 추산되며 역대 최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인구 유지에 필요한 대체출산율 2.1명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치로, 싱가포르 사회가 유례없는 인구학적 절벽 앞에 서 있음을 시사한다.

싱가포르의 3040 세대가 ‘외자녀’를 고수하는 가장 큰 원인은 완벽한 양육에 대한 심리적 압박과 경제적 부담이다. 31세에 아버지가 된 사무직 종사자 첸 씨는 “아이 한 명을 정성스럽게 키우는 데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경험해보니, 두 번째 아이까지 온전히 돌볼 자신이 없다”고 털어놨다. 특히 동료들과의 비교 문화는 부모들에게 보이지 않는 족쇄가 된다. 고가의 사설 교육과 입시 준비를 위한 휴직 등이 당연시되는 분위기에서, 충분한 재정적 기반 없이는 부모가 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결혼관의 변화도 뚜렷하다. 2025년 싱가포르의 혼인 건수는 전년 대비 6.2% 감소한 2만 5,000건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고학력 밀레니얼과 Z세대를 중심으로 개인의 자유와 경력 발전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결혼과 출산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해졌다. 37세 간호사 하슬린다 씨는 “경제적 압박과 자유에 대한 갈망 때문에 독신을 선택했다”며 “자녀 유무가 행복한 삶의 유일한 척도는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인구 감소의 후폭풍은 이미 예견되어 있다. 간 킴 용 부총리는 현 출산율이 지속될 경우 100명의 부모 세대가 단 19명의 손주 세대만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40년대 초부터 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면, 한 명의 생산가능인구가 노인 2.3명을 부양해야 하는 가혹한 시대가 도래한다. 노동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인공지능(AI)에 대한 의존도가 극도로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싱가포르 정부는 총리실 직속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대대적인 사회 구조 개편에 나섰다. 퇴근 후 업무 연락을 차단하는 ‘연락 끊을 권리’ 법제화, 육아휴직 대체 인력 채용 지원금 지급, 다자녀 가구를 위한 넓은 주거 공간 확보 등이 검토되고 있다. 단순히 현금을 지원하는 ‘베이비 보너스’를 넘어, 일터의 문화를 바꾸고 공동체 중심의 육아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정책 전문가들은 제도적 보완만큼이나 가족의 정신적 가치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인적 자원 정책 전문가인 탄 언 세 박사는 “시간과 돈을 지원하는 정책은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다”라며 “자녀를 통해 얻는 무조건적인 사랑과 기쁨이라는 본질적인 가치를 사회적으로 다시 일깨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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