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낭의 거리에서 셔츠 단추보다 작은 크기의 바다 고둥 ‘옥 레’가 현지인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살을 발라내는 수고에 비해 얻는 양은 적지만, 그 과정 자체가 하나의 의식처럼 여겨지며 다낭의 독특한 길거리 음식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현지에서 ‘옥 루옥(Oc ruoc)’ 또는 ‘옥 가오(Oc gao)’로도 불리는 이 고둥은 해안가 모래층 아래 서식한다. 매년 음력 1월부터 3월 사이가 제철로, 이 시기가 되면 다낭 미케(My Khe) 해변을 비롯한 연안은 고둥을 채취하는 이들로 활기를 띤다. 채취꾼들은 파도가 물러가는 새벽 2~3시경부터 바다에 들어가 갈퀴를 이용해 모래 속 고둥을 긁어모으는 중노동을 견뎌낸다.
채취된 고둥은 삶은 뒤 소금, 고추, 각종 양념에 버무려져 길거리에서 판매된다. 현재 다낭 시내에서 한 컵당 가격은 약 6만~7만 동(한화 약 3,200~3,800원) 선이다. 먹는 방법 또한 독특한데, 가시나 작은 핀을 이용해 작은 살점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찍어내야 한다. 다낭 응우하인선(Ngu Hanh Son) 구역의 주민들은 “한 번 맛을 들이면 살점이 적어도 계속해서 손이 가는 마성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숙련된 채취꾼인 짠 타인 하이 씨에 따르면, 운이 좋은 날에는 몇 시간 만에 5~7kg을 채취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수 시간 동안 서 있어야 하는 고된 작업이다. 이렇게 채취된 고둥은 중간 상인을 거치거나 직접 노점으로 전달되어 다낭 시민들의 일상적인 간식거리가 된다.
전문가들은 ‘옥 레’ 소비 문화를 단순한 취식 행위를 넘어 해안 지역의 삶의 리듬과 도시의 길거리 음식 문화가 결합된 상징적인 사례로 분석한다. 인내심을 요구하는 이 작은 고둥 한 컵에는 다낭 바다의 계절감과 채취꾼들의 땀방울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