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을 찾은 한국인 가족 여행객이 편의점에서 일명 ‘부츠카리 오토코(의도적 몸싸움 남성)’로 추정되는 행위에 피해를 입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17일 외신과 소셜 미디어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나고야를 여행하던 한국인 최 모 씨 가족의 4세 딸이 편의점에서 과자를 고르던 중 한 여성으로부터 가방으로 강하게 밀쳐지는 사고를 당했다.
피해 아동의 어머니 최 씨는 최근 도쿄 시부야 교차로에서 대만인 소녀가 바닥에 밀려 넘어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당시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는 한 여성이 최 씨와 먼저 부딪힌 뒤, 옆에 있던 어린 딸을 가방으로 밀치고 유유히 사라지는 모습이 담겼다. 이 사건이 공유되자 일본을 방문했던 다른 한국인 관광객들도 유사한 피해 경험을 쏟아내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일본 사회의 고질적 문제인 ‘부츠카리’ 현상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다. 부츠카리는 인파 속에서 여성이나 어린이 등 상대적으로 약한 보행자를 표적으로 삼아 고의로 강하게 부딪힌 뒤 사라지는 행위를 뜻한다. 2018년 신주쿠역에서 여러 여성을 차례로 들이받는 남성의 영상이 공개된 이후 일본 내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이러한 묻지마식 충돌 행위는 단순한 시비를 넘어 심각한 인명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도쿄 다마치역 인근에서는 한 여성이 부츠카리 가해자와 부딪혀 갈비뼈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기도 했다. 이에 당국은 역 입구에 보행자 분리 방지턱을 설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인파 속에서 순식간에 발생하는 특성상 가해자를 특정해 처벌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2024년 가디언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1,000명 중 약 14%가 부츠카리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장기화된 사회적 압박과 스트레스를 약자에게 분출하려는 비뚤어진 보상 심리가 이러한 현상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최근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으로 도쿄와 오사카 등 주요 도시의 혼잡도가 극심해지면서 관광객을 겨냥한 위협 행위도 증가하는 추세다.
주일본 중국대사관은 시부야 사건 직후 자국민에게 인파가 몰리는 곳에서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라는 안전 주의보를 발령했다. 피해 아동의 어머니 최 씨는 많은 일본인 사용자로부터 사과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히며, 일부의 몰상식한 행동으로 일본인 전체가 비난받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