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이 극심해지면서 베트남 기업들이 신규 계약 체결을 주저하는 등 경영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17일 경제계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충돌로 세계 원유 물동량의 5분의 1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위협받으면서 생산 및 물류 비용 상승이 베트남 수출 전선의 최대 암초로 떠올랐다.
현지 기업인들은 정부의 선제적이고 포괄적인 지원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도니(Dony) 의류 생산 공사의 팜 꽝 안 이사는 투이쩨와의 인터뷰에서 연료 등 필수 원자재의 안정적 공급 외에도 기업의 현금 흐름 유지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원자재 공급업체들이 현금 선불 결제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세금 감면, 납기 연장, 은행 대출 이자 보조금 등 실질적인 금융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2026년 베트남 경제의 성패가 인프라 투자, 수출 확대, 민간 부문 제도 개혁이라는 3대 성장 동력의 관리에 달려 있다고 분석한다. 비나캐피탈(VinaCapital)의 마이클 코칼라리 수석 경제학자는 2025년 약 8% 성장에 이어 올해 GDP 성장률이 10%에 도달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인플레이션 압력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호찌민시는 지역 경제 회복을 위해 빈즈엉, 바리아붕따우를 잇는 경제 권역 내 물류 및 하이테크 산업단지 인프라 확충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시 당국은 결의안 제98호에 따른 특별 메커니즘을 가동해 행정 절차와 토지 수용 기간을 단축하는 등 민간 투자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미 대선 정세 변화에 대비해 향후 150일간 적용되는 미국의 15% 일시 관세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수출 기업들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의 유동성 불균형은 여전한 불안 요소다. RMIT 대학교의 쭈 타인 뚜안 박사는 2025년 신용 성장률(19%)이 예금 증가율(15%)을 크게 웃돌며 약 400억 달러의 격차가 발생한 점을 지적하며, 이로 인한 금리 상승 압력이 2026년 내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재정 규율 유지와 은행 시스템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빅 그룹 홀딩스의 보 피 녓 후이 회장은 정책의 내용보다 집행의 질과 거버넌스 역량이 본질적인 병목 현상이라고 꼬집으며, 공무원과 기업인이 능동적으로 나설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정책의 실효성을 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