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이 보름째로 접어든 가운데, 이스라엘이 이란 민병대 조직인 ‘바시지(Basij)’를 집중 타격하며 체제 전복을 유도하는 새로운 심리전 및 게릴라 전술을 구사하고 나섰다. 14일 외신과 정보 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 시민들로부터 실시간 제보를 받아 테헤란 시내외에 설치된 바시지 검문소와 드론 기지를 정밀 폭격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타격 목표로 삼은 바시지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직후 창설된 준군사조직으로, 현재 이란 정예군인 혁명수비대(IRGC) 산하에서 반정부 시위 진압과 도덕 경찰 역할을 수행하며 체제 유지의 최전방 보초 역할을 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 시민들이 직접 제공한 ‘좌표’를 바탕으로 지난 11일 테헤란 시내 바시지 검문소를 드론으로 공격하는 등, 이란 내부의 반정부 정서를 군사 작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는 대규모 지상군 투입 없이 이란 내부의 민중 봉기를 유도하여 정권의 뿌리인 혁명수비대의 통제력을 무력화하려는 고도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쟁의 여파로 국제 유가가 치솟자 미국은 긴급 진화에 나섰다. 미 재무부는 이란 분쟁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시장 안정을 위해 바다 위 유조선에 묶여 있던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 제품에 대한 금수 조치를 4월 11일까지 한시적으로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폭등이 자국 소비자에게 미칠 악영향을 차단하려는 백악관의 고육지책으로 분석된다. 핀란드 에너지·청정에너지 연구센터(CREA)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달 28일 분쟁 발생 이후 석유 수출로만 벌써 60억 유로(약 8조 7,000억 원) 이상의 막대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요르단과 이라크를 가로지르는 대규모 지상 작전이나 대규모 상륙 작전을 수행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보고 있다. 대신 미국이 이란-이라크 국경지대의 쿠르드족 무장 세력을 지원하고, 이스라엘이 내부의 바시지 시설을 파괴하여 시민 봉기의 길을 터주는 ‘내외 협공’ 방식이 체제 변화의 유일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정치·경제를 장악한 거대한 기득권 세력인 만큼, 이스라엘의 이번 ‘바시지 사냥’이 실제 민중 봉기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이번 전쟁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