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최고의 인재들이 모이는 칭화대와 화중과학기술대 졸업생들이 전통적인 선호 직장이던 빅테크(IT)와 금융권을 외면하고 제조업과 에너지 산업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14일 중국 현지 매체와 교육계에 따르면, 반도체·전기차(EV)·신재생 에너지 등 첨단 기술 집약 산업이 중국의 새로운 ‘엘리트 코스’로 급부상하면서 명문대 졸업생들의 취업 지도가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다.
중국 최고 명문인 칭화대학교의 최근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를 수치로 증명한다. 제조업 및 에너지 분야로 진출한 칭화대 졸업생 비중은 6년 연속 상승했으며, 2025년 졸업생의 경우 해당 섹터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19.1% 급증했다. 과거 제조업은 명문대생들에게 기피 대상인 ‘블루칼라’ 작업으로 인식됐으나, 이제는 최첨단 엔지니어링 역량이 필요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탈바꿈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들의 주요 행선지는 화웨이, BYD, 국가전망(State Grid), 중국핵공업집단(CNNC) 등 국가 전략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들이다.
이러한 인재 이동은 IT 분야의 성장 둔화와 규제 강화에 따른 반작용이기도 하다. 한때 높은 연봉과 빠른 성장의 상징이었던 알리바바의 경우, 2022년 25만 명에 달하던 인력이 2025년 3월 기준 12만 4,000명 수준으로 반 토막 났으며 바이두 역시 전성기 대비 인력이 20% 이상 감소했다. 자본과 인재의 시선이 하드웨어(Hardware), 산업기술(Industrial technology), 에너지(Energy)를 뜻하는 이른바 ‘HALO’ 섹터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전력 설비, 원자력 분야가 데이터 과학과 시스템 통합 등 고도의 전문 지식을 요구하게 되면서 공학도들 사이에서 이들 직종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고 분석한다. 특히 중국 정부가 첨단 제조 인력 육성을 국가적 우선순위로 삼고 정책적 지원을 쏟아붓는 점도 결정적이다. 중국 당국은 2025년까지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약 3,000만 명의 숙련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대학과 연구소, 국영 기업을 연계한 인재 유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결국 중국의 엘리트 졸업생들에게 제조업은 이제 ‘공장 노동’이 아닌 ‘최첨단 기술의 각축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싱가포르 경영대 푸팡젠 교수는 “최고의 공학 인재를 요구하는 산업 구조의 변화가 명문대생들에게 매력적인 연봉과 사회적 명성을 동시에 제공하며 인재 흐름을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