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부의 세계적인 관광 도시 다낭이 한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며 경제적 호황을 누리고 있으나, 그 이면에는 현지인들의 애증 섞인 시선이 공존하고 있다. 14일 다낭 현지 서비스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다낭 시민들은 한국인을 최대 고객으로 반기면서도 일부 관광객의 무례한 태도와 선민의식에는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2월 한국은 약 100만 명의 방문객을 기록하며 베트남 최대 관광객 송출국 지위를 유지했다. 다낭의 한 시장 상인은 “한국인들은 시장의 활력소지만, 때때로 이유 없이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거나 고압적인 태도를 보일 때가 있어 당혹스럽다”고 털어놨다. 특히 젊은 층보다는 일부 중장년층 남성 관광객들이 현지 여성이나 서비스 종사자를 하대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갈등의 배경에는 한국 사회의 동남아시아에 대한 ‘인식의 부재’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인교대 김이재 지리교육과 교수는 “한국 학교 교육과정 중 세계지리에서 동남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하다”며 “한국인들에게 동남아는 깊이 있는 이해의 대상이 아닌 ‘쌀국수’나 ‘발리’ 같은 단순한 관광지 혹은 저렴한 여행지로만 소비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양국의 경제적 밀월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깊다.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외국인 직접 투자국으로, 2024년까지 누적 투자액은 **920억 달러(약 120조 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약 220억 달러를 투자해 글로벌 휴대폰 생산량의 50%를 베트남에서 제조하고 있으며, 약 11만 명의 현지인을 고용하고 있다. 또한 2025년 기준 한국 내 베트남 거주자는 약 27만 명으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외국인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문화적으로는 ‘K-컬처’에 대한 열광이 갈등을 완화하는 완충 작용을 하고 있다. 다낭의 젊은 종사자들은 한국 노래를 부르고 언어를 배우며 한국 관광객과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하는 것을 즐긴다. 하지만 이러한 동경은 현지에서 겪는 차별적 경험과 충돌하기도 한다. 2025년 한국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한국 거주 외국인의 44%가 차별을 경험했으며, 그 원인으로 국적을 꼽은 비율이 절반을 넘었다.
메이슨 리치 한국외대 교수는 “동남아는 한국이 미·중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 관계를 다변화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자 거대한 시장”이라며 “단순한 시혜적 관점을 버리고 동적이고 잠재력 높은 파트너로 존중하는 태도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낭 한 시장의 상인과 관광객이 가격을 흥정하며 나누는 웃음 뒤에는,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려는 더 깊은 대화가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