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 기간 적대적 관계를 이어오던 쿠바와 미국이 관계 개선을 위한 직접 대화에 나서며 국제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4일 외신과 쿠바 국영 방송에 따르면, 미겔 디아스카넬(Miguel Diaz-Canel) 쿠바 대통령은 지난 13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양국 정부 대표단이 최근 양측의 이견을 해소하기 위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최근 국제적인 요인들이 이번 교섭을 이끌어내는 동력이 됐다”며 “대결을 피하고 공통분모를 찾아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논의는 양국과 지역 전체의 안보 및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협력 분야를 발굴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화 재개는 쿠바가 직면한 최악의 에너지 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 그간 미국은 쿠바행 석유 선적을 대부분 차단하는 경제 봉쇄 조치를 유지해 왔으며, 이로 인해 쿠바 내 연료 부족과 교통 마비 등 에너지 안보가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이었다. 앞서 유엔(UN)은 쿠바의 에너지 수요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한 바 있다.
쿠바 측은 이번 대화의 대전제로 평등과 정치 체제에 대한 상호 존중을 내걸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각국의 주권과 자결권, 그리고 국제법에 따른 상호주의 원칙에 기초하여 대화 프로세스를 지속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외교 전문가들은 이번 접촉이 단순한 일회성 만남을 넘어 수십 년간 이어진 금수 조치의 완화와 외교 관계의 실질적 진전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미군이 중동 내 분쟁에 집중하고 있는 시점에서 중남미 지역의 안정화를 꾀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