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정부가 고령 인구를 국가 발전의 새로운 자원이자 경제 동력으로 규정하며 ‘실버 경제(Silver Economy)’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4일 정부 및 재계에 따르면, 베트남 총리는 최근 보건부 및 노인협회와 함께한 컨퍼런스에서 고령층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 전반을 아우르는 ‘실버 경제’가 국가 발전을 이끌 새로운 드라이버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이 구체화되기 전부터 베트남 주요 대기업들은 이미 수십조 동 규모의 시장 잠재력을 예견하고 발 빠르게 움직여왔다. 쯔엉 자 빙(Truong Gia Binh) 회장이 이끄는 FPT 그룹은 ‘FPT 메디케어’ 등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을 통해 원격 의료와 건강 모니터링 시장을 선점했다. 이는 고령층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의사와 연결되고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 집약형 서비스다.
베트남 최대 부호인 팜 녓 브엉(Pham Nhat Vuong) 회장의 빈그룹(Vingroup) 역시 실버 경제의 거대한 흐름에 올라탔다. 빈그룹은 고급 부동산과 최첨단 의료 생태계를 결합해 노인 전문 요양 서비스를 통합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24년 3월 일본의 웰그룹(Well Group)과 협력해 프리미엄 노인 요양 센터 모델 개발에 착수했으며, 2025년 10월에는 자본금 1조 동(VND) 규모의 ‘빈 뉴 호라이즌(Vin New Horizon)’을 설립했다. 이 회사의 첫 번째 대형 프로젝트는 호찌민시 껀저(Can Gio)에 건설될 고령자 전용 주거 생태계다.
정부는 노인을 부양의 대상인 ‘짐’이 아닌 국가의 ‘귀중한 자원’으로 인식하는 인식의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당의 지침과 국가 법령을 통해 고령화 적응 및 사회보장 확대를 위한 법적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실버 경제가 단순히 복지 차원을 넘어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창출하는 새로운 산업군으로 자리 잡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2026년 포브스가 선정한 베트남 8대 억만장자들의 행보에서 알 수 있듯, 이제 기술과 자본이 고령층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실버 경제는 부동산, 의료, 테크놀로지 등 전 산업 분야에 걸쳐 베트남 경제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