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사막인 사하라의 상징, 오렌지빛 모래 언덕이 새하얀 눈 이불을 덮었다. 14일 외신과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알제리의 사막 도시 아인 세프라(Aïn Séfra)의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광활한 사구 지대가 하얀 눈으로 뒤덮이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했다.
‘사막의 관문’으로 불리는 아인 세프라는 사하라 사막 북쪽 끝단인 아틀라스산맥 기슭에 위치해 있다. 이번 설경은 지난 40년 동안 이 지역에서 관측된 7번째 눈 소식이다. 1979년 이후 한동안 멈췄던 눈은 2016년부터 주기적으로 관측되고 있으며, 작년 1월에도 눈이 내린 기록이 있다.
사막의 눈은 강렬한 햇살 아래 금세 녹아내리지만, 그 짧은 순간은 현지인과 관광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이번 한파 기간 중 이 지역 기온은 영하 2도까지 떨어졌다. 앞서 2021년에는 사하라 동부와 홍해를 건너 사우디아라비아까지 눈이 내렸으며, 당시 영하 3도의 추위 속에 얼어붙은 모래 언덕 위를 걷는 양 떼의 모습이 국제적인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 사하라는 낮 최고 기온이 50도를 웃도는 가혹한 환경이지만, 수백만 년 전에는 숲과 초원이 우거진 녹지였다. 약 900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면적을 가진 이 사막은 북아프리카 10여 개국에 걸쳐 있으며, 극심한 일교차와 건조한 기후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알제리뿐만 아니라 레바논, 시리아, 이란 등지에서도 1.2미터가 넘는 폭설이 기록되는 등 중동 및 북아프리카 전역에서 이상 기후 현상이 보고되고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사하라 사막은 지구상에서 가장 건조한 곳 중 하나이지만, 오아시스와 독특한 생태계를 품고 있다”며 “희귀한 폭우나 폭설 같은 현상은 사막의 역동적인 기후 체계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