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지역의 전면전 확산으로 세계 석유 공급망이 마비되면서 국제 사회가 역사상 가장 심각한 ‘오일 쇼크’ 직격탄을 맞았다. 13일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교전 발생 13일 만에 걸프 지역 국가들의 일일 원유 생산량이 최소 1,00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70년대 에너지 위기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공급 중단 사태다.
전쟁의 불길은 이제 에너지 저장 시설과 주요 공항 등 핵심 인프라로 번지고 있다. 바레인 무하라크 지역의 연료 탱크가 공격을 받아 거대한 연기 기둥이 치솟았고, 쿠웨이트 국제공항과 두바이 도심에서도 드론 공격에 의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샤이바 유전과 대사관 밀집 지역을 겨냥한 무인기를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에너지 시장은 즉각 요동쳤다. 지난 2월 28일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국제 유가는 불과 2주 만에 40~50% 폭등하며 배럴당 100달러 선을 가볍게 넘어섰다. 이란 측은 전쟁이 계속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며 세계 경제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봉쇄 상태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멈추지 않는 한 단 1리터의 기름도 해협을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대응해 미군은 지난 11일 해협 인근에서 이란 측 기뢰 부설선 28척을 타격하는 등 항로 확보를 위한 군사 작전을 전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곧 패배할 것”이라며 종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군사 작전이 즉각 종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내 유가 상승 압박과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이란 측은 “세계 경제를 파괴할 장기 소모전”을 예고하며 맞서고 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글로벌 전략 비축유 4억 배럴을 방출하기로 한 결정이 시장에 강력한 메시지를 줬다고 평가하면서도, 현재 에너지 시장이 “극도로 엄중한 단계”에 처해 있음을 인정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비축유 방출만으로는 전 세계적인 에너지 대란을 막기에 역부족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