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혼다(Honda)가 기술력이나 고성능 경쟁 대신 ‘저렴한 가격’과 ‘내구성’에 집중한 초저가형 전기 오토바이 개발에 나섰다. 11일(현지 시각) 공개된 혼다의 최신 특허 자료에 따르면, 혼다는 기존 저가형 가솔린 오토바이의 설계를 그대로 활용하여 제작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 새로운 전기 이륜차 모델을 준비 중이다.
이번 특허의 핵심은 복잡한 전자 장비를 배제하고 기계적 구조를 최대한 활용한 점이다. 외관은 혼다가 신흥 시장에서 판매 중인 가솔린 모델인 ‘혼다 샤인(Shine) 100’과 유사하며, 전통적인 백본(backbone) 프레임을 사용한다. 전기 모터는 기존 엔진이 있던 자리에 위치시켜 기존 생산 라인과 부품을 최대한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배터리 장착 방식이다. 이 모델은 차체 양 측면에 두 개의 탈부착형 배터리를 장착한다. 배터리는 충돌 시 보호대 역할을 하는 금속 프레임 안에 고정되며, 배터리를 분리하려면 연료탱크 위치에 있는 잠금장치를 기계적으로 열어야 한다. 이는 도난 방지와 내구성을 동시에 고려한 설계로, 전자식 제어 장치 없이 순수 기계식으로 작동해 유지보수 비용을 낮췄다.
차량 사양 역시 극도의 미니멀리즘을 추구했다. 고가의 디지털 디스플레이 대신 앞바퀴와 케이블로 연결된 전통적인 아날로그 계기판을 채택했으며, 제동 시스템 역시 저가형 모델에서 흔히 쓰이는 기계식 드럼 브레이크를 적용했다. LED 라이트나 스마트 기능 등 가격을 높이는 요소들은 과감히 생략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혼다의 이러한 행보가 할리데이비슨의 ‘라이브와이어(LiveWire)’ 등 고가형 전기 오토바이들이 겪고 있는 상업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분석한다. 기술 과시형 모델보다는 신흥국의 저소득층 사용자들이 쉽게 구매하고 고칠 수 있는 ‘이동 수단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제품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계산이다.
혼다는 아직 이 모델의 구체적인 상용화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이번 특허는 혼다가 전 세계적인 전기차 전환기에 고성능 모델보다는 보편적이고 실용적인 이동 수단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