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금리를 유지하며 시장을 주도하던 베트남 국영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대폭 인상하면서 부동산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비엣콤은행(Vietcombank), BIDV, 비엣인은행(VietinBank) 등 주요 국영 은행들이 최근 대출 금리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특히 일부 상품의 경우 금리가 연 13.5%까지 치솟으며 민간 은행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비엣콤은행 호찌민 지점은 아파트 및 타운하우스 구매 대출 금리를 최소 연 9.6%로 책정했다. 이는 1년 전 고정 금리가 6~7%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인상 폭이다. BIDV는 6개월 단기 금리를 9.7%로 올린 데 이어, 18개월 고정 금리는 최고 13.5%까지 인상했다. 비엣인은행 역시 24개월 고정 금리를 연 12% 이상으로 상향했다.
민간 은행권도 상황은 비슷하다. MB은행과 ACB는 연 9~10.5%, 테콤은행은 8.5~9.5%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 민간 은행의 변동 금리는 연 11~15%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자금 조달 비용이 급등하면서 대출을 끼고 아파트를 사서 임대 수익을 노리던 이른바 ‘하우스 해킹(House Hacking)’ 투자자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하노이의 한 투자자는 “2025년 초 임대 수익을 기대하고 아파트 3채를 매수했으나, 금리는 오르고 임대료는 정체되면서 대출 이자도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매물을 내놓을지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베트남 부동산시장연구소의 팜 티 미엔 부소장은 “집값은 오르고 대출 조건은 까다로워지는 상황에서 금리까지 상승해 임대 수익으로 이자를 충당하던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며 “특히 수입이 불안정한 젊은 층의 내 집 마련 문턱이 더욱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최근 예금 금리가 2년 만에 최고치로 뛰어오르고 대인은행 간 금리가 한때 17~19%까지 급등하는 등 전반적인 자금 시장의 경색이 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고금리 기조가 최소한 올해 1분기 말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엣안화 부동산 투자공사의 쩐 카인 꽝 총괄이사는 “금리 상승으로 구매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 거래량이 급감하고 개발사들이 자금난에 처할 수 있다”며 “개인 투자자들은 자신의 재무 구조를 재점검하고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