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노동력? 옛말’…K-산업 심장에 뛰는 ‘베트남 엘리트’

'값싼 노동력? 옛말'...K-산업 심장에 뛰는 '베트남 엘리트'

출처: InsideVina
날짜: 2026. 2. 12.

최근 한 지자체장의 부적절한 발언이 한국과 베트남 양국 사회에 생채기를 남겼다.

하지만 편협한 시각이 빚어낸 촌극 뒤에는, 우리가 애써 외면해 온 거대한 진실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 산업 현장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한국 내 베트남인은 농촌의 일손을 돕거나 식당 서빙을 하는 보조적 역할을 넘어섰다. 반도체 장비를 다루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며, 한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을 이끄는 ‘핵심 파트너’로 진화했다.

변화의 물결은 대학 캠퍼스에서 가장 먼저 감지된다. 교육부와 법무부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베트남 유학생 수는 이미 중국을 턱밑까지 추격했거나, 일부 지표에서는 추월하는 양상을 보인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통계(2025년 5월 31일 기준)를 살펴보면, 국내 거주 베트남인은 총 33만 8,490명으로 집계됐다.

주목할 점은 유학생의 비중이다. 세부 통계에 따르면 정규 학위 과정인 유학(D-2) 비자 소지자는 4만 7,530명, 어학 연수(D-4)는 5만 6,183명에 달한다. 두 비자를 합치면 ‘베트남 유학생 10만 명 시대(총 10만 3,713명)’가 활짝 열린 것이다.

과거에는 단순 언어 연수생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5만 명에 육박하는 D-2 비자 소지자들이 이공계 석·박사 과정 등에 진입하며 한국의 첨단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과 연구 현장의 위기를 베트남의 ‘젊은 두뇌’들이 메워주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왜 그들은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는가? ‘공정함과 성장의 사다리’

그렇다면 베트남의 똑똑한 MZ세대(Gen Z)는 왜 미국이나 일본이 아닌 한국을 택할까? 본지가 인터뷰한 대구시 호치민 사무소장은 그 이유를 명쾌하게 분석했다.

그는 베트남 청년들에게 한국은 ‘1석 3조의 기회의 땅’이라고 정의했다.

사무소장은 “베트남 MZ세대에게 한국은 단순히 돈을 버는 곳을 넘어, 자신의 커리어를 확실하게 ‘레벨업(Level-up)’ 할 수 있는 선진국”이라며 “TV와 유튜브로 동경하던 K-컬처를 누리며 살아보고 싶은 욕망 또한 강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조한 것은 ‘공정함’이다.

사무소장은 “한국은 외국인이라고 해서 최저시급에 차별을 두지 않는다. 평등하게 일하고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베트남 청년들에게 큰 매력”이라며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높은 수입을 창출할 수 있고, 귀국 후에는 ‘한국 경력’을 무기로 몸값을 높일 수 있으니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 기업들도 이들을 반긴다. 베트남 현지 공장을 관리할 중간 관리자나, 양국 문화를 모두 이해하는 마케터로서 이들만 한 적임자가 없기 때문이다. 전문인력 비자(E-7)를 취득해 국내 기업에 정착하는 베트남인의 증가는 이들이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우리는 언제까지 그들을 ‘이방인’이나 ‘노동력’으로만 바라볼 것인가. 베트남의 젊은 인재들은 이미 한국 산업이라는 거대한 기계가 멈추지 않고 돌아가게 만드는 윤활유이자 엔진이 되었다.

이제는 그들을 동등한 파트너로 인정하고, ‘함께 성장하는 미래’를 그려야 할 때다. 진도에서 들려온 낡은 잡음이 무색하게도, 현장의 시계는 이미 미래를 향해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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