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주식시장의 신흥시장(Emerging Market) 격상 가능성이 가시화되면서 글로벌 투자 자금의 시선이 베트남으로 쏠리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증시 선진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박차를 가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장 진입 장벽이 대폭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현지 매체 뚜오이쩨(Tuoi Tre)는 최근 FTSE 러셀(FTSE Russell)의 시장 분류 등급 조정을 앞두고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베트남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트남 증시는 현재 ‘프런티어 시장’으로 분류되어 있으나, 최근 베트남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의 사전 증거금 납부 의무(Pre-funding) 폐지 등 핵심적인 규제 개선안을 시행하면서 신흥시장 승격 조건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다.
금융 전문가들은 베트남 증시가 FTSE 러셀의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될 경우, 지수를 추종하는 대규모 패시브 자금은 물론 액티브 펀드들로부터 수조 원 규모의 신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베트남의 견고한 경제 성장률과 상장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꼽힌다.
베트남 증권위원회(SSC)는 증시 격상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거래 시스템 현대화와 시장 투명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공시 제도의 영문화를 확대하고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투자 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위원회 관계자는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시장 운영을 통해 베트남 자본시장의 질적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 지분 보유 한도(Foreign Ownership Limit) 제한 등 여전히 남아있는 과제들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의 한 분석가는 “제도적 보완이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며 “격상 결정이 내려지는 시점을 전후해 자금 유입이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트남 정부는 이번 증시 격상을 통해 해외 자본 조달을 원활히 하고, 이를 국가 미래 산업 육성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베트남 증시가 프런티어 시장의 한계를 벗어나 글로벌 무대에서 본격적인 평가를 받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