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당국이 강제 송환 대상 외국인에게 출국 날짜를 미리 알려주던 ‘사전 통지’ 관행을 사실상 폐지한 것으로 알려져 인권 단체와 법조계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4일(현지시간) 소라뉴스24(SoraNews24)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입관청)은 최근 강제 퇴거 명령을 받은 외국인을 송환할 때 사전에 집행 일시를 알리지 않고 당일 즉각 집행하는 방식을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은 송환 대상자가 신변을 정리하거나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수일에서 수주 전 미리 통지해왔으나, 이를 전격 폐지한 것이다.
일본 당국은 이러한 조치가 송환 직전 대상자가 도주하거나 공항 등에서 격렬하게 저항하는 돌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미리 날짜를 알릴 경우 송환 거부자들이 잠적하거나 집단행동을 벌여 행정 집행에 차질이 생긴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본 변호사 단체와 인권 활동가들은 이번 조치가 헌법이 보장하는 정당한 법적 절차와 방어권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전 통지가 없으면 송환 대상자가 집행 직전 법원에 집행 정지를 신청하거나 변호인을 접견할 기회가 완전히 박탈되기 때문이다. 또한 가족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비인도적 처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지 법조계 관계자는 “사전 통지 폐지는 사법부의 판단을 구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며 “이는 사실상 강제 송환 프로세스를 블랙박스화하여 외부의 감시를 피하려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번 논란은 최근 개정된 일본 출입국관리법(입관법) 시행과 맞물려 더욱 가열되고 있다. 개정안은 난민 신청 중인 외국인의 송환 정지 원칙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이번 ‘기습 송환’ 조치와 결합할 경우 취약한 처지에 놓인 외국인들의 인권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