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서 쓴 약이 독극물?”… 베트남, ‘뼈 녹이는’ 비소 함유 치료제 전수조사

출처: VnExpress Health
날짜: 2026. 1. 31.

베트남 보건 당국이 치과에서 신경 치료 시 통증을 없애기 위해 사용되는 비소 함유 약제에 대해 전면적인 허가 재검토에 착수했다. 최근 호찌민시에서 독성 물질인 비소를 불법으로 배합해 전국 치과에 유통시킨 일당이 적발되면서,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살인 치료제’ 논란이 거세진 데 따른 조치다.

1일(현지시간) 베트남 매체 브이엔익스프레스와 탄니엔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보건부는 현재 시중에 유통 중인 비소 함유 치수 괴사제(신경 치료용 약제)의 품목 허가 번호와 유통 현황을 정밀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소는 과거 치과에서 신경을 죽여 통증을 빠르게 없애는 용도로 쓰였으나, 주변 잇몸과 턱뼈까지 괴사시키는 심각한 부작용 때문에 현대 치학에서는 사실상 퇴출된 물질이다. 하지만 저렴한 비용과 빠른 효과를 앞세운 일부 영세 치과나 무허가 병원들이 ‘초고속 신경 치료’라는 명목으로 여전히 이를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조사의 도화선이 된 것은 최근 호찌민시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 결과였다. 호찌민시 경제경찰국은 일반 주택가 침실에서 독극물인 삼산화비소를 수작업으로 배합해 치과용 약품으로 둔갑시킨 제조·유통 조직을 검거했다. 조사 결과, 보티투오안과 당티미호아 등 주범들은 2024년부터 최근까지 ‘아르세닉 블루’ 등 비소가 포함된 불법 제품 3,000여 병을 전국 치과 병·의원에 판매해 수억 동의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제조 과정에서 유독 가스가 누출될 위험이 컸을 뿐만 아니라, 성분 함량조차 일정하지 않아 환자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가능성이 컸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장 전문가들은 비소 사용의 위험성을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호찌민시 구강검사병원의 응우옌득민 원장은 “비소는 한 번 사용하면 치아 신경뿐만 아니라 주변 골조직까지 손상시켜 턱뼈가 녹아내리는 괴사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며 “현대 치과 의학에서는 국소 마취만으로도 충분히 안전하게 신경 치료가 가능한 만큼, 비소 계열 약제는 완전히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환자들이 치과 선택 시 ‘통증 없는 빠른 치료’라는 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반드시 정식 허가를 받은 의료기관인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베트남 보건부는 이번 전수조사를 통해 비소 함유 약제의 사용 범위를 엄격히 제한하거나 아예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지방 성·시의 시장 관리국과 협력해 불법 의료기기 및 의약품 유통에 대한 단속 강도를 높일 계획이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뒤늦은 대응을 비판하면서도, 이번 사태가 베트남 의료 현장의 안전 기준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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