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후베이성(湖北省) 스옌시(十堰市) 주산현(竹山縣) 정부가 저출산 문제와 부동산 시장 침체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자녀 수에 따라 주택 구매를 지원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내놨다고 VN익스프레스가 10일 보도했다.
이 정책에 따르면 둘째 자녀를 출산한 가정은 25㎡ 상당의 주택면적 지원을 받고, 셋째는 50㎡, 최대 75㎡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가정당 30만~40만 위안(약 6천600만~8천800만원)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
이 정책은 발표 직후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일부는 자녀와 주택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며 환영했지만, 다른 이들은 “주택과 자녀 중 어느 것이 진짜 미래 자산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했다.
주산현의 이번 결정은 즉흥적인 것이 아니라 중국이 직면한 두 가지 위기, 즉 급격한 인구 감소와 부동산 시장 동결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출산율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젊은 세대가 자녀 출산에 점점 무관심해지고 있다. 지난 3년간 출산율은 인구 안정 유지에 필요한 2.1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2022년 이후 매년 신생아 수는 1천만 명 미만을 유지하고 있으며, 3년 연속 전체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이다.
동시에 부동산 시장은 과열 성장기를 지나 급속히 냉각되고 있어 시급한 부양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주산 같은 지방 소도시에서는 개발업체들이 재고 급증으로 숨이 막힐 지경에 이르렀고, 지방정부는 두 분야를 동시에 살리기 위한 ‘첫 발’을 내디딜 수밖에 없었다.
언론에서는 ‘주택 증여’로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조건부 보조금 형태다. 주민들은 먼저 자체 자금으로 주택 가격을 전액 지불해야 하며, 그 후에야 자녀 수에 따라 차감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가정이 주택담보대출을 감당할 재정 능력을 먼저 증명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젊은 세대가 높은 집값, 비싼 교육비, 불안정한 소득이라는 ‘세 가지 산’에 짓눌려 있는 상황에서 큰 도전이다.
인구와 부동산 시장은 원래 별개 분야였지만 이제는 ‘붙어 있는 쌍둥이’가 됐다. 부동산 시장은 지방 재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지방 소도시에서는 대부분의 수입이 토지 매각과 부동산 세금에 의존한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 지방정부는 가장 중요한 수입원을 잃게 되고, 이는 재정난으로 이어진다.
반면 낮은 출산율은 미래 주택 구매자층이 점차 고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 세대가 없다면 현재 우후죽순으로 지어지는 수백만 채의 아파트를 누구에게 팔 것인가. 부동산과 인구의 연결은 본질적으로 생존의 계산이다. 시장을 살리려면 먼저 사람이 있어야 한다. 실제로 지방정부는 출산을 빌미로 미래의 인구 압박을 완화하는 동시에 부동산 시장을 ‘구조’해 예산 공백을 메우려 한다. 따라서 ‘출산하면 집 준다’ 정책은 양쪽 다 만족시키는 해법처럼 보였다.
정책 시행 후 주산현의 많은 가정이 지원을 신청했고, 주택 판매가 단기적으로 개선됐지만, 모든 주민으로부터 광범위한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출산은 평생의 책임이며, 수십 제곱미터의 보조금으로 맞바꿀 수 있는 경제적 계산이 아니다. 교육비부터 의료비까지 사방에서 압박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주택 보조금만으로는 가정들이 출산을 결심하도록 설득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후베이성의 정책은 중국 부동산 시장의 한 가지 진실을 드러냈다. 투기 목적의 주택 구매 시대는 끝났다. 이제 주택은 본래의 가치로 돌아가고 있지만, 소비자 신뢰는 최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부양책이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이라고 경고한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부동산이 투기 수단이 아닌 진정으로 ‘모든 사람이 거주할 곳’이 되어야 한다. 출산이든 주택 구매든 핵심은 가정의 경제력, 사회보장, 미래에 대한 기대에 있다. 이러한 기반이 개선되지 않으면 아무리 과감한 부양 정책도 흐름을 되돌리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