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기찻길 마을’, 10년간의 변신… 서민 골목에서 세계적 명소로

출처: VnExpress VN
날짜: 2025. 12. 27.

하노이 구시가지의 ‘기찻길 마을(Phố đường tàu·Train Street)’이 10년도 안 되는 사이 소박한 서민 주거지에서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탈바꿈했다. 호주 출신 여행전문가 마크 바우어(Mark Bowyer)가 2017년부터 지켜본 이 거리의 변화상을 공개했다.

2017년 “카페도 관광객도 없던 서민 골목”

2017년 마크 바우어가 풍흥(Phùng Hưng)과 쩐푸(Trần Phú) 거리 사이 철로를 처음 걸었을 때, 그곳은 그저 현지 주민들의 소박한 삶의 터전이었다. 카페도, 관광객도, 안전 펜스도 없었다. 대신 철로 바로 옆에 붙은 집들에서 주민들이 침목 위에서 요리하고, 빨래하고, 서로 흰머리를 뽑아주는 풍경이 있었다.

베트남철도공사 자료에 따르면 이 구간은 하노이 도심 철도 중 주거 밀집도가 가장 높아, 안전 통로가 1m도 안 되는 곳이 많다.

“베트남어 할 줄 아세요?”… 유일한 외국인에게 호기심 가득

마크 바우어는 2017년 당시를 회상했다. “카메라를 들고 골목을 걷는데, 아이들은 철로 위에서 술래잡기를 하고, 어르신들은 신기한 눈으로 외국인을 바라봤다.” 한 여성이 “야야, 베트남어로 말해봐, 외국어 못 알아들어”라고 웃으며 손을 흔들자, 마크는 유창한 베트남어로 “어, 외국어 못 한다고요?”라고 받아쳤다. 주민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아이들도 그 시절 유일한 외국인 손님에게 열광했다. “What’s your name(이름이 뭐예요)?”을 연발하며 서툰 영어로 대화를 시도했다. 철로변 풍흥 거리 한쪽에서는 주민이 숯불에 요리를 하다가 마크가 “뭐 만드세요?”라고 묻자 쑥스러워하며 되레 “아이 몇이에요?”라고 물었다.

2018년 SNS 폭발… “하노이 기찻길” 인스타·틱톡 필수 코스로

변화는 2017~2018년 SNS 붐과 함께 본격화됐다. 트립어드바이저 통계에 따르면 2018년 ‘Hanoi Train Street’라는 키워드가 ‘베트남에서 꼭 해봐야 할 경험’ 상위권에 진입했고,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 열풍이 일었다.

2019년 재방문에 “충격”… 낡은 집이 빈티지 카페로

2019년 다시 찾은 마크 바우어는 충격을 받았다. 낡은 집들이 새로 단장돼 빈티지풍 카페로 바뀌어 있었다. 베트남어로 가족 안부를 묻던 인사 대신 “커피?”라는 영어 호객 소리가 거리를 채웠다.

“베트남인의 사업 감각은 정말 놀랍다”고 마크는 말했다. 2018년 기찻길 콘셉트로 카페 겸 수제맥주집을 연 둥(Dung) 씨는 “가게 의자들은 철도청에서 50년간 승객용으로 쓰던 것”이라며 “이게 가게만의 특색을 만든다”고 자랑했다.

자생적 상권 폭발로 2019년 10월 호안끼엠(Hoàn Kiếm)구청은 열차 운행 안전을 위해 처음으로 카페 영업 중단 명령을 내렸다.

코로나 이후 인기 더 치솟아… 매일 수천 명 몰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도 기찻길 마을의 매력은 식지 않았고, 오히려 더 높아졌다. 마크 바우어는 “하노이가 기획형 관광 상품에 많이 투자했지만, SNS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이 거리가 외국인 관광객을 가장 많이 끌어들인다”고 평가했다.

2023년 기준, 쩐푸 거리 입구에 고정 펜스와 출입 금지령이 있지만, 매일 수천 명의 관광객이 집 바로 옆을 지나가는 기차를 직접 보려고 안으로 들어간다.

“유명세의 대가”… 안전 vs 문화 보존 딜레마

하지만 유명세에는 위험이 따른다. 마크 바우어는 “10년 전에는 사고 위험이 개인 책임이었지만, 이제는 도시 전체의 관리 책임 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베트남철도청은 철로변에 놓인 테이블이 기차에 튕겨나가거나, 관광객이 사진 찍다 기차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한 뒤 여러 차례 안전 구역 위반 근절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마크 바우어는 기찻길 마을이 “과도한 상업화로 원래의 평온함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시 당국이 단순한 금지 대신 조화로운 해법을 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당국은 펜스를 유지하면서도 일부 구간에서는 유연하게 관광객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빨래 줄이 네온사인으로 바뀌어도, 철로 옆 삶의 정체성은 남아”

지난 10년간 기찻길 마을의 변화를 돌아보며, 마크 바우어는 “철도 퇴직자들로 이뤄진 주민 공동체의 유대감이 이 거리의 영혼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철도에서 일한 시절을 자랑스러워하며, 이웃과 끈끈하게 지낸다.

그는 “기찻길 마을은 대형 여행사의 개입 없이도 하노이 도시 생활의 원형 덕분에 매력을 유지하는 특별한 관광지”라고 평가했다. 2024년 방문을 마치며 이 호주인 전문가는 “빨래 줄이 네온 간판으로 바뀌어도, 철로에 기대어 사는 삶의 정체성은 여전히 외국인 관광객이 줄 서서 기다리게 만드는 힘”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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