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 Column – 리더는 누구인가?

최근 미국의 LAFC 에서 뛰는 손흥민이 영국의 예전 자신의 팀인 토트넘을 방문하여 작별인사를 한 것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엄청난 환대를 받는 모습에 손흥민이라는 선수의 가치가 재조명됩니다. 손흥민은 단순히 축구만 잘 한 것이 아닙니다. 선수단을 이끄는 주장 역할로 제대로 수행했습니다. 그는 특유의 선한 인성으로 모든 이를 한팀으로 묶는데 구심점이 되어왔습니다.
그러던 손흥민이 떠나자, 토트넘은 당장 문제가 터집니다. 공격력이 저하된 것은 당연하지만, 더욱 중요한 문제는 리더의 부재로 팀의 기강이 무너진 것입니다. 손흥민을 보낸 영국팬들은 그가 남긴 너무나 큰 빈자리에 절망합니다.

손흥민이 대단한 이유는 단순히 골을 넣어서가 아닙니다. 그는 그들에게 누군가 토트넘을 책임져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할만큼 큰 역할을 한 것입니다.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어떤 단체에 속한 경험이 있다면 모두 한 두 번씩은 다 느꼈을 겁니다.
아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 다 경험한 일이기도 합니다. 대통령으로 뽑힌 인물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국격이 달라지고 나라의 위상이 변화합니다. 한 국가의 리더가 다른나라에 가서 혼밥이나 먹으며 스스로 천대 받는 처신을 하면 나라의 위상이 어찌되는지 우리는 뼈저리게 느낀 바있습니다.
해병대 군악대에 복무하던 시절, 복무 시간이 정해진 군인의 특성상 지휘자 노릇을 하는 군악대장이 자주 바뀌곤 합니다. 제 복무기간에도 한차례 군악대장이 바뀌었는데 그 후, 군악대의 소리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어떤 게 더 좋은가는 개인별로 다를 수 있지만, 같은 곡에 연주자도 같지만 지휘자가 바뀌자 전혀 다른 느낌을 만들어 냅니다. 스스로 놀랍니다. 아마 모든 음악인들이 느끼는 일일 것입니다.

이렇게 리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역할 즉 리드, 리딩은 그렇게 리더라는 자리에 앉은 사람만의 몫일까요?
아파트 정문 앞에는 유니폼을 입고 아파트로 들어오는 차량을 정리하는 직원이 있습니다. 그들이 손짓 하나로 비싼 차량들이 군소리 없이 위치를 옮기도 하고, 잘 교육 받은 사람들이 그의 인도로 차길을 건너기도 합니다. 소리없는 리더들이죠.
병원에 가면 안내하는 간호사가 이리로 오세요 하고 앞장을 서면 우리는 군소리 없이 그를 따라갑니다. 하다못해 골프장에서 캐디언니도 지금은 샷을 하지 마세요. 아니면 조금 플레이를 빨리 하세요 하고 지시합니다. 우리는 또 순한 양처럼 그의 말에 따릅니다. 그들이 리더입니다.

연말이라 이곳 저곳에서 모임이 많습니다. 년말 행사다 보니 의견도 분분합니다. 모두 쉽게 결론을 못내리고 어수선 할 때, 방향을 잡아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모두들 이견만 내고 조합을 하지 못할 때, “그럼 이렇게 하도록 하면 어떨까요? 내가 미리 준비한 플랜이 있는데 참고가 되기를 바랍니다” 하며 큰 방향을 제시하고 대강의 내역을 잡아주는 사람, 그가 직함을 갖고 있든 아니든 그 사람은 리더입니다.

붕타우로 1박 2일 골프 모임을 다녀왔습니다. 거의 십여년 만에 방문한 붕타우의 변화한 모습을 본다는 기대가 있긴 했지만, 골프 2라운드가 주 목적인 만큼 별로 준비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하룻밤이라도 외지에 머무르는 일정에는 신경쓰이는 일이 제법 많습니다.
복수의 인원이 모여 한가지 일을 할 때는 반드시 모두가 공감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전체 일정을 시작으로 차량 배치는 어떻게 할지, 숙소는 어디를 정할지, 식사는 어디서 할지 등 잡다한 일이지만 미리 준비할 것이 많지요. 하다못해 개인이 지참해야할 신분증이나 비용까지도 예상치를 알려야 합니다.
이번 여행에 동행한 가장 나이 어린 후배가 모든 것을 소리없이 준비했습니다. 라운드 예약부터 숙소, 차량, 하다못해 붕타우에 가면 늘 관성적으로 해오던 해산물 식당 방문대신, 바뀐 세월을 느낄 수 있는 인기있는 이탈리안 피자집에 들려서 미리 준비한 와인을 함께 맛보며 시대 변화의 분위기를 맛보게 한 것은 이번 여행의 백미였습니다.
이 젊은 친구가 완벽하게 준비한 탓에 동행인 모두 행복한 여행을 즐겼습니다. 완벽한 리더를 만났습니다. 리더는 ‘앞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먼저 준비하고 움직이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그런데 어느 모임이든 리더를 인정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스스로 리더가 되기를 거부하지만 그렇다고 타인의 리딩을 따르지도 않습니다. 이들은 어떤 의견도 내지 않습니다. 그저 듣기만 하지만 그렇다고 승복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곤 따로 행동합니다.
사회적으로 가장 기피해야 할 인물상인데, 어느 모임이나 어떤 단체나 이런 이들이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무작위한 의견을 마구 뿌리는 이도 골치 아프지만, 그래도 그런 이는 모임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점수를 줄만 합니다. 하지만 무응답, 무반응, 무팔로우로 일관하는 사람은 정말 사양하고 싶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사항만을 제공하는 모임이 되기를 원합니다. 또한 이들은 리더가 되지 않으면서도 리더가 사라지기를 은근히 바랍니다.

우리는 흔히 진정한 리더는 누구인가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그 구체적 역할에 대하여는 정의를 내리지 못하는 듯합니다. 리더의 역할이란, 남들이 결정을 망설일 때, 먼저 준비하고, 책임지는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 바로 리더의 역할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행동이 사업에서 빛날때 그 회사는 번창하고, 가정에서 발휘될 때 단란한 가정이 되겠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다수의 사람들이 모여 뭔가를 해야할 때는 비록 자신의 의견을 내지는 않더라도 결정된 의견에 적극적으로 공감하고 따르는 자세입니다.
업무적인 일로 회의를 할 때도 마찬가지지요.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며 공통분모를 찾는 작업에 동참해야합니다. 상사가 말한다고 예의바르게 입 다물고 손 모아 듣기만 하는 직원은 회사의 흥망에 책임지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출하는 것과 다를 바없습니다.

해를 보내며 모든 단체, 모임, 회사에서 모두 머리를 맞대고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해를 준비해야 합니다. 모두 리더라는 자리에 앉을 수는 없지만 리더의 역할은 수행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속한 단체, 모임, 회사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서, 스스로 준비하고, 먼저 행동하는 것, 이것이 바로 사회인으로 우리 모두가 발휘해야 할 리더십 입니다.
우리에게 진짜 문제가 있는 시기는 유능한 리더가 없을 때가 아니라, 리더의 역할을 아무도 하려 하지 않을 때입니다.

About chaovietnam

chaovietnam

Check Also

Han Column – 새 아침의 꿈

2026 이런 새로운 숫자를 맞이하면 한 해가 얼마나 빠른지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이제 막 익숙해졌다 …

답글 남기기

Transla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