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방글라데시에서 셰이크 하시나(77) 전 총리를 몰아낸 학생 시위의 지도자 샤리프 오스만 하디가 총격을 당해 사망하자, 전국 곳곳에서 분노한 시위대의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1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외교부와 방글라데시 과도정부에 따르면, 하디는 지난해 학생 시위를 주도했으며 최근 총격을 당한 후 싱가포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가 사망했다.
싱가포르 외교부는 “의사들의 최선의 노력에도 하디 씨가 숨졌다”고 전하며, 방글라데시 당국과 협력해 그의 시신을 고국으로 송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방글라데시 과도정부의 무함마드 유누스 최고고문은 TV 연설에서 “그의 사망은 나라에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이라며 “민주주의를 향한 나라의 행보는 공포, 테러, 또는 유혈사태로 멈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20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하고 하디의 암살에 책임 있는 자들을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디는 지난 12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시내에서 두 남성에게 총격을 당한 후, 싱가포르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방글라데시 경찰은 주요 용의자 두 명이 인도로 도逃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들의 사진을 공개하며 현상금 500만 타카(약 6천50만원)를 걸었다.
하디는 지난해 하시나 전 총리가 사퇴한 이후 인도를 비판해 왔으며, 내년 2월 총선에 후보로 출마할 계획이었다.
하디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다카를 포함한 전국에서 수천 명의 분노한 시위대가 거리로 나와 암살범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다카에서는 시위대가 최대 벵골어 일간지 ‘프로톰 알로’ 사옥과 최대 영문 일간지 ‘데일리 스타’ 사옥에 불을 질러 최소 3건의 방화가 발생했다.
당국은 화재를 진압했지만, 데일리 스타 건물에서는 기자 등 수십 명이 한때 건물에 갇히기도 했다. 시위대는 이들 매체가 인도와 결탁했다고 비난했다.
또한 하시나 전 총리의 아버지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의 생가도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으며, 동남부 항구도시 치타공에서는 시위대가 주방글라데시 인도 공관에 돌을 던지는 등 공격을 감행했다.
한편 방글라데시와 인도는 하시나 전 총리의 송환 문제를 둘러싸고 최근 갈등을 빚고 있으며, 방글라데시 법원은 하시나 전 총리에 대해 시위 유혈 진압에 따른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사형을 선고한 바 있다.
방글라데시 과도정부는 내년 2월 12일 총선을 실시하여 하시나 전 총리 퇴진 이후 어수선한 국정을 정상화할 계획이다.
이번 총선에서 칼레다 지아 전 총리가 이끄는 방글라데시 민족주의당(BNP)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