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of the Year 2025 (1) – 베트남의 한해를 돌아보다

통일 50주년 기념행사 속 헌법 개정·사형제 축소 단행

불꽃놀이를 보면서 맞는 새해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2025년이 저물어가고 2026년이 다가오고 있다
2025년 베트남은 역사적 기록을 경신한 자연재해와 대규모 정치·사회 개혁으로 점철된 한 해를 보냈다. 50년 만의 최악의 홍수로 400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 가운데, 통일 50주년을 성대히 기념하고 63개 성·시를 34개로 통폐합하는 파격적인 행정구역 개편을 단행했다. 미국과의 새로운 무역 협정 체결과 사형제 적용 범위 축소 등 굵직한 사건들이 이어졌다.

1. 역사상 최악의 태풍·홍수 피해…사망·실종 400명 넘어

2025년 베트남은 ‘기후 재앙’이라 불릴 만한 극심한 자연재해를 겪었다. 남중부 베트남(Nam Trung Bo)은 50년 만의 최악의 홍수에 휩싸였으며, 기록적인 강수량으로 전례 없는 유출수가 발생했다.
9월과 10월 태풍 10호 부알로이(Bualoi), 11호 맛모(Matmo)가 연이어 상륙하면서 85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실종됐으며, 199명이 부상을 입었다. 54만6000채의 가옥이 손상되거나 침수됐고, 최소 1600개 학교가 큰 피해를 봤다. 11월에는 태풍 13호 칼마에기(Kalmaegi)가 강타해 최소 5명이 숨지고 52채가 붕괴됐으며, 2600채가 손상됐다. 160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겪었다.
특히 9월 말 발생한 슈퍼태풍 라가사(Ragasa)는 베트남이 관측한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기록됐다. 최대 풍속이 17등급에 달했으며, 태풍 부알로이는 평균 시속 30~35㎞로 이동해 일반 태풍의 2배 속도를 보였다. 전체 피해액은 5억 달러(약 6500억원) 이상으로 집계됐으며, 110만 가구와 사업체가 전력 공급 중단 사태를 겪었다.
국제연합(UN) 국제이주기구(IOM)는 이번 태풍으로 12억 달러(약 1조56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50만 채 이상의 가옥이 손상되고 수십만 명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2. 통일 50주년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중국·라오스·캄보디아 군 첫 참가

4월 30일 호찌민시(Ho Chi Minh City)에서 남부 해방과 통일 5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거행됐다. 수천 명의 베트남인들이 붉은 깃발을 흔들며 애국가를 부르는 가운데 성대한 기념식이 열렸다.
오전 6시 30분 레주언(Le Duan) 거리에서 시작된 행사는 30분간의 군악대 공연과 총검 시범, 21발의 예포 발사와 함께 국기 게양식으로 이어졌다. 호찌민(Ho Chi Minh) 주석의 초상화를 실은 연꽃 모양의 행렬차가 선두에 섰고, 전투기와 헬리콥터가 붉은 깃발을 들고 상공을 비행했다.
이번 행사에서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 라오스, 캄보디아에서 300명 이상의 군인이 퍼레이드에 참가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베트남이 중국의 역사적 기여를 인정하면서도 미국으로 기울지 않겠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1975년 4월 30일 해방군의 신속하고 결정적인 공세로 사이공이 완전히 함락되어 미국 전쟁의 종식과 남부 해방, 베트남 통일을 이룬 역사적 순간을 기념하는 이번 행사는 베트남 국민들에게 큰 자긍심을 안겨줬다.

3. 63개 성·시→34개로 통폐합…43일 만에 헌법 개정 완료

베트남 국회는 6월 16일 단 1개월 12일이라는 놀랍도록 짧은 기간에 470명 대의원 만장일치로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43일이라는 기록적인 개정 과정을 거쳐 결의안은 즉시 발효됐다.
7월 1일 베트남은 수십 년 만의 가장 광범위한 행정 개혁을 시행했다. 63개 성·시를 34개 1급 행정구역으로 통합하고 군(郡) 단위를 완전히 폐지한 것이다. 696개 군 단위가 폐지되면서 군급 정부에서 일하던 상당수의 직원과 공무원이 영향을 받았다.
3단계 행정체계(중앙-성-군-면)가 2단계(중앙-성-면)로 개편됐다. 이는 “정치 체계의 조직 기구를 간소화하는 혁명”으로 불리며, 서로 다른 기관과 정부 수준 간의 중복되는 책임 영역을 제거하고, 정책 수립과 시행을 담당하는 정부 수준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혁이 행정 효율성을 높이고 중복된 행정 기능을 줄이며, 자원을 통합해 경제 규모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약 1만9000개의 중앙 및 지방 법률 문서를 개정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4. 사형제 대폭 축소…횡령·간첩 등 8개 범죄 폐지

베트남 국회는 6월 25일 사형 대상 범죄를 18개에서 10개로 줄이는 정부 제안 법안을 승인했다. 7월 1일부터 뇌물 수수, 횡령, 가짜 의약품 제조, 마약 불법 운송, 간첩 행위, 평화 파괴 및 침략 전쟁 유발, 국가 재산 파괴, 정부 전복 시도에 대한 사형이 폐지되고 최고 종신형으로 대체됐다.
이미 이러한 범죄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아직 집행되지 않은 수감자들은 종신형으로 감형된다. 베트남 공안부(Ministry of Public Security) 루옹 탐 꽝(Luong Tam Quang) 장관은 “현재의 사형제 구조는 문제가 있었으며, 일부 경우 진화하는 사회경제적 조건 및 범죄 예방의 현실과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제변호사협회 인권연구소(IBAHRI)는 이 조치를 환영하며 베트남이 완전한 사형 폐지를 추구할 것을 촉구했다. 유엔(UN) 인권사무소는 “이 역사적 투표를 기반으로 모든 범죄에 대한 사형을 완전히 폐지하고, 그동안 나머지 범죄에 대한 사형 집행 유예 조치를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2025년 기준 전 세계 70% 이상의 국가가 사형제를 폐지한 상황에서, 베트남의 이번 결정은 국제 인권 기준에 부합하는 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5. 미-베 무역 협정 타결…관세 46%→20%로 인하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7월 2일 베트남과의 무역 협정을 발표했다. 베트남 상품에 20% 관세, 제3국을 통한 환적 상품에는 40%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이다.
4월에 발표된 46% 관세에서 대폭 인하된 것으로, 당초 7월 9일 만료 예정이던 90일 유예 기간 직전에 극적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베트남은 미국 제품을 무관세로 수입하기로 했다.
베트남은 작년 미국이 수입한 상품의 6번째로 큰 공급국으로 1370억 달러(약 178조원) 상당의 상품을 수출했다. 작년 미-베 무역 적자는 1230억 달러(약 160조원)로 미국이 다른 국가와 갖는 세 번째로 큰 무역 적자다. 베트남 경제는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며 미국 관세에 특히 취약하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중국(평균 50% 이상 관세)에 비해 20% 관세로 관세 우위를 회복했으며, 이는 중국에서 베트남으로의 공급망 이동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베트남 정부는 토 람(To Lam) 공산당 서기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 통화로 협정 조건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6. 하롱베이 관광선 전복…39명 사망

7월 19일 베트남의 대표적 관광지인 하롱베이(Ha Long Bay)에서 악천후로 관광선이 전복되어 39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는 베트남 관광 산업에 큰 타격을 준 사건으로, 관광선 안전 관리 체계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이뤄졌다.

7. 온라인 도박 조직 대규모 검거…38억 달러 규모

9월 25일 베트남 당국은 2만 명의 사용자와 2500만 계좌, 38억 달러(약 4조9400억원) 규모의 불법 온라인 도박 네트워크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관련자 43명에게 최대 13년 징역형이 선고됐다. 이는 베트남 역사상 최대 규모의 온라인 도박 조직 검거 사례로 기록됐다.

8. 롱탄 국제공항 건설 가속화…2026년 첫 비행 목표

베트남 역사상 최대 인프라 프로젝트인 롱탄(Long Thanh) 국제공항이 2026년 첫 비행기 도착을 목표로 24시간 공사가 진행됐다. 호찌민시에서 동쪽으로 40km 떨어진 동나이(Dong Nai)성에 위치한 이 공항은 총 투자액 187억 달러(약 336조 6300억 동) 규모로, 완공 시 베트남 GDP의 3~5%를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1단계 공사는 5000헥타르 부지에 연간 2500만 명 승객과 120만 톤 화물 처리 능력을 갖추며, 포화 상태인 떤선녓(Tan Son Nhat) 공항의 부담을 덜어줄 예정이다. 한국 히림건축(Heerim Architects)이 설계한 연꽃 모양 터미널(13억 달러)은 지붕 공사를 완료하고 탑승교 설치 중이며, 1만 4000명 인력과 3000대 장비가 투입돼 “3교대 4조” 체제로 건설됐다.
9월 26일 활주로에서 첫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팜 민 찐(Pham Minh Chinh) 총리는 8월 현장을 방문해 “기본 공사는 12월 19일까지 완료하고 2026년 상반기 상업 운항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완공 시 롱탄 공항은 베트남은 물론 동남아시아 최대 공항이 될 것이며, 호찌민시는 방콕, 자카르타, 쿠알라룸푸르, 싱가포르에 이어 2개 공항을 보유한 도시 반열에 오르게 된다.

9. UN 인권이사회 재선 성공…아태 그룹 최다 득표

베트남이 10월 14일(현지시간) 유엔 총회에서 실시된 UN 인권이사회(UNHRC) 선거에서 180표를 획득해 2026~2028년 임기 이사국으로 재선됐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그룹에서 가장 많은 득표수로, 베트남의 세 번째 인권이사회 진출이다.
베트남은 2014, 2016, 2023 ,2025년에 이어 이번에 다시 선출되면서 인권 분야에서 국제사회의 신뢰를 확인받았다. 이날 선거에서는 총 14개국이 선출됐으며, 베트남 외에도 칠레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연임에 성공했다.
도 흥 비엣(Do Hung Viet) 외교부 차관은 “베트남의 인권이사회 활동과 인권 증진을 위한 강력한 의지가 국제사회의 인정과 신뢰를 받았다”며 “이번 재선으로 베트남은 객관성, 협력, 대화를 기반으로 모든 인권 증진에 기여할 기회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UN 인권이사회는 2006년 UN 총회 결의안 60/251에 따라 설립된 4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정부간 기구로, 전 세계 인권 증진과 보호를 강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새로 선출된 이사국들은 2026년 1월부터 3년 임기를 시작한다.

10. 베트남 여자배구 대표팀 금메달…아시아 정상

6월 7일부터 14일까지 하노이(Hanoi)에서 열린 2025 아시아배구연맹(AVC) 여자배구 네이션스컵에서 베트남이 필리핀을 3-0으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베트남 여자배구 대표팀의 이번 우승은 베트남 스포츠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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