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당·저지품 수요 증가, 설탕세 등 시장 성장 뒷받침

베트남에서 저당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이어진 건강·체중관리에 대한 관심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더욱 강화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당을 줄인 식품에 대한 소비 문화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호치민시 쑤언화동(phuong Xuan Hoa)에 거주 중인 짱(Trang) 씨는 VN익스프레스에 “자녀들이 단 것을 좋아하지만, 대부분의 제품이 지나치게 단 탓에 우려가 많았으나, 최근 저당 제품들이 많아지면서 걱정을 덜고 있다”며 “우리 가족은 기존 제품에 비해 설탕 함량을 30~50% 줄인 빵류와 건과일, 견과류 및 오트밀빵을 주로 소비하고 있으며, 상품을 구매할때도 저당·저유, 성분표시가 명확한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팜반찌에우길(Pham Van Chieu) 소재 한 식품점을 운영 중인 뚜언(Tuan) 씨는 “최근 설탕이 덜 들어간 쌀과자와 우유, 과자류가 매대의 3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저당 제품에 인기를 끌고 있으며, 상품에 따라 재고 확보까지 1~2일이 걸리기도 한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베트남 소매유통 체인 사이공쿱(Saigon Co.op)의 응웬 응옥 탕(Nguyen Ngoc Thang) 부대표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따라 젊은 층과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을 중심으로 저당 및 유기농 제품의 소비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주요 공급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천연 재료와 친환경 포장을 우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치민시의 주요 음료 전문점들도 저당 선호 추세에 발맞춰 메뉴 조정에 나서고 있다. 고법동(phuong Go Vap)에서 커피 전문점을 운영 중인 황(Hoang) 씨는 “전체 메뉴에서 저당 음료의 선호도가 두 번째로 높은 편”이라며 “주스를 구매하는 고객 중 약 80%는 저당이나 무설탕을 요청하고 있으며, 설탕 함량을 줄인 케이크를 출시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리온 베트남 법인과 유제품 대기업 비나밀크(Vinamilk, VNM) 등 식품 대기업들 또한 시장성을 확인하고 앞다퉈 저당 제품을 새롭게 출시하거나 기존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관련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리온의 베트남 법인 오리온비나 관계자는 “기존 제품에 비해 설탕을 50% 줄인 초코파이와 쿠스타스 에그크림 제품이 현재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9월 말 기준 오리온비나 매출은 약 1조8000억 동(약 683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비나밀크 또한 △신선유 △요구르트 △식물성 기반의 견과류 우유 △특수영양제품 등 저당·무당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비나밀크 관계자는 “현재 설탕 함량을 줄이면서도 각 제품의 맛과 영양 기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향후 해당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늘려 몇 년 내 전체 제품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저당 제품에 대한 베트남인의 선호도 변화는 소비 데이터를 통해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아시아 지역 시장조사 전문 업체 시미고(Cimigo)에 따르면, 베트남 국민 중 85%가 식습관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는데 이 중 ‘단 음식 섭취를 줄였다’고 답한 응답자는 37%, ‘구매 전 상품 라벨을 읽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49%를 각각 차지했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아이마크그룹(IMARC Group)가 내놓은 ‘2025~2033년 베트남 건강 스낵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약 3억6440만 달러 규모에 달했던 베트남 건강 스낵 시장은 저당·저지방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에 힘입어 연평균 5.16% 성장, 2033년이면 5억731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저당 식품 시장은 이른바 ‘설탕세’ 도입을 통해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베트남 국회는 지난 6월 100ml당 당류 5g 이상인 청량음료에 8~10% 세율의 특별소비세 부과를 주요 내용으로 담은 특별소비세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개정법은 2027년 1월부터 시행된다. 이를 두고 시장조사 업체들은 현재 틈새 시장에 그치고 있는 저당 및 무당 식품 시장이 높은 수요와 정부 정책에 힘입어 향후 몇 년 내 주류 시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인사이드비나 2025.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