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 Interview – 다낭 한국국제학교 2028년 개교 목표… 교민사회의 숙원 본격 추진

“정체성과 세계시민성을 함께”
장순봉 설립추진위원장이 말하는 다낭 한국국제학교 설립 비전

“다낭과 중부 지역 한국 교민 2만명의 가장 큰 고민은 자녀 교육입니다. 아이들 학교 때문에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거나, 하노이(Hanoi)·호찌민(Ho Chi Minh)으로 이주를 고민해야 하는 게 현실이었습니다. 이제 우리 아이들이 한국의 뿌리를 지키면서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교육 공동체를 만들겠습니다.”

지난달 다낭 한국국제학교 설립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된 장순봉(Jang Soon-bong) 위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장 위원장은 하노이 한국국제학교 설립을 주도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 중부 지역 교민사회의 오랜 숙원인 한국국제학교 설립에 다시 한번 팔을 걷어붙였다.

인구 300만명을 넘어선 다낭시는 더 이상 단순한 관광도시가 아니다. IT·스마트시티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며 동남아의 신흥 경제 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 기업과 교민 유입도 꾸준히 증가해 현재 다낭과 주변 중부 지역에는 약 2만명의 한국 교민이 거주 중이다. 하지만 성장 속도에 비해 교육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장 위원장은 지난 9월 공식 발족한 추진위원회를 통해 2028년 9월 개교를 목표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초기 임대 건물을 사용한 개교안과 설립 자금 500만달러(약 70억원) 규모의 재원 조달부터 베트남·한국 양국 정부 인가, 부지 선정, 교육과정 설계까지 치밀한 준비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장순봉
다낭 한국국제학교 설립추진위원장

“가족 동반 근무 걸림돌, 교육 공백부터 해소해야”

학교 설립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다낭, 호이안(Hoi An), 후에(Hue)를 비롯한 베트남 중부 지역에는 최근 IT·관광·제조업 분야의 투자가 확대되면서 교민과 주재원 가족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자녀들이 안정적으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전 과정을 이수할 수 있는 한국형 교육기관이 전무한 상황이었다. 교육 공백은 곧 가족 동반 근무의 걸림돌이 된다. 학부모들의 절실한 교육 수요와 가족 동반 근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위원회를 공식 발족하게 됐다.”

구체적인 수요조사는 어떻게 진행했나.
“상향식과 하향식 분석을 병행했다. 교민회와 기업 인사부서 설문, 한글학교 원아 수, 국제학교 대기자 현황 등 실수요를 분석했다. 동시에 지방정부의 외국인 등록 통계, 산업단지 개발 계획, 항공편 증가 추세 등 거시 데이터를 검토했다. 그 결과 중부 지역에는 약 450명의 학령기 한국인 학생이 거주 중이며, 이 중 80% 이상이 한국형 국제학교 설립 시 전학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산업단지 확장과 항공노선 확충에 따라 학령기 학생 수가 연평균 15~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교육환경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학령기 한국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교육기관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특히 한국어, 한국사, 도덕 교육의 체계적 연계가 부족하고, 생활 안전지도나 교육의 질적 수준이 등록금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 진학이나 유학 컨설팅의 체계화도 필요한 과제다. 이런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다낭 한국국제학교의 중요한 과제다.”

“한국·베트남 양국 인가 받은 정식 국제학교로”

학교 설립의 핵심 목표는.
“네 가지 핵심 목표를 설정했다. 첫째, 한국과 베트남 양국의 법규를 충족하는 정식 인가 국제학교 설립이다. 졸업생이 한국 대학 진학 시 동등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둘째, 한국어·영어·베트남어 통합 언어 교육과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및 예체능 특화 교육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셋째, 투명한 재정과 거버넌스를 확립하는 것이며, 넷째, 지역사회 기여와 한-베 교육 교류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이 네 가지 목표는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실제 실행력과 관리 체계를 갖춘 청사진이다.”

교육 비전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정체성과 세계시민성을 조화롭게 기르는 것이다. 한국어와 한국사를 기반으로 품성교육을 강화하고, 동시에 글로벌 역량을 길러낼 것이다. STEM, AI(인공지능), 디자인 사고, 프로젝트 기반 학습을 적극 도입하고, 예체능과 봉사, 리더십 교육도 함께 병행할 예정이다.”

커리큘럼은 어떻게 설계할 계획인가.
“한국·영어·베트남어 통합 언어 환경을 구축하고, 베트남 사회·역사·문화를 커리큘럼에 반영할 것이다. 국제 표준 교육과정인 케임브리지(Cambridge)나 IB(국제 바칼로레아) 요소도 선택적으로 도입해 균형 잡힌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기술과 문화, 정체성과 개방성, 이 두 축이 함께 갈 때 진짜 교육이 된다고 생각한다.”

“초기 임대 건물을 사용한 개교안과 설립 자금 500만달러 규모…
재정 투명성이 생명”

재정 조달 계획은.
“신속한 개교를 위해서 우선 임대 건물을 사용하는 개교안을 기반으로 신축안은 설립 자금이 약 500만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교민과 기업의 초기 출연, 재단 및 기업 스폰서, 장학기금, 등록금 수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파트너십, 공공지원 연계를 통한 다양한 구조를 마련할 것이다. 재정의 투명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특히 분기별 투명한 재정 공시와 위험 관리 체계를 통해 교민 사회의 신뢰를 확보하겠다. 외부 회계법인 감사, 재정감시위원회 운영 등 구체적 방안을 마련했다.”

인가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나.
“베트남 교육훈련부, 다낭시 인민위원회, 한국 교육부 등 양국 정부 모두의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다층적인 행정 과정이 필요하다. 이미 사전 컨설팅과 요건 매핑을 마친 상태이며,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순차적으로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임대 및 부지 선정 기준은?
“안전성, 접근성, 확장성, 환경영향, 기반시설 등을 꼼꼼히 검토해 후보지를 실사하고 있다. 이후 금융 및 법률 실사와 토지 확보, 마스터플랜 설계와 시공 단계로 이어갈 계획이다.”

“하노이 경험이 큰 자산… 노하우 그대로 적용”

하노이 한국국제학교 설립 경험이 도움이 될 것 같다.
“하노이 한국국제학교 설립 경험을 토대로 인가, 커리큘럼, 교원 운영, 대관 협의, 예산 관리 등에서 많은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 특히 개교 초기 학사 및 행정 운영 매뉴얼은 곧바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다낭은 하노이와 다른 특성이 있다. 중부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거점 학교로서의 역할, 관광과 IT 산업이 결합된 도시 환경, 상대적으로 작은 교민 규모 등을 고려해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교민 주도 참여형 거버넌스로 투명성 확보”

학교 운영의 핵심 원칙은.
“학교는 교민사회의 참여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사회에 교민 대표가 과반 이상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모든 재정 내역과 성과를 정기적으로 공시하겠다. 학부모와의 월간 간담회, 분기별 공청회, 연 2회 타운홀 미팅을 통해 실질적인 의견을 반영할 계획이다. 참여와 투명성이야말로 학교의 생명력이다. 운영은 추진위원회가 아니라 교민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지는 구조로 만들어가겠다.”

교민사회의 기대와 우려는 무엇이라고 보나.
“기대는 한국형 교육, 안전과 생활지도, 합리적 등록금, 진학 지도일 것이다. 우려는 재정 투명성과 인가 일정, 초기 운영 리스크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분기별 재정 및 공정률 공시, 공청회와 타운홀 정례화, 뉴스레터와 외부감사 체계를 도입하겠다.”

기존 한글학교와의 관계는.
“주말 한국어 및 한국사 심화 과정, 도서관과 체육관 시설 공유, 교원 연수 및 공동 행사 등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한글학교는 주말 교육기관으로서 고유한 역할이 있고, 우리 학교는 정규 국제학교로서 역할이 다르다. 상호 보완적 관계를 구축할 것이다.”

“총영사관·대사관 적극 협력 필수적”

외교 채널의 역할을 강조하는 이유는.
“주다낭 대한민국 총영사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현지 정부와의 협의, 인허가 조율, 교민사회와의 가교 역할에서 적극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 열정과 추진력을 가진 총영사가 부임해 현장을 이끌어 주길 기대한다. 대사관 또한 제도적 지원과 협정 조율을 통해 학교 설립의 안정성을 보장해야 한다. 총영사관이 실행력을, 대사관이 정책적 지속성을 담당할 때 한-베 교육 협력은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것이다.”

“2028년 250명 규모로 개교… 중부 교육 허브로”

구체적인 개교 일정은.
“2025년 9월 추진위원회 발족을 시작으로, 수요조사와 인허가 절차를 거쳐 2028년 9월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초기에는 임대 건물에서 약 250명 규모로 개교한 뒤, 점차 신축과 학급 증설을 추진할 것이다.”

장기적 비전은.
“다낭 한국국제학교가 한-베 교육 교류의 허브이자 지역사회 봉사 및 문화 교류 거점이 될 것이다. 현지 대학과 기업과의 산학협력 플랫폼으로도 자리매김하겠다. 다낭뿐 아니라 후에, 꽝찌(Quang Tri), 꽝응아이(Quang Ngai) 등 인근 지역 교민을 위한 중부 대표 국제학교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 학교는 단순히 교민 자녀 교육기관이 아니라, 베트남 중부 전체가 한-베 교육 교류의 중심이 되는 허브가 될 것이다. 다낭시의 발전 방향과 학교의 교육 비전이 정확히 일치한다.”

“법률·회계·교육 전문가 협력 절실”

교민과 전문가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법률, 회계, 건축, 교육과정 분야의 전문 자문과 장학 및 교육 기자재 후원, 진로 멘토링, ESG 프로젝트 동참 등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다낭 한국국제학교는 우리 아이들의 정체성과 세계시민성을 함께 키우는 교육 공동체로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교민 사회와 끝까지 함께하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은 단순한 학교 설립이 아니라, 한-베 양국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역사적 프로젝트다. 학교 설립과 운영은 주 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관, 주 다낭 대한민국 총영사관, 다낭시 인민위원회, 한국 및 베트남 교육부를 비롯한 여러 기관과 기업, 단체, 그리고 교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으로 가능하다. 앞으로도 많은 성원과 동참을 부탁드린다.” 2028년 개교를 목표로 한 다낭 한국국제학교는 교민사회 숙원 해결을 넘어 베트남 중부의 교육 생태계를 변화시키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다낭의 IT도시 비전, 외교 채널의 지원, 교민사회의 협력이 삼박자를 이루어야 이 프로젝트는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투명한 거버넌스와 참여형 운영 구조를 기반으로 정체성과 세계시민성을 동시에 키우는 교육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장 위원장의 비전이 현실이 되길 기대한다.

다낭 한국국제학교 설립 로드맵
2025년 9월 설립추진위원회 공식 발족, 수요조사 및 타당성 분석 완료
2025년 하반기~2026년 베트남 교육훈련부·다낭시 인민위원회 사전 협의, 한국 교육부 인가 절차 착수
2027년 임대건물 선정 또는 부지 확보, 건축 설계 및 인허가, 교육과정 개발 및 교사 채용
2027년 하반기~2028년 상반기 임대 건물 리모델링 또는 신축 시공, 교육 시설 및 기자재 구축
1차 목표인 임대건물 과 2차 목표인 신축을 투 트랙(Two-Track) 전략으로 병행 추진하겠다.
2028년 9월 개교 (초기 250명 규모)
2029년 이후 단계적 학급 증설 및 정식 캠퍼스 신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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