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꽝닌·하이퐁 목요일 상륙 전망…중부 향한 부아로이는 26일 남중국해 진입
대만과 필리핀을 강타한 태풍 ‘라가사(Ragasa)’가 슈퍼 태풍 등급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강력한 위력을 유지한 채 베트남 북부로 향하고 있어 당국이 긴급 대응에 나섰다고 Vnexpress지가 24일 보도했다.
국립수문기상예보센터(NCHMF)에 따르면 24일 정오 현재 라가사는 꽝닌성(Quang Ninh Province) 몽까이(Mong Cai)에서 동쪽으로 약 570km 떨어진 해상에서 시속 20km로 서북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최대 풍속은 183km/h로, 더 이상 ‘슈퍼 태풍’은 아니지만 여전히 강력한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라가사는 24일 밤늦게 박보만(Gulf of Tonkin·통킹만)으로 진입한 뒤 25일 오전 꽝닌성과 하이퐁(Hai Phong)시 연안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륙 지점에서는 최대 풍속 110km/h의 강풍이 예상되며, 이후 북부 델타 지역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전망이다.
일본 기상청은 라가사가 몽까이 근처에서 약 72km/h로 약화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홍콩 기상청은 내륙 진입 시에도 110km/h의 바람이 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롱비(Bach Long Vi), 반돈(Van Don), 꺼토(Co To) 섬을 포함한 북부 박보만 일대에는 최대 5m 높이의 파도가 예상되고, 꽝닌성 연안에는 해일로 수위가 최대 0.6m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25~26일에는 북부 각 성과 탄호아(Thanh Hoa), 응에안(Nghe An)에 100~250mm의 폭우가 예상된다. 일부 산간 지역에는 400mm 이상의 비가 내려 산사태와 돌발 홍수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노이 등 북부 도시의 저지대에는 침수 가능성이 있다.
팜민찐(Pham Minh Chinh) 총리는 하띤(Ha Tinh)성 이북 지역 당국에 비상대응계획 가동, 취약 지역 주민 대피, 가옥·학교·병원·창고·제방 보강 등을 지시했다. 그는 인명 보호가 최우선이라며 지방정부가 태풍의 영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라가사의 위협이 끝나기도 전에 또 다른 태풍 ‘부아로이(Bualoi)’가 베트남을 향해 접근하고 있다. 부아로이는 26일 밤 남중국해(베트남명 동해)에 진입해 올해 이 해역의 10번째 태풍이 될 전망이다.
마이반끼엠(Mai Van Khiem) 국립수문기상예보센터장에 따르면 부아로이의 진로를 둘러싸고 예보기관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유럽과 일본은 부아로이가 베트남 북부나 중국 남부로 향할 것으로 예측하는 반면, 미국은 하띤에서 꽝응아이(Quang Ngai)까지 베트남 중부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베트남 기상당국은 이 시기 계절적 기후 패턴을 고려할 때 중부 상륙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부아로이가 슈퍼 태풍으로 발달하거나 13급(최대 풍속 149km/h)을 넘을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라가사는 이미 동아시아 전역에 큰 피해를 남겼다. 대만에서 최소 14명이 사망하고 124명이 실종됐으며, 필리핀 북부에서도 4명이 숨졌다. 폭우와 산사태로 마을 전체가 침수되는 피해도 발생했다.
라가사는 지난 18일 필리핀 근해에서 열대저압부로 형성된 뒤 3일 만에 8단계나 강화되는 폭발적 발달을 보였다. 22일에는 최대 풍속 221km/h로 정점에 달해 70년 만에 남중국해에서 기록된 가장 강력한 태풍이 됐으며, 2024년 태풍 야기(Yagi)를 넘어섰다.
홍콩, 마카오, 선전에서는 수백만 명이 대피하거나 실내 대피령을 받았다.
Vnexpress 2025.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