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3위 도약한 베트남 관광업의 역사 소개
베트남이 관광업 출범 65년 만에 동남아시아 제3의 관광 대국으로 우뚝 섰다. 분단과 전쟁, 경제봉쇄를 겪으며 외국인 관광객이 거의 없던 나라가 이제 태국, 말레이시아에 이어 이 지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로 자리잡았다고 Vnexpress지가 특별기사로 16일 보도했다.
베트남국가관광청에 따르면 1960년 7월 9일 베트남관광공사(Vietnam Tourism Company)가 설립됐다. 당시 베트남은 남북으로 분단된 상태였고, 관광업은 주로 외국 정부 대표단과 전문가들을 상대로 한 제한적인 서비스에 그쳤다.
하노이관광공사(Hanoitourist)에서 1972년부터 근무한 부티키엠(Vu Thi Khiem) 전 사업부장은 “1970년대 하노이에는 외국 관광객이 거의 없었다”며 “지금처럼 어디서나 외국인을 볼 수 있는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고 회상했다.
1975년 통일과 1986년 도이머이(Doi Moi·쇄신) 정책 이후에도 관광업은 여전히 저조했다. 외국인 입국에 대한 제한적 정책 때문이었다.
대표적 여행사 비엣트래블(Vietravel)의 응우옌꾸옥끼(Nguyen Quoc Ky) 회장은 “1980년대에는 관광객들이 독립적으로 여행하기 어려웠다”며 “사이공관광공사나 하노이관광공사 같은 국영 여행사를 통해서만 가능했고, 초청장과 외교 기관을 통한 비자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당시 관광객은 대부분 동유럽 출신이었다. 1994년 미국이 대(對)베트남 경제봉쇄를 해제한 것이 결정적 전환점이 됐다. 이후 베트남은 아세안(ASEAN),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통해 국제사회로 빠르게 편입됐다.
1990년 25만명에 불과했던 외국인 관광객은 미국 금수조치 해제 이듬해인 1995년 135만명으로 급증했다. 2016년에는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했고, 2019년에는 1800만명을 기록하며 관광업이 국내총생산(GDP)의 9% 이상을 차지하는 황금기를 맞았다.
세계관광기구에 따르면 당시 베트남은 연평균 22.7% 성장률을 기록하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관광지 중 하나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경이 봉쇄되면서 관광업은 사실상 제로 상태로 추락했다.
2022년 3월 15일 국경을 재개방한 후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정부는 전자비자(e-visa) 확대, 24개국에 대한 일방적 비자 면제 등 개방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작년 베트남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760만명으로 태국(3550만명), 말레이시아(2500만명)에 이어 동남아시아 3위를 기록했다. 올해 1~8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1400만명 가까이가 베트남을 방문했다.
팜민찐(Pham Minh Chinh) 총리는 지난해 말 문화체육관광부 연말 평가회의에서 관광업을 국가 경제의 “밝은 점”이라고 평가했다.
하노이국민경제대학교 관광호텔학부의 팜쯔엉호앙(Pham Truong Hoang) 부교수는 “관광업이 국가 핵심 경제 부문 경쟁에 확실히 복귀했다”며 “2024년 20% 성장률이 지속된다면 2030년 6000만명 유치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는 ‘2020~2030 베트남 관광발전전략’의 목표인 5000만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다만 전문가들은 과제도 지적했다. 아시아관광개발연구소의 팜하이퀸(Pham Hai Quynh) 소장은 “서비스 품질의 불균형과 전문성 부족 문제가 여전하다”며 “관광 인력과 가이드, 관리자에 대한 전문 교육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35년간 베트남 관광업을 지켜본 마크 보이어(Mark Bowyer)는 “급속한 발전이 자연경관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사파(Sa Pa), 푸꾸옥(Phu Quoc) 등 인기 관광지가 대형 리조트로 ‘질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Vnexpress 2025.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