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접근성 부족으로 이용률 10% 그친 호찌민 동부터미널과 유사한 우려
베트남 최대 규모로 건설 중인 롱탄국제공항(Long Thanh International Airport)이 호찌민시(Ho Chi Minh City) 신(新)동부버스터미널과 같은 저조한 이용률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Vnexpress지가 26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교통 접근성 부족으로 인해 4조원을 투입해 건설한 동부버스터미널이 운영 5년째 설계 용량의 10%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롱탄공항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호찌민시는 2016년 교통 체증 해소를 위해 시내 중심가에서 20㎞ 떨어진 외곽 지역에 16㏊ 규모의 신동부버스터미널을 건설했다. 연간 700만 명의 승객을 처리할 수 있는 이 터미널은 4조원(1억5180만 달러)을 투입해 2020년 10월 개장했다.
하지만 개장 5년이 지난 현재 하루 이용객은 6400명에 불과해 설계 용량의 10%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중북부 지역행 장거리버스 대부분이 이곳에서 운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승객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터미널 관계자는 “작년 말 벤탄-수어이티엔(Ben Thanh-Suoi Tien) 지하철이 개통된 후에도 승객 증가폭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사업성 부족으로 많은 버스회사들이 다른 터미널로 이전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이 동나이(Dong Nai)성에 건설 중인 롱탄공항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롱탄공항은 호찌민시에서 40㎞ 떨어진 5000㏊ 부지에 336조6300억원(128억 달러)을 투입해 건설되고 있다.
완공 시 연간 승객 1억 명, 화물 500만 톤을 처리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가 되며, 1단계 사업은 2026년 완공 예정으로 연간 2500만 명을 수용할 계획이다.
호찌민시여객운송협회 레쯩띤(Le Trung Tinh) 회장은 “공항 개항을 앞두고 있지만 주변 도로는 이미 과부하 상태”라며 “현재 호찌민시와 공항을 연결하는 롱탄-다우지아이(Long Thanh-Dau Giay) 고속도로와 1번·51번 국도 모두 정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모든 국제선을 롱탄공항으로 즉시 이전하는 방안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베트남공항공사는 롱탄공항이 국제선 100%(연 1900만 명)와 국내선 환승객 150만 명을 담당하고, 탄손녓(Tan Son Nhat) 공항이 국내선 95%를 처리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하지만 띤 회장은 “호찌민시 중심가에서 40㎞ 떨어진 거리와 열악한 연결성을 고려할 때 모든 국제선을 즉시 이전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며 “교통 정체와 항공편 지연 위험이 높아 승객 편의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30년 경력의 도시계획 전문가 응오비엣남선(Ngo Viet Nam Son)은 “교통망이 완전히 구축된 후에야 국제선 이전을 고려해야 한다”며 “초기에는 화물, 물류, 정비 업무부터 롱탄으로 이전해 탄손녓공항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일본 OCG컨설팅 판레빈(Phan Le Binh) 소장은 “한국의 김포-인천공항처럼 두 공항이 근거리에 운영되는 경우 승객 편의성과 운영 효율성을 보장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편의성이 없으면 장기적 효율성이 떨어져 호찌민시의 지역 내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장 주요 연결도로 완공을 기다리는 동안 롱탄-다우지아이 고속도로에 전용 버스 차선을 설치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Vnexpress 2025.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