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고소득자들 “높은 세금 부담에 일할 의욕 상실”

-최고세율 35% 16년간 동결…”1인당 GDP 대비 과도한 세율” 지적

High taxes, low drive: why Vietnam’s top earners want to work less

베트남에서 높은 개인소득세율로 인해 고소득자들이 업무량을 줄이거나 소득을 의도적으로 제한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Vnexpress지가 21일 보도했다. 

하노이(Hanoi)의 IT 엔지니어 남안(Nam Anh·35)씨는 월 500만 베트남 동(약 190달러) 인상을 받았지만 이 중 200만 동이 개인소득세로 나가면서 실망감을 표했다. “인상이라고 하지만 실제 가져가는 금액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며 “더 열심히 일할 동기를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인상 전에도 세후 월 8천만 동(약 3천달러) 이상을 받았는데, 베트남 법에 따르면 이 수준을 넘는 개인소득에는 최고세율 35%가 적용된다.

대기업에서 6년간 근무한 마케팅 임원 바오응옥(Bao Ngoc·45)씨는 “프로젝트를 적게 맡아 연소득을 30% 세율 구간 내로 유지하고 있다”며 “1천만 동을 더 벌어서 350만 동을 세금으로 내는 것이 스트레스를 감수할 만큼 가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베트남의 개인소득세는 7단계 누진세제로 최고세율 35%와 8천만 동 기준은 2009년부터 16년간 변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물가와 임금은 크게 올랐지만 세율 구간은 그대로여서 고소득자들의 실질 세 부담이 늘어났다는 지적이다.

응웬응옥뜨(Nguyen Ngoc Tu) 전 국세청장은 “고소득자에게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원칙은 공정하지만, 물가와 임금이 크게 변한 상황에서 16년간 기준을 그대로 둔 것은 국민 불만을 야기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정부는 법인세를 32%에서 20%로 5차례 인하했고 올해 10월부터 중소기업에는 15~17%를 적용하지만,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은 변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선진국의 10분의 1 수준인데도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이 선진국과 비슷한 35%인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1인당 GDP가 9만 달러를 넘는 싱가포르(Singapore)의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은 22%다.

높은 세율은 근로 의욕뿐 아니라 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응옥씨는 고소득 직장을 그만두고 현재 월 10일 정도만 프리랜서로 일하며 연소득을 12억 동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지출도 크게 줄였다고 했다.

재정부는 향후 5년간 개인소득세 제도를 검토해 세율 구간 수를 줄이고 소득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최고세율은 35%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뜨 전 청장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최고세율을 20~25%로 낮추고 부양가족 관련 공제 기준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합법적 소득 증가와 저축, 투자를 장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호찌민시 세무컨설팅 및 대리협회 정책위원장인 응웬반즈억(Nguyen Van Duoc) 변호사는 “세금을 줄인다고 정부 수입이 반드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며 “생산과 소비, 투자, 인재가 활성화되면 세수가 더 지속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미국 섬유그룹 베트남 법인의 고위 임원 타이다오(Thai Dao·48)씨는 수년간 매월 8천만 동 이상의 개인소득세를 내왔지만 “시민의 의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올해 정부의 공교육 무상화, 사립학교 지원, 병원비 인하 등 정책을 알게 된 후 “내가 낸 세금이 취약계층의 식사와 교실, 병상에 쓰이는 것을 보니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Vnexpress 202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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