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의 부모들이 가장 염려하는게 무엇인가요? 자녀들 결혼 문제 아닌가요? 이 문제는 개인의 사정을 떠나 국가적으로도 큰 일입니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세계 최저를 기록 중입니다. 뭔가 한다 하면 끝장을 내고 마는 한 민족 답습니다. 80년대만 해도 딸 아들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하던 정부가 이제는 자식만 낳으면 이런 저런 명목으로 지원금을 아끼지 않지만 세계에서 제일 똑똑한 한민족은 그런 사탕발림에 안 넘어갑니다. 관료들의 근시안적인 정책으로 나라가 사라질 판입니다. 아무튼 이 상태로 진행되다가는 한국은 곧 초 고령사회에 접어들어 생산성은 떨어져 국가경쟁력이 낙후되고, 국민수는 줄어들고 결국 한민족은 지구에서 가장 먼저 사라지는 민족이 된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출산율은 더욱 악화일로를 걷습니다. 사실 실감은 …
Read More »고전에서 길어 올린 ‘깊은 인생’- 쌀국수 인문학
저녁에, 쌀국수를 아내와 나눠 먹었다. 동네에 사는 베트남 아주머니가 말없이 덩그러니 놓고 가셨단다. 어린 시절, 집 앞 현관에 누가 놓고 갔는지도 모를 대파 더미, 감자 봉다리를 무시로 봤더랬다. 철마다 나는 야채며 갖가지 음식들이 현관 손잡이에 대롱대롱 걸려있거나, 문 앞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모습을 늘 목격했었다. 어머니는 대번에 누가 놓고 가셨는지 아셨고 ‘아이고, 이 아지매가여’ 혼잣말을 하시며 받은 것보다 더 큰 다른 야채 뭉치들을 내게 주시며 아무개 집 앞에 놓고 오라 하시곤 했다. 쌀국수를 먹으며 왜 그때 생각이 났는지 모른다. 말없이 놓고 갔다는 사실에 추억이 소환된 모양이다. 그래선지 어릴 적 인간미 넘쳤던 시절과 지금 먹는 쌀국수가 기묘하게 오버랩 되며 …
Read More »독서 모임 ‘공간 자작’ – 여행의 이유?
여행을 생각만 해도 얼굴에 미소가 돕니다. 여행을 다녀온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재미 있고, 내가 다녀온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즐겁습니다. 여행에 대한 글을 쓰는 일도 신이 납니다. 이번 달에 독서 모임 회원 한 분이 터키로 1달 동안 여행을 가시는데, 모든 회원들이 하나같이 부러워 합니다. 어떻게 안 부러울 수가 있을까요! 4월부터 출입국과 관련된 코로나 격리 규정이 없어지자 마자, 출장자와 여행자들이 물밀듯이 베트남으로 찾아오고 있습니다. 본사에서 오는 출장자가 없어서 한동안 의전 없는 편안한 생활을 하셨다는 회원도 있습니다만, 베트남에서 지내는 교민들 전체적인 입장에서는 오고 가는 사람이 많아진 이 상황이 너무나 반갑습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일종의 금기처럼 되었던 단어, 여행! …
Read More »몽선생( 夢先生)의 짜오칼럼- 우리는 나아지고 있을까
‘메타버스’는 최근의 핫 이슈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개념은 원래 1992년 미국의 SF작가인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소설 『스노우 크래시(Snow Crash)』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가상’, ‘초월’의 의미를 갖는 ‘메타(Meta)’와 ‘우주’ 또는 ‘세계’을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입니다. 메타의 세계로 버스를 타고 넘어가는 구나 우스개를 해도 그리 틀린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그 버스가 그 버스는 아니겠지만요. 주로 SF물에서 거론되기 시작하더니 다양한 방면으로 두루 언급되고 있습니다. 성공한 영화로 거론되는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에서 ‘멀티버스’라는 개념을 다루면서 혼동하는 분이 있는데 이와는 다른 얘기입니다. 그리고 보니 왠 버스가 이리 많나 싶기도 합니다. 메타버스는 가상의 세계에서 자기를 대체하는 아바타를 이용하여 실제 현실과 같은 경제, 사회, 문화적인 활동들을 벌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
Read More »베트남에서 세계 명문대학가기 Global Apply 칼럼 2탄 – 세계 3대 교육국가, 호주 유학
QS Top Universities에서 발표한 2021 Top 10 Cities for Students 에 따르면 호주의 멜버른, 시드니가 각각 세계 2위와 4위로 대학생들이 공부하기 좋은 학생 친화적 도시로 손꼽혔다. 각 도시의 대학 순위와 학생들의 다양성, 삶의 질, 고용 가능성, 비용 등을 평가하여 순위를 선정하는 것인데 호주의 도시들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유학생들에게 친절하며, 편리하고 현대적인 도시생활환경 등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학업 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국제학생들이 가장 희망하는 유학 목적지 중 하나로 인정받은 것이다. 호주의 대학교는 드넓은 호주 대륙 곳곳에서 설립된 각 지역의 사회적 환경과 문화를 선도함과 동시에 지역 특성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여 지역 균형발전의 모태로 큰 역할을 해 나가고 있고 …
Read More »한주필 칼럼 – 시시비비의 지옥
나이가 들면서 가장 자주 마주하고, 자습하고, 자책하기도 하는 큰 가르침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자신을 내세우고 고집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즉 시비를 가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시작한 대화에 네가 옳으니 내가 옳으니를 따지다가 서로 충돌을 하고, 감정싸움이 되고 결국은 관계에 금이 가는 말도 안 되는 사항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나요? 이에 대하여 장자는 이리 말합니다. “聖人不由, 而照之於天” (성인불유 이조지어천) “성인은 시시비비를 가리는 대신 하늘의 이치를 따른다” 라고 말합니다. 아마도 장자가 말한 하늘의 이치란 자연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에는 올 그름이 없지요. 죽음도 자연의 하나라는 말처럼 자연에는 삶과 죽음마저 구분이 없는데, 올 그름의 구분이 있을 리 없습니다. 이 말은 우리식으로 풀이 한다면, 수양이 된 자는 문제를 판단함에 있어 고정된 관점이 없이 자유롭게 모든 것을 헤아린다는 뜻입니다. 네가 옳다, 너도 옳다, 부인도 옳소 하던 황희 정승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어리석은 인간은 늘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며 핏대를 세웁니다. 자신의 옳음을 인정하지 않고, 내세우는 다른 의견을 모욕으로 받아 들이며 분노하고 저주합니다. 좀 지나고 보면 그리 난리 칠 일이 아닌데, 그 당시는 자신의 의견에 목숨을 걸고 상대에게 양보를 강요합니다. 작은 의견의 차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져서 관계의 의가 틀어질 정도가 됩니다. 시비의 지옥에 빠진 인간은 평생 쌓아온 의가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들려도, 그깟 것이 무슨 대수냐 하며 이성 줄을 놓아버립니다. 아 우매한 인간이여. 아무리 올바른 생각이라도 평생 쌓아온 인연보다 귀하던가요? 그저 하나의 의견일 뿐입니다. 양보한다고 세상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지금은 맞는 것처럼 보여도 영원토록 바른 지 알 수도 없습니다. 그런 불투명한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수십 년을 쌓아온 인연을 내칠 수 있나요? 그리고, 자신의 삶에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우둔한 이가 내세우는 의견이 뭐 그리 옳겠습니까? 나라는 구하고 인류의 생사가 달린 일이 아니라면 고집할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가진 게 없는 미천한 인성이 만들어 낸 자기 방어일 뿐입니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진정으로 반성합니다. 이렇게 자기 방어에 무게를 두고 사는 인생은, 시비를 가리는 것이야 말로 자신을 지옥에 빠트리는 일이라는 것을 모릅니다. 특히 젊은 시절에는 절대 깨닫지 못합니다. 다른 이와 비교하고 상대적 쓸모를 겨루며 내가 우월하다는, 어린 마음으로는 절대로 자신의 잘난 의견을 양보하는 마음이 들지 않습니다.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고 내가 그보다 더 잘나고 멋지다고 으스대고 싶은 젊음은 오히려 시비를 가리려고 팔을 걷어 붙이며 달려 듭니다. 그런데 얻는 게 있나요? 요즘 말대로, 개뿔입니다. 시비를 통해 얻는 것은 그저 순간의 정신적 승리감이 전부지만 그 대가로 사랑하는 이에게 마음의 상처를 안기고, 덕분에 자신도 지옥에 빠져 헤매고 있다는 것을 느끼곤 밤에 이불을 걷어 찹니다. 지옥을 아시나요? 인간관계에서 만나는 지옥이란, 누군가와 관계가 틀어지고 서로 갈등의 늪에 빠져 헤매는 것이 지옥입니다. ‘타인은 지옥이다’ 라는 사르트르의 말을 새겨보면 지옥의 감정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르트르가 어떤 생각으로 그런 말을 했건 상관없이 저는 사랑과 배려가 없는 관계가 바로 지옥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 곁에 당신을 이해하고 당신의 의견에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천국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
Read More »선진국의 골칫거리, 한국
지난 주에는 세상이 한국의 이름을 어쩔 수 없이 되뇌이게 만드는 두 가지 사건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BTS건이고 하나는 손흥민 건입니다. 먼저 BTS, 이외의 곳에서 초대를 받고 미국의 백악관을 방문 했습니다. 보도에 의하면, “BTS는 미국 ‘아시아·하와이 원주민·태평양 제도 주민(AANHPI) 유산의 달’ 마지막 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면담하고 ‘반(反) 아시안 증오범죄 대응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라고 되어있습니다. 즉 BTS가 세계적 이슈인 반 아시아인 증오범죄에 대한 대응에 나섰는데 세계최강 미국의 수장인 바이든 대통령과 단독 대면을 하며 대화를 나눴다는 겁니다. 거기다 백악관 브리핑 룸에 등장하여 한국어로 스피치를 하여 세계인의 이목을 받았다는게 믿어지십니까? BTS는 이미 유엔에서 2018년에는 자신을 사랑하라는 내용의 청소년을 위한 연설을 했고, 지난해는 유엔에서 …
Read More »한주필 칼럼 – 立不敎 坐不議(입불교 좌불의), 존재로 주는 가르침
요즘 한국의 위상은 그야말로 황금기입니다. 반만년의 한민족 역사상 이렇게 풍요롭고 국력이 성세했던 적이 있었을까 싶게 지금의 대한민국은 엄청난 위상을 자랑합니다. 하루 세끼 먹는 것 만으로도 행복했던 시절이 엊그제인데, 이제는 너무 먹는다고 살을 빼는 일이 전국민의 과제가 되었으니 참 세상 달라져도 너무 많이 달라졌습니다. 백세를 넘기신 노모를 아침 느즈막한 시간에 기침하게 하고 얼굴을 닦고 이동식 변기에 앉혀드립니다. 아무 말씀도 없이 변기에 앉아 계신 노모의 편안한 얼굴에 깊게 패인 주름에서 100년 찐 세월의 깊이를 어렴풋이 감지합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에 북한에서 일본의 이등국민이 운명인 줄 알고 태어나, 만주사변, 대동아 전쟁의 참화를 고스란히 겪고, 18세 나이에 함경도 종성 한씨 목사님 집안에 시집와서 지긋지긋한 일경의 감시속에 지내다가 해방을 맞아 일경의 눈에서 자유로워졌다 싶었는데, 그것도 잠시, 곧 북한지역을 점령한 공산당에 의한 기독교 박해가 시작되자 다시 전 가족이 남쪽 서울로 내려오고, 수년간의 노력으로 간신히 자리를 잡았으나 곧이어 터진 한국 전쟁, 결국 4남매를 데리고 부산으로 피난을 떠나 그곳에서 이 글을 쓰는 인간을 낳고, 다시 서울로 돌아와 병약한 남편을 대신해 열 식구 살림을 도맡아 이끌다가, 고작 나이 50에 남편을 여의고, 그 후 반백 년을 혼자 지내시며 7남매 모두 제대로 교육시키고 건강하게 키우신 김성실 권사님. 그리 강건하시던 분이, 그 모진 세월을 꿋꿋이 이겨내신 분이, 이제 백년을 넘기니 더 이상 혼자 지탱할 기력조차 없으신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모진 세월을 보내신 분이 이렇게 오래 사시는 것도 참 신기한 일입니다. 평생을 영혼으로 의지하신 예수님의 은총인가 싶기도 하고, 아직도 이 땅에서 하실 일이 남아있나 싶기도 하지만, 어찌 높으신 하늘의 뜻을 짐작이라도 하겠습니까? 단지 그 뜻 덕분에 그 자손들이 매일 삶과 죽음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며 살아갑니다. 어머니는 어떤 생각일까? 일본의 탄압과 최악의 빈곤, 굶주림을 일상처럼 지내던 세월에, 주검이 바람에 날린 길가의 낙엽처럼 널부러진 지옥의 참화를 겪으셨다가, 이제 전세계가 부러워 할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는 이 변화를 어머님은 어떻게 느끼실까. 어머님이 흔쾌한 답을 주실꺼라고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저 웃으시겠지요. 立不敎 坐不議(입불교 좌불의) 라고 “서있을 뿐 가르치지 않고, 앉아있을 뿐 의견을 내세우지 않는다” 처럼 그저 무언의 가르침을 주시겠지요. 요즘 눈과 귀가 다 어두워지신 탓에 대화가 거의 없으신 어머니지만 대화를 못한다고,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많은 대화를 나누는 듯합니다. 대화에 꼭 말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느낍니다. 오히려 과한 대화가 불화를 일으킵니다. 어머니는 자식들이 목소리가 터지면 늘 당신의 소리를 낮췄습니다. 말씀이 없으시면 가르침은 더욱 깊어갑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습니다. 나이 든 자식들은 그만큼 자기 생각이 굳어집니다. 굳은 신념은 곧잘 잦은 충돌로 드러납니다. 어머니는 침묵으로 기도합니다. 말을 멈추고 생각하라 합니다. 시간이 문제를 도닥이고 해결책을 마련할 때까지 인내를 갖고 기다립니다. 어머님은 늘 이렇게 가르침을 줍니다. 아무 말씀도 없이 그저 가만히 앉아계실 뿐인데 말입니다. 어쩌면 어머니의 존재는 이승이든 천국이든 문제가 안됩니다. 그 이름은 모든 이의 영원한 가르침, 그 자체입니다. 어려서 읽은 박인노의 시조는 우리에게 孝 라는 것을 되새기게 만듭니다. 조홍시가(早紅枾歌) 반중 조홍감이 고와도 보이나다 유자가 아니라도 품음직도 하다마는 품어가 반길이 없으니 …
Read More »한주필 칼럼- 세계 영화계의 주류로 등장한 한국영화
지난주 프랑스 칸에서는 제75회 칸 영화제가 열렸습니다. 통상적으로 늘 5월에 2주간 열립니다.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칸 영화제는 독일의 베를린, 이탈리아 베니스 영화제와 함께 국제 3대 영화제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합니다. 특히 한국 영화는 칸 영화제와 인연이 많습니다. 많은 배우들과 영화가 수상을 했습니다. 특히 2007년 영화 밀양으로 전도연 씨가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온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최근 기록으로는 2019년 기생충이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입니다. 그 여세를 몰아 기생충은 아카데미를 휩쓸었죠. 이번에도 경쟁 부분에 한국 영화가 2편 초청되었습니다. 하나는 박찬욱 감독, 박해일, 탕웨이 주연의 <헤어질 결심, Decision to Leave)라는 영화고, 또 하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라는 일본인 감독이 연출하고 송강호, 아이유, 강동원, …
Read More »고전에서 길어 올린 ‘깊은 인생’ – 반딧불이가 나타났다
여기,무더운 나라에서 우리는 지난 겨울을 보냈다. 벚꽃 피던 올해 봄도 여름이었고 여름에 접어드는 지금도 여름이다. 올 가을도 이곳은 여름일 테고 거리에 캐럴과 크리스마스 전구들이 반짝거릴 올 겨울도 여름일 테다. 철이 없을 것 같던 이곳에서 지난 여름, 나는 내 앞에 등불 같이 나타난 반딧불이를 보며 이곳에 철 있음을 알게 됐다. 바이러스와 함께 지난한 여름이 계속되던 지난해 사이공에서 바이러스에는 아랑곳없이 그것들은 스스로 터져 나오는 빛으로 반짝거렸다. 오로지 별만이 스스로 빛을 내는 줄 나는 알고 있었다. 스스로 타는 것이 별이기 때문이다. 별은 결코 남의 행성에서 세어 나오는 빛으로 반짝이지 않는다. 별은 자신을 태워 나오는 빛으로만 반짝인다. 그리곤 제 명을 다할 때까지 태운다. …
Read More »독서 모임 ‘공간 자작’ – 일터에서 행복하십니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나는 왜 여기에서 이 일을 하며 살게 되었을까요? 초등학교 때 장래 희망란에 적었던 꿈대로 살고 있지는 않습니다. 나는 과학자, 운동선수, 대통령, 가수, 경찰관, 소방관이 되지 못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꾸었던 교육학자가 되어 잘못된 대한민국 교육을 바꾸겠다는 꿈, 관객으로서 영화를 볼 때 받는 위안과 직업으로서 영화를 만드는 것의 차이를 헷갈려서 품었던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도피성 꿈은 시작 자체가 잘못 채우기 시작한 단추 같은 꿈이었기에 이루지 못했습니다.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사랑하는 방법도 모른채, 사랑하고 싶어서 사랑했던 첫사랑 같은 꿈입니다. 대학교에 입학하여 갑자기 주어진 자유 속에서 뭘 해야 할지 몰라 헤매다가 3학년이 되니, 취업이 곧 꿈이 …
Read More »몽선생( 夢先生)의 짜오칼럼- 폭우라도 하늘 전체를 덮지 못한다
거실에 앉아 가만히 창밖을 바라보노라니 생소한 느낌이 듭니다. 거실 전체를 채우고 있는 유리창으로 거리의 풍경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큰 길 건너 공사 현장도 여전하고 사철 하얀 꽃망울을 커다랗게 피우고 있는 꽃나무도, 타는 듯이 쏟아지는 노란 햇빛도 그대로입니다. 심지어 언제쯤 달리게 될 지 해마다 시험운행을 미루고 있는 비어 있는 메트로 1호선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때와는 같은 듯 달랐습니다. 불과 일 년도 지나지 않은 작년의 일입니다. 그 때에 저 큰 길을 달리던 오토바이와 차량은 멈췄고 사람들의 모습은 철망과 바리케이드 뒤로 자취를 감췄었습니다. 그때 나는 바깥 출입도 할 수가 없어 감옥에 들어 앉은 수형자처럼 이렇게 앉아서 거실 밖을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가끔씩 날아오는 …
Read More »한주필 칼럼 – 손흥민 스토리
유난히 밝은 얼굴에 애교가 많은 소년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호반의 도시로 불리우는 아름다운 도시 춘천에서 축구선수 출신 아빠의 영향으로 축구에 자신의 미래를 건 소년입니다. 독특한 훈련과정을 거쳐 축구선수로 성장한 그 소년은 독일 분데스리거를 거쳐 세계 최고의 축구리그인 영국의 프리미엄 리그에 진출하여 나이 30에 누구나 인정하는 일급 축구선수로 성장합니다. 그러나 그에게 여전히 이루지 못한 꿈이 있습니다. 아직도 아시안에 대한 인종차별이 끊이지 않은 영국에서 명실공히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기 위하여 그 리그의 득점왕에 오르는 것입니다. 득점왕이야 말로 의심의 여지 없이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것을, 세계인으로부터 인정 받는 길입니다. 어제 영국의 노리치 축구장에서 일어난 스토리는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득점왕이 되는 꿈을 가진 그 소년의 일대기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그 마지막 장면을 중심으로 손흥민 이야기를 꾸려보겠습니다. 어느덧 춘천의 소년에서 어엿한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 토트넘 구단의 일류 축구선수로 발돋움 한 손흥민 선수, 그러나 늘 실력에 비해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그에게 그런 모든 편견을 지울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 올해의 득점왕에 오르기까지 고작 한 골 만을 남겨두고 있고, 그의 팀은 3년만에 다시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는 위대한 성취를 위한 마지막 게임을 남겨 두고 있습니다. 그 게임에서 자신이 한 골 이상을 넣고 팀이 승리하게 되면 자신은 득점왕으로 등극하고 팀은 챔피언스 리그에 출전하는 일거양득의 대망을 이루게 됩니다. 상대는 다행스럽게도 리그 최하위인 노리치로 그리 어려운 게임은 아닙니다. 이렇게 이 이야기는 마지막 클라이막스를 향해 거침없이 달려갑니다 손흥민의 특징은 누구나 알고 있듯이 군계일학의 골 결정력입니다. 양 발을 자유자재로 쓰면서 쏘아대는 그의 슛은 골키퍼 한 명으로는 막아내기에는 너무 예리하고 강합니다. 더구나 그는 골대 앞에서 극단적으로 침착합니다. 골키퍼의 동작을 감지하고 그 동작이 채우지 못하는 빈 공간으로 공을 보냅니다.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골망을 흔듭니다. 그러던 그가 마지막 게임에는 달랐습니다. 득점왕을 인식한 부담감 때문인가요. 몸이 무거워 보였고 그 답지 않게 결정적인 찬스를 날려보냅니다. 그저 대기만 하면 들어갈 수 있는 찬스를 놓치기도 하고, 결코 실패한 적이 없던 골키퍼와 1대 1 단독찬스에서도 두 번이나 골을 놓칩니다. 어이없는 실수에 절로 헛웃음이 나옵니다. 하긴 축구에서 골을 넣는 것은 마음 먹는다고만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은 평소 그의 모습이 아닙니다. 그런 실패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인물이 있습니다. 이브닝 스탠다드라는 신문의 딘 킬패트릭이라는 기자인데, 이 친구는 손흥민의 빌런이자 인종차별주의자로 늘 손흥민을 폄하하고 괴롭히던 인물입니다. 손흥민이 한 두 게임만 부진하면 선발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대 놓고 요구하는 최악의 빌런입니다. 오늘 경기에서 손흥민이 계속 골을 놓치자 그 친구가 만면에 미소를 띄우며 <손흥민, 동료들이 마련한 밥상을 걷어차다> 라는 제목의 기사를 미리 쓰고 있는 듯 보입니다. 하늘은 이렇게 심술을 부립니다. 늘 클라이막스 전에는 마지막으로 가장 난해한 장애와 갈등을 깔아 놓습니다. 전날만 해도 모든 전문가들은 손흥민의 득점왕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모두들 마지막 남은 두 게임에서는 살라를 추월하는 골을 넣어 단독 득점왕이 되리란 전망을 했는데, 그 전 게임에도 골을 못 넣고, 마지막 게임에도 예전과는 달리 그렇게 쉽게 넣던 골을 번번히 놓칩니다. 골문 앞에서 침착하지도 못했고 위치 선정도 예전과 달랐습니다. 득점왕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불안이 몰려오고 갈등은 최고 조에 달합니다. 손흥민 자신도 그렇고, 게임을 보는 수 억의 축구팬들의 머리 속에 서서히 손흥민의 득점왕 등극에 대한 의심이 심어들 때, 카메라는 손흥민의 굳게 다문 입술을 보여줍니다. 그는 게임 후 인터뷰에서 말합니다. “계속 쉬운 골을 놓치자 어이도 없고 자신에 대한 의심이 들기 시작했지만 다시 마음을 다 잡고, 춘천에서 아버지와 맨땅에서 하루에 1000개씩 때려대던 슛 연습을 상기하며 “나는 할 수 있다” 고 외쳤습니다.” 어깨를 두드리며 침착하라고 격려하는 아버지 손웅정 감독의 얼굴이 스칩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고개를 들고 또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제 시간은 70분을 넘어서고 게임은 막바지로 흘러갑니다. 초조함은 더욱 깊어갑니다. …
Read More »한주필 칼럼 – 에너지 충전하기
어느날 친구와 전화로 대화를 나누던 중에 친구가 말합니다. 제 글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요즘 올라오는 글이 예전과 다른데, 하며 시작하는 말이 송곳이 되어 가슴에 꽂힙니다. 한 마디로 매일 쓰는 어려움을 이해하겠는데 그런만큼 글의 내용이 부실해 보인다는 얘기입니다. 가뜩이나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매일 올리는 글에 대한 아슬한 불안감이 있었는데, 결국 터지고 맙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가까운 친구가 터트려 준 것이라 조금 아픔이 덜합니다. 글쟁이에게 가장 충격을 주는 얘기가 이런 얘기입니다. 정신없이 쓰느라 뒤돌아 볼 시간도 없는데 누군가 저를 대신하여 냉정하게 객관화된, 실체를 들려주면 정신이 번쩍납니다. 그간 너무 쉽게 쓰곤 했습니다. 지난 7개월 동안 무슨 글을 쓰는지도 모르고 기억도 못하면서 매일 글을 써서 올렸지요. 맘에 들지 않았지만 관성적 물결을 타고 있는 터라 돌아볼 시간조차 없었습니다. 친구의 말에 뜨끔해진 가슴으로 편집부에 연락을 해서 당분간 글을 못 올린다는 양해를 구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부터 마냥 쉬고 있습니다. 무엇을 기대하고 쉬는 것은 아닙니다. 결코 슬기로운 방안이 아닌 것은 알지만 일단 마음 속으로 스톱을 외치고, 사고를 세우고, 손을 놨습니다. 멈춰야 생각할 여유가 생길 테니까요. 요즘은 달리며 생각하는 시대라는데 저같은 실버세대는 그게 안됩니다. 행동이 멈춰야 비로소 사고할 여력이 생겨납니다. 이런 저런 책이나 보면서 뭔가 떠오를 때까지 버티는 겁니다. 대책이 없을 때는 손을 빼야지요. 바둑에서도 별다른 대응이 생각나지 않을 때는 일단 손을 빼고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립니다. 그리고 나면 오히려 적절한 대응이 생각나곤 하지요. 그냥 쉰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슬그머니 듭니다. 그런데 쉰다는 것은 에너지의 축적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을 돌리니 제법 쉬는 것에 대한 당위성도 생겨납니다. 그래 다시 일어날 에너지를 모으는 중이야 하고 말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제법 많은 정신적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그동안 적지않은 에너지를 충전도 않고 짜내 온 셈입니다. 정신적 에너지는 어디서 충전이 되나요? 저같은 경우는 독서나 멍 때리기 같은 사고의 집중으로 흩어진 에너지를 집합시키는 듯합니다. 에너지가 집합되면 아이디어도 생겨납니다. 그런데 혼자서 집에서 하는 이런 행동은 이미 갖고 있는 에너지의 결집은 될 듯한데 새로운 에너지의 생성은 안되는 듯합니다. 독서가 그나마 간접적인 충전의 기회를 제공하긴 하지만 그리 오래 남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간접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상태는 기존 에너지의 결집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듯합니다. 더 충만한 에너지를 얻기 위하여 외부로 눈을 돌려야 할 듯합니다. 그런데 외부 에너지 충전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외부에서 마주하는 세상과의 만남으로 발생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의 조직원으로 일상을 갖고 있는 젊은 사람들은 사회생활을 통해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겠지만 이미 사회에서 은퇴하고 집에서 소일하는 시니어들에게는 사회생활을 통한 기초 에너지 충전 방법은 사라진 상태입니다. 이 경우 나름대로 자신만의 방법을 마련해야 합니다. …
Read More »베트남에서 세계 명문대학 가기 – 미국대학 바로알기 3편
아이비 리그 대학과 명문 사립 대학들의 경우 연간 45,000달러~70,000달러의 세계 최고 수준의 학비가 필요하고 주요 도시 및 교육수준이 높은 주의 주립대학의 학비들도 최하 25,000달러~45,000달러 정도로 매우 비싸지만 그러한 교육 비용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뿐만 아니라 Need Blind(학생의 국적과 개인정보를 보지 않고 학생의 우수성만을 판단하여 장학금을 지급하는 제도)로 학생을 선발하는 명문대학들이 있고 학부 중심의 대학, Liberal Art College들의 경우 대부분 유학생들에게 많은 장학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비싼 학비만을 고려하여 미국대학 지원의 꿈을 버릴 필요는 전혀 없다. 미국의 생활비는 거주하는 지역에 따라 다르다. 도심과 가까운 도시 지역은 비용이 많이 드는 반면, 교외 지역은 그다지 비싸지 않다. 시장규모가 한국시장의 20배 이상 되는 …
Read More »고전에서 길어오린 ‘깊은 인생’ – 어쩌면 지금 여기인지 모른다
아테네에 들어와 살기 전에 그는 시노페라는 곳에서 살았다. 그는 바다에서 나포되어 아테네로 끌려와 노예로 팔려졌다. 노예 시장의 경매대에 올려졌을 때 그는 군중 속에서 세니아데스라는 사내를 발견하게 된다. 그러자 그는 세니아데스를 가리키며, ‘나를 저 사람에게 팔아라. 저 사람은 스승이 필요한 사람이다’ 그는 노예 판매상에게 말했다. 이야기가 되려 했는지 세니아데스는 감히 주인을 선택한 이 이상한 사람을 그의 노예로 샀다. 노예로 살면서 그는 세니아데스의 아들들을 가르쳤고, 가족의 일원으로 존중받았다. 그의 말 대로 주인의 스승이 된 노예가 된 것이다. 아테네 사람들은 그를 경멸했으나 또한 존경했다. 아무도 그의 웅변을 당할 자가 없었다. 그의 이름은 디오게네스다. 정확히 시노페의 디오게네스다. 아테네 시민들 앞에서 방귀를 뀌고 …
Read More »독서 모임 ‘공간 자작’ – 결혼은 언제할거니?
20~30대 젊은이들이 명절때 가장 듣기 싫은 말이라고 하는데, 싫어하는 것을 알면서도 그말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도 또한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도대체 왜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을 많이들 할까요? 사회학적 정신질환자인 소시오패스가 아닌 이상 남이 듣기 싫어하는 말을 반복적으로 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이런 말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혼자 나이 들어가는 친구, 조카, 자녀를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에서 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부모 입장에서 자녀의 결혼은 출산부터 교육, 취업까지 이어졌던 자녀 교육 과정의 마지막 완성 단계입니다. 대한민국의 일반적인 부모님들은 자녀교육에 종교 활동과 맞먹는 열정을 발휘합니다. 분유부터 자녀의 배우자까지 자녀의 행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것에 최대한의 영향력을 …
Read More »몽선생( 夢先生)의 짜오칼럼- 나의 아버지, 아들의 아버지
오래전 아들과 함께 대학로의 소극장을 찾았습니다. 당시에 제법 입소문을 탔던 뮤지컬이었고 내용도 좋았던 터라 아이와 함께 보기로 했던 것이죠. 시간이 꽤 지나 극의 막바지에 이르렀을 무렵 아들이 어깨에 머리를 기대왔습니다. 피곤했던 모양입니다. 아들의 무게가 전해졌습니다. 작은 덩치가, 조그마한 머리가 묵직하게 어깨를 누르고 가슴을 밀고 내 안의 깊은 어딘가를 지긋이 눌러왔습니다. 눌려 우묵 해진 자리에서 생각이 흘러나왔습니다. 아이가 자라 청년이 되었을 때 그는 자기의 아버지를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요? 그가 아이를 갖고 아이와 더불어 어딘가를 찾아 함께 했을 때 그는 그의 아버지를 어떻게 떠올리게 될까요? 두터운 추억의 더미로 덮인 책장을 넘기 듯 상념에 빠질까요? 혹은 아무 기억의 자취도 남기지 못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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