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 Column

가을 타령

시월은 유난히도 빨리 지나갑니다. 국군의 날 개천절 한글날 등 공휴일이 많이 몰려 있는 탓인가도 싶습니다. 아무튼 시작한 지가 엊그제인데 벌써 마지막 날입니다. 시월의 마지막 날이라는 이용의 노래가 귓가에 맴돕니다. 아마도 이용씨는 시월이 되면 기억나는 가수로 자리 잡은 듯합니다. 시월이 유난히 짧은 것은 시월에 걸쳐 있는 가을이 짧은 탓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4 계절 중 가장 빠르게 지나가는 가을만큼이나 시간은 그렇게 후딱 지나가 버립니다. 한국에서 들어오는 소식에는 화려한 단풍을 배경으로 하는 가을의 풍경이 묻어옵니다. 언제 보아도 한국의 가을은 일품입니다. 베트남에 살면서 무슨 가을 타령인가 싶지만 사실 베트남에 살기 때문에 더욱 한국의 가을이 그립습니다. 어린 시절 서울 우이동에 있는 조부 묘지에 성묘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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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필담(小心筆談)

지난 10월 10일 저녁 갑자기 모든 매체가 한가지 뉴스를 쏟아냅니다. 바로 한국 역사상 최초로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나왔다는 뉴스입니다. 한강이라는 이름의 54세 여류작가가 드디어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자로 지정되었습니다. 엄청난 뉴스입니다. 늘 일본과 한국을 비유할 때 많이 쓰이던 소재가 바로 노벨상 수상자 수였지요. 한국은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았지만 한국이라는 특수한 정치적 상황이 고려되어 나온 것이라 수상의 의미에 대한 평가가 사람에 따라 달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탓에 우리는 늘 노벨상에 대한 열등의식이 있었는데, 이번에 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었다는데 모든 국민이 환호를 지릅니다. 이제 우리도 노벨 문학상 수상작을 원서로 읽게 된 것입니다. 아마도 모든 서점의 쇼윈도가 예전에는 보지 못한 한국작가의 노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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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해서는 안 될 인간

사회를 구성하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변 사람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살아가면서 어떤 사람을 주변에 두고 있느냐 가 그 사람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파리가 들끓은 곳에서 지내면 파리의 흔적을 지울 수 없고, 꽃 향기 그윽한 꽃밭에서 지내면 자신의 몸에도 꽃향기가 묻어나는 것은 어떨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한다는 말은 귀에 딱지가 내리도록 들어왔던 말이다. 그런데, 그런 말이 어린 나이에만 적용되는 것일까? 아니다, 오히려 나이가 들어서 더욱 경계해야 할 일이 바로 그것이다. 정의로운 사람은 아니라도 일반적인 윤리나 사회의 공정한 상식을 외면하면서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사람을 가까이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을 경계해야 하는가? 공자는 見利思義(견리사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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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필담(小心筆談)

지난 주 한국에서는 길고 긴 추석 연휴가 있었지요 맹숭맹숭한 기분으로 지낸 베트남의 생활에서는 조금은 이질적으로 들리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민족은 음력 8월 보름날을 추석 한가위라는 이름으로 일년 중 최고의 명절로 즐깁니다. 한가위라는 이름이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추석을 글자대로 풀이하면 가을 저녁이라는 말이지요. 신라 중엽 이후 한자가 성행하게 된 뒤 중국인이 사용하던 중추와 월석이라는 말을 합해서 축약하여 추석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나아가서는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뜻이라고도 합니다. 맘대로 의역을 한 것이지요. 아무튼 달이 유난히 밝은 명절이 바로 추석 한가위입니다. 그런데 한자어인 추석은 쉽게 의미가 와닿기는 한데, 한가위라는 우리말은 오히려 뜻에 대한 의문이 생깁니다. 한가위는 무슨 말인가요? 한가위의 한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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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보다 고추장이 많은 한국의 체육단체

100년 만에 돌아온 파리 올림픽이라는 2024 파리 올림픽이 막을 내렸습니다. 한국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로 총 32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종합순위 8위를 차지했습니다. 8 위라는 순위는 세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 국력과 유사한 순위인 듯합니다. 덕분에 올림픽이 열리는 수주동안 즐거웠습니다. 오늘은 파리 올림픽을 치르면서 느낀 점을 얘기해 볼까 합니다. 100년 만에 파리로 돌아온 올림픽이라는 설레는 구호를 앞세우고 시작한 파리 올림픽, 그러나 프랑스의 행사 진행은 그동안 감춰두었던 프랑스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프랑스는 좀 과대 평가된 선진국인 아닌가 싶습니다. 각종 행사를 준비하는 그들의 역량이나 강 오염, 도시에 소매치기가 널뛰는 사회적 불안 등을 보며 선진국이란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기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파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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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교체

지난 주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이 자신이 속한 토트넘 축구팀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여 세간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요즘 한국 축구협회의 유래 없는 잡음을 만들고 있는 상황에 축구 선진국인 영국의 토트넘과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의 출현은 신성한 울림과 자성의 시간을 갖게 합니다. 특히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의 젊은 선수, 젊다 못해 어린 10대 선수들의 활약은 토트넘의 내일을 밝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사건이었습니다. 비록 손흥민은 이제 축구선수로서는 황혼기에 접어들었지만 토트넘의 성공적인 세대교체로 인해 오히려 더욱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란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젊은 패기에 손흥민의 경험이 가미되어 더욱 강한 팀이 될 것이라는 것이죠.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조직이나 단체나 하다못해 가족이라 해도 피하지 못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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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휴식

우리의 삶에는 휴식이 없습니다. 세상의 시간이 멈추지 않는한 우리의 생은 지속됩니다. 생이 지속되고 숨 쉬고 있는 한 우리는 여전히 삶의 흐름에서 떠나지 못합니다. 그런데, 가끔 아주 가끔 세상은 여전히 돌아가는데 자신은 그 세상의 흐름에서 잠시 벗어나 홀로 멈춘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마치 강제로 독방에 갇혀 세상과 유리된 채 일정시간을 보내는 것과 유사한 경험입니다. 세상과 유리된 채 지낸다는 게 결코 권장할 만한 유익한 경험은 아니지만 세상일이 다 그렇듯이 이 역시 살아가며 일어나는 일이다 보니 음양의 양면이 존재하며 나름대로 위로가 될만한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한국의 대부분의 남정내들은 이렇게 세상과 격리된 세월을 의무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군목부를 갖습니다. 아마도 누구나 경험하셨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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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에게 주어진 새로운 기회

“나무가 늙었다고 늙은 꽃이 피는 것이 아니다. 오래된 나무일 수록 더욱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며칠 배앓이를 하며 기력을 잃어가는 필자에게 번뜩 정신을 차리게 해주는 참신한 문장이 카톡으로 들어왔습니다. 매일 아침 안부 인사 겸 좋은 글을 보내주는 지인들이 몇 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아침마다 그런 톡을 받아서 알겠지만 사실 그리 눈 여겨 읽어보지는 않지요. 그저 스쳐 지나듯이 보고선 보낸 지인의 얼굴을 한번 떠올리곤 넘기는 게 고작인데 오늘의 글은 뭔가 새로웠습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의미로도 들렸습니다. 한국에 돌아간 후배가 어느 날 안부를 묻는 대화 도중에 선배님의 왕성한 필력을 존경합니다. 라는 말을 보냅니다. 또 베트남에서 뒤늦게 공부에 매진하며 가끔 사무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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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칼럼-베트남에서 위험한 만남

씬짜오베트남을 구독해야 할 이유! 어느 드라마인가에서 본 기억이 있는데, 어느 어르신이 하는 말, 살면서 누구를 만나는가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며, “날파리를 만나 따라다니면 화장실 근방에나 서성댈 것이고, 꿀벌을 만나면 향기 가득한 꽃밭을 거닐 게 된다” 고 말합니다. 아주 당연한 소리지만 다시 돌아보면 깊이 공감이 가는 말 아닌가요? 새로이 베트남에 진출하신 분들은 특히 새겨두어야 할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만남이 인생을 좌우한다는 말을 믿는다면, 베트남과 같은 이국에서의 만남은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이국에서의 만남은 모두 성인이 된 후에 갑작스레 이루어지는 것이라 상대의 뿌리를 모릅니다. 너저분한 뿌리는 흙탕물에 감추고 아름다운 꽃과 깨끗한 잎사귀만 보여주는 로터스(연꽃)와 같이,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그 속을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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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은 버리는 것

하필이면 왜 베트남인가를 생각해보신 적이 없나요?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인의 마음에는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찾아 간다는 선진국과는 다른 개인적 사연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베트남 한인사회의 역사는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얼핏 듣기에는 그저 무모하기도 하고, 지나치게 도전적이기도 하고, 혹은 낭만으로 가득 수 놓아진 온갖 이야기들이 교민들의 가슴에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베트남에서 생을 이어가는 우리 교민들에게 베트남은 그저 피상적인 삶의 풍요보다는 더 깊고, 차원이 다른 정서적 교감이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닌 각자의 서사에는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리는 변곡점이 대부분 이곳 베트남에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 변곡점은 직업의 선택일 수도 있고, 사람의 만남일 수도 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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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 Column-암연이일장 (闇然而日章)

암연이일장 : 처음에는 어두워 보이지만 점점 밝히 비춘다 얼마전 신진서 9단이 농심 배 바둑대회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서서 일본기사와 중국의 5기사를 모두 이기며 한국에 우승을 선사하자, 중국의 어느 유명기사가 신진서가 ‘암연이일장’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컬럼을 올려 바둑계에 화제가 되었습니다. “君子之道는 闇然而日章 (군자지도 암연이일장)하고, 小人之道는 的然而日亡 (소인지도 적연이일망)”하니라. 라는 중용에서 가져온 이 ‘암연이일장’이라는 글귀는 전설적인 바둑 기사인 오청원 9단이 이 글귀가 새겨진 부채를 들고 대국에 임했다고 하여 세간에 알려진 글귀입니다. 군자의 도는 처음에는 어두워 보이지만 점점 밝히 비춘다는 뜻입니다. 오청원 9단에 대하여 혹시 알지 못하시는 분을 위해 사족 같은 짧은 설명을 붙인다면, 그는 중국 푸젠성 출신으로, 20세기 초반 혜성같이 등장해서 일본의 바둑 명가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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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없는 목표.

최근 들어 축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습니다. 손흥민을 비롯한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등 유럽 리그의 톱글라스 팀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는 한국 선수의 등장이 그런 관심을 불러온 듯합니다. 덕분에 요즘은 주말의 즐거움 중에 하나가 축구경기를 시청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축구라는 운동이 가진 특별한 문화를 체득하며 배우는 중입니다. 최근에는 손흥민이 뛰고 있는 토트넘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보내고 있는데, 그 팀에 새로운 감독 호주인 포스테코글루는 양반의 행보가 특히 관심거리 중에 하나입니다. 그가 팀에 들어와 수비축구의 대명사인 토트넘을 공격 축구의 표본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성적도 상위권으로 올려 놨습니다. 그런 포스테코글루의 감독에게 기자들이 늘 묻습니다, 무슨 목표를 갖고 있는가를 말입니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가, 주제에 어울리게 4위를 목표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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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필 칼럼-“소년등과 小年登科”

중국 송나라 유학자 정이(程頥)는 인생에 ‘세 가지 불행(人生 三不幸)’이 있다고 했다. 먼저 소년등과 일불행(小年登科 一不幸)이다. 어린 나이에 이룬 성공이 오히려 불행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갑작스런 성공으로 교만과 독선에 빠지기 쉽고, 세상이 제 손안에 있는 듯이 함부로 행동하다가 원성을 살 일이 많아지며 결국 패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경고가 담겨있다. 이어 석부형제지세(席父兄弟之勢)가 두번째 불행이다. 대단한 부모와 형제를 두고 태어난 것을 뜻한다. 요즘 세상에서 말하는 금수저처럼 재벌 집안이나 권세가에서 태어난 신분에 대한 경계다. 스스로 이룬 것이 아닌 부모, 형제의 부와 권세는 영원하지 않으며 자기 것도 아니다. 이 역시 노력없이 들어온 가치를 자기의 것인양 자만하지 말라는 얘기다. 끝으로 유고재능문장(有高才能文章)이다. 타고난 재주와 뛰어난 문장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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