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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훈련, 영어로는 Image Training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심상훈련’이라는 한글 표현이 훨씬 품위 있고 마음에 와닿습니다. 정식 용어는 Imagery Training 혹은 Visualization이죠.
오늘은 골프에서 이 심상훈련이 어떻게 스윙과 자신감을 바꾸는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심상이란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마음속으로 어떤 경험을 떠올리거나 새로 만들어 내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심상 훈련(Imagery Training)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어떤 목표를 갖고 목표 수행의 모습을 상상 속에 그리는 것입니다. 간단히 말해, 몸을 쓰지 않고 뇌만으로 연습하는 훈련법입니다.
이런 심상 훈련이 효과적인 이유는 근본적으로 인간 뇌의 단순함에 기인합니다. 인간의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상상으로 뇌에 주입한 경험을 뇌는 실제로 인식하고 신경회로에 기억시킵니다.
지난해만 해도 시간이 나는 대로 골프 연습장을 가끔씩 다니며 연습하곤 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거의 발길을 끊었습니다. 제가 한동안 다니던 야외 연습장의 공이 너무 오래된 탓에 연습장 공으로는 제 거리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 연습이 오히려 스윙을 망칠 수 있다는 생각에 연습장 출입을 끊었는데, 그렇게 한 6개월이 지나자 흥미롭게도, 연습을 쉬었다고 해서 스코어가 나빠지지는 않았습니다.
연습장을 안 다니고 집에서 빈스윙을 하면서 이미지 훈련을 조금씩 하고, 필드에서도 스윙 이미지를 염두에 두고 플레이를 해 봤는데, 그런 이미지 트레이닝이 도움이 되었는지 요즘은 연습장 다닐 때보다 오히려 스코어가 더 좋습니다.
어찌된 현상인지 저도 놀랄 정도입니다.
이런 현상은 운동뿐만 아니라 우리 삶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사장이 되고 싶은 젊은이라면 이미 사장된 것 같은 이미지를 주입시키면 뇌는 이미 그를 사장으로 인식하고 그에 어울리는 행동을 요구한다는 것이지요. 그런 훈련이 반복하다 보면 이미 사장이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되지요.
연예인들도 이런 훈련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무대 공포증을 해소하기 위해 무대에서 자신있는 모습으로 연기를 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다 보면 뇌는 그것을 실제로 인식하여 신경회로에 기억하여 스스로 자신있는 연기자나 연예인이 된다는 것이지요.
이런 현상을 많은 책에서 다양한 용어로 설파합니다. 끌어당김이라는 용어로 사용되기도 하고, 시크릿, 몰입의 힘이라고도 불리기도 하고, 긍정의 힘으로도 쓰여지기도 합니다. 다양한 용어로 여러가지 시험을 하지만 다 상상의 힘이 만들어내는 믿기 힘든 결과입니다.
이렇게 상상만으로 삶을 바꿀 수 있는 위대한 힘의 근거는 바로 뇌의 단순함, 상상과 실제를 구분하지 못하는 뇌의 특성에 기인합니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이야기가 있지요.
베트남전 당시, 미군 조종사 제임스 스톡데일은 8년간 포로로 잡혀 있었습니다. 그는 매일 머릿속에서 고향의 골프장을 걸으며 스윙을 그렸다고 합니다. 자유를 되찾은 뒤 실제로 골프를 쳤을 때, 놀랍게도 그의 실력은 줄지 않았습니다. 상상 속 라운딩이 현실의 감각을 그대로 지켜준 것이죠.
이후 그의 이름을 딴 ‘스톡데일 패러독스’는 심상훈련의 위대한 힘을 상징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뇌의 단순함을 이해하고 골프에서도 이를 연습에 활용한다면 실제 연습 못지 않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실제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나요?
먼저 자신의 스윙 이미지가 머리 속에 각인되어야 합니다.
자신의 스윙 모습을 제대로 본적이 있나요? 많은 이들이 자신의 스윙을 찍은 동영상을 보면 크게 실망합니다. 자신의 머리 속의 스윙 모습과 너무 달라서입니다.
그렇다면, 일단 자신의 스윙을 동영상으로 확인하여 자신의 엉성한 스윙 폼의 현실을 인정한 후, 자신의 생각과 다른 부분을 교정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자신의 실제 스윙 모습을 확인하고 전체적인 교정을 시도를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부분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달라진 스윙을 만들어가며 그 이미지를 머리 속에 각인시킵니다. 그리고 멍청한 우리 뇌에게 이게 내 스윙이야, 기억해 둬 하면 세뇌를 시킵니다.
그런데 이렇게 상상으로 교정한 스윙은 실제로 필드에서는 적용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공이 없는 빈 스윙과 공을 실제로 때리는 진짜 스윙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한 탓입니다. 실제로 공이 있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엄청납니다. 아예 다른 스윙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이 차이를 깨닫는 것이 진짜 이미지를 형성하는 첫걸음이 됩니다. 그래서 연습 스윙도 반드시 공이 있다는 것을 상상하며 해야합니다.
저는 필드에 나가서 스윙을 하기 전에 항상 두 번의 연습 스윙을 합니다.
첫 번째는 리듬을 느끼기 위한 스윙, 두 번째는 임팩트 순간을 상상하며 실제 공을 치는 듯한 스윙입니다. 이렇게 하면 공이 ‘있는 듯한’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실제 스윙에서도 같은 리듬으로 스윙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샷을 하면서 머리 속에 이미지가 없는 것은 목표가 없는 스윙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목표 없는 스윙은 가끔 어이없는 실수를 만들어 내곤 합니다. 자신이 구사하고자 하는 스윙을 머리 속에 그리고 그대로 구현하려는 노력이 골프를 한층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습니다.
공을 수천 번 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머릿속에서 단 한 번의 완벽한 스윙을 그리는 힘이야 말로 진짜 ‘가성비 최고의 연습’일지 모릅니다.
오늘부터 잠들기 전, 마음속 필드에서 멋진 샷을 날려보세요.
내일의 스윙은 이미 그곳에서 시작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