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계·장비 140억달러, 섬유·의류 160억달러, 컴퓨터·전자 136억달러 등 주력업종 전반 호조

미국 행정부의 상호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베트남의 대(對)미국 수출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인사이드비나지가 14일 보도했다.
베트남 해관국(세관)에 따르면, 올해 1~9월 대미 수출액은 1120억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최근 상호 관세와 세계 경제 불안 등을 감안하면 인상적인 실적이다.
품목별 수출액은 기계·장비·공구 및 부품이 140억달러로 30% 증가했다. 섬유·의류는 높은 수요와 동시에 비(非)중국 공급업체에 대한 선호도 증가로 인해 20% 늘어난 16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외 삼성전자와 LG, 폭스콘, 인텔 등 글로벌 IT기업의 주도로 컴퓨터·전자제품 및 부품 수출액이 136억달러로 급증했다. 다음으로는 신발이 15% 증가한 86억달러를 기록했고, 목재 및 목제품 또한 72억달러로 10% 증가했다.
이에 대해 목재 수출업계는 미국 주택 시장 부진으로 침체기를 겪은 후 올 들어 월마트와 코스트코, 홈디포 등 주요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고급 가구 주문이 다시금 유입되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1일 베트남을 포함해 68개국 및 유럽연합(EU)에 대한 국가별 상호 관세율을 조정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당시 서명으로 미국에 대한 베트남의 상호 관세는 기존 46%에서 20%로 인하됐다.
앞서 미국 행정부가 베트남에 대한 고율의 상호 관세를 예고하자, 베트남 기업들은 대미 수출을 유지하기 위해 현지 공급업체 물색과 원산지 추적 시스템 구축, 지속가능성 인증서 신청 등의 조치를 취해온 바 있다.
이에 대해 응웬 짠 프엉(Nguyen Chanh Phuong) 호치민시수공예목재산업협회 사무총장은 “우리 기업들은 국산 자재 사용을 확대함으로써 국산화율을 높이며 새로운 무역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며 “베트남 제품은 뛰어난 품질과 가격 경쟁력으로 미국 소비자 사이 선호도를 높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주요 의류업체 중 하나인 비엣탕진(Viet Thang Jean)의 팜 반 비엣(Pham Van Viet) 회장 겸 CEO는 “관세로 인해 대미 수출이 잠시 타격을 입었으나, 투명성과 추적성 개선 조치를 취한 뒤 현재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또한 원산지 기준을 충족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3년 내 국산화율을 현재 50%에서 8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수출업체들은 △미국 내 인플레이션 둔화 △현지 소비 지출 증가 △다국적 기업들의 공급망 다각화 전략 등을 대미 수출 증가세의 배경으로 꼽았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 베트남 공상부는 “현재 추세를 감안할 때 올해 대미 수출은 1250억~13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통해 베트남은 싱가포르에 이어 동남아 두 번째 미국의 무역상대국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일부 산업협회는 “미국이 무역 사기와 환적 수출 등을 억제하기 위해 검사를 강화할 수 있으며, 철강과 목재, 배터리, 친환경 에너지 제품 등에는 품목 관세를 인상할 수 있다”며 정부 당국의 적절한 대응을 촉구했다.
인사이드비나 2025.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