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아선호 현상’ 여아 100명당 남아 111명, 자연성비 크게 상회
베트남이 딸 둘을 둔 가정에 현금 등 물질적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저출산 고령화와 더불어 출생 성비 불균형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데 따른 조치라고 인사이드비나지가 14일 보도했다.
다오 홍 란(Dao Hong Lan) 보건부 장관은 지난 11일 열린 세계 인구의 날 행사에서 이 같은 지원안을 담은 인구법 초안을 공개했다. 인구법 초안에는 두 딸을 둔 가정에 현금 또는 지역 상황에 맞는 생활용품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란 장관은 “지난 2022년 2.01명이던 베트남의 합계출산율은 이듬해 1.96명으로 줄어든 뒤 지난해 1.91명으로 사상 최저치까지 추락했으며, 앞으로도 감소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인구 감소와 남아 과잉이라는 이중고를 벗어나기 장기적으로 인구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각 가정 두자녀, 특히 여야를 낳도록 장려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보건부는 오는 12월 인구법 초안을 정부사무국에 제출한 뒤, 심의 및 의결을 위해 내년 중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이후 베트남의 출생 성비는 여아 100명당 남아 111명으로 자연 성비를 크게 웃돌고 있다. 출생 성비는 각국의 문화나 사회적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만 통상 자연적인 남녀 출생 성비는 105명으로 여겨진다. 출생 성비가 106을 넘어서는 경우, 성 선택에 대한 인위적인 개입이 발생하고 있음을 뜻한다.
지역별(행정구역 통폐합전) 출생 성비는 박닌성(Bac Ninh)과 빈푹성(Vinh Phuc) 118.5, 하노이 118.1, 흥옌성(Hung Yen) 116.7등 주로 북부 지역의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다. 반면 남부 지역은 105~108명으로 비교적 자연 상태에 가까운 성비를 나타내고 있다.
통계국(GSO)에 따르면 현재 출생 성비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2034년 베트남의 15~49세 남성 인구는 여성보다 150만명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9년뒤면 베트남 남성 150만명이 제 짝을 찾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다. 이 숫자는 2059년 180만명까지 늘어 사회 불안정과 인신매매 증가, 결혼 시장에 대한 심각한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출생 성비 불균형의 상당 부분은 오랜 기간 지속되어 온 남아선호 현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구당국은 “이러한 현상은 대를 잇기위해 아들이 있어야 한다는 관념과 조상숭배 유교문화, 가정·사회에서 여성의 역할 과소평가 등에 기인한 것”이라며 “이와 함께 태아 성감별 등 의료서비스 접근성 개선이 성별에 따른 낙태 증가로 이어져 출생 성비 불균형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보건부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태아 성(性) 선택에 대한 인위적 개입을 막기 위해 관련 의료 행위에 대한 과태료를 최고 1억동(3829달러)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인구법 초안에 담았다. 현재 처벌 수위로는 위법 억제가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다.
베트남은 성비 불균형에 따른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출생 성비를 109로 완화하는 것을 단기적인 목표로 세운 상태다.
인사이드비나 2025.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