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찾은 코참은 참 보기 좋았다. 수년 전 총 영사관 별관을 한 귀퉁이 좁은 사무실에서 회장실조차 없어 회장이 회의 테이블에 앉아 업무를 보던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천지개벽을 한 셈이다. 변한 것은 사무실만이 아니었다. 새로운 수장 역시 젊은 피로 새롭게 수혈되었다. 그 젊은 피를 만났다.
베트남한인상공인연합회(이하 코참)의 수장으로서 김년호 회장은 어떤 비전을 품고 있을까? 그의 연혁과 코참 회장으로서의 행보, 그리고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눠봤다.
김년호 회장의 베트남 흔적
김년호 회장은 이제 50대 초반이라는 젊은 나이에 비해 베트남 경제계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온 인물이다. 2009년 <스피드 비나> 라는 섬유업을 시작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그는 현재 유제품 관련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전임 최분도 회장 임기동안 코참 수석부회장과 롱안코참 회장을 역임하며 한인 경제단체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고, 올해 초 코참의 제15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가 맡았던 롱안지역 협의회는 그가 나서기 전까지 만해도 코참의 존재조차 인식하지 못한 지역이었다. 그는 불모지에 번듯한 조직을 만들어 새로운 지역 협의회로 중앙에 진출하였고, 결국 코참 수장의 모습으로 자신을 변모하며 뜻을 펼치고 있다.
“코참과 회원사 간 소통을 강화하고,
대내외 교류를 활성화해 회원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
15대 회장으로의 비전과 목표
김 회장은 취임사에서 “코참과 회원사 간 소통을 강화하고, 대내외 교류를 활성화해 회원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말은 코참 홈페이지 인사말에 그대로 실었다. 그의 인사말을 짚어보며 그의 포부를 들어보자.
김회장은 2004년 설립되어 온 코참을 이제는 진정한 역할이 안착되는 기간으로 삼겠다며 내세운 구체적인 목표로 첫째, 회원간의 소통강화를 내세웠다. 온라인 어플을 개발하여 정보를 전달하고 회원간의 대화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둘째, 대내외 교류 촉진을 내세웠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회원사나 한국기업들이 참여하는 전시회나 관련 행사를 추진하고, 베트남 정부나 각국의 경제단체들과의 교류에 앞장서서 함께 협력하며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코참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셋째로, 이익이 되는 코참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 말은 코참이 수익을 남기겠다는 말이 아니다. 코참 회원이 됨으로 실질적인 이익이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그 중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회원카드의 활성화다. 최고의 한인경제 커뮤니티가 되는 비전을 안고 회장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포부다.
세계 최고의 교민 경제단체 베트남 코참
김회장을 인터뷰한 기자는 교민미디어의 입장에서 코참의 태동부터 지켜온 한인사회 1세대로서 자연스럽게 베트남 한인사회와 여타 다른 국가의 교민사회를 비교해보게 되는데, 베트남 한인사회가 세계최고라는 내놓을 만한 몇 가지가 있다. 그 중에 하나가 경제단체의 활약이다. 베트남 코참은 세계 교민사회의 모범이다. 코참만이 아니다 옥타 역시 그렇다. 세계 어느 교민사회에서도 이런 활발하고 실질적인 조직을 운영하는 경제단체를 본적이 없다며 수많은 세계 교민 미디어가 입을 모아 칭찬한다.
그런 세계 최고의 교민 경제단체를 새롭게 운영하는 김회장의 취임사에는 코참을 통해 회원사들의 실질적인 성장과 발전을 돕는 것을 행동지침으로 한인 경제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리더가 되겠다는 개인적 포부도 담고 있다. 그는 코참이 단순한 경제단체를 넘어 회원사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베트남 정부 및 유관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회원사들의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는 특히 젊은 기업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베트남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젊은 창업자들이 겪는 수많은 어려움, 법률, 세금, 인프라 문제 등 다양한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코참이 이들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취임 후 7개의 실무 위원화를 조직했다.
김회장은 새롭게 구성된 조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으로 경제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며 7대 실무 위원회를 조직한 포부를 밝혔다. 일단 조직이 구성되었으니 이제 반은 이룩한 셈이다. 그의 실행력을 기대해본다.
코참의 다양한 지원 활동
김 회장은 최근 호치민한인회에 발전기금 5천만동을 전달하며 교민 사회의 안정적 운영과 성장을 지원했다. 그는 “한인 사회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때, 기업들도 더욱 성장할 수 있다며, 코참은 단순한 경제단체가 아니라, 한인 사회 전체의 발전을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호치민시 정부와 협력하여 수출세 환급 절차 개선, 항만 인프라 수수료 조정, 한국국제학교 시설 확장 지원, 투자 허가 절차 간소화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진출 업체의 최대의 화두, 부가세 환급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
특히 김회장은 최근 한국 기업들의 부가세 환급 문제가 베트남에서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부가세 환급문제를 시급한 사안으로 다루고 있다. 삼성전자 호치민(SEHC)이 330억 원 규모의 부가세 환급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대표적인 사례다. 김년호 회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베트남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력하며 절차 개선을 건의하고 있다. 그는 “빠른 부가세 환급 처리 정책은 기업이 자본을 유연하게 회전시키고 투자를 확대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 라며 조속한 절차 개선을 당국에 요청했다.
또한 그는 원자재 공급업체와의 내국수출입 (On-spot export and import) 활동과 관련해 부가세 환급 지연이 많은 기업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러한 절차상 문제는 베트남 제조업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지원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신속한 절차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정책적 문제에 대하여는 베트남에 진출한 각국의 경제인 단체들과 협력을 강화하여 공동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회장은 미국의 암참이나 유로참 또 베트남 현지 경제인 협의회와 논의하면 경제현안을 함께 풀어가려 노력하고 있다. 요즘 한국 경제인들의 네트웍은 기성세대와는 달린 제한이 없는 듯하다.
젊은 기업가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김 회장은 젊은 기업가들에게 “도전하라, 그리고 함께 성장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사업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협력하며, 함께 성장해야 한다. 코참은 단순한 경제단체가 아니라, 회원사들이 서로 협력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젊은 기업가들이 코참을 적극 활용해 사업을 성장시키길 바란다.”
그는 또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사업을 항상 실패를 동반한다. 이는 필연이다. 실패를 경험하지 않은 사업은 존재하지 않다고 봐도 된다. 하지만 실패는 끝이 아니다. 실패를 통해 배우고, 다시 도전하면 된다. 베트남 시장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젊은 기업가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도록, 코참이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다.”
새롭게 단장한 코참센터
코참은 지난 2023년 3월에 코참 센터를 개관하며 회원사 지원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호치민시 7군에 위치한 이 센터는 공유 오피스, 미팅룸, 세미나 공간 등을 갖추고 있으며, 회원사들이 네트워킹과 정보 교류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그동안 한국의 진출기업을 대리하는 코참 사무실이 너무 협소하여 손님이 찾아와도 응대할 장소가 마땅치 않았는데, 새로 개장한 사무실로 코참의 업무가 더욱 효율화 되고 회원들의 행사에도 사용할 수 있는 세미나 실이나 기타 공간이 있으니 필요하신 회원들은 적극적으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김년호 회장의 기본적 업무 방향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김 회장은 “코참은 회원사들의 성장과 발전을 돕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는 큰 틀안에서 제 임기에는 실무적인 도움이 되는 기반을 닦아 두는데 주력하겠다”며 회장으로서 업무 방향을 분명하게 밝혔다. 김회장은 올해 53세, 서울 토백이로 이대 부고를 거쳐 외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