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노인 인구의 87.7%가 최소 한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가운데, 폐렴구균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호흡기 감염병이 더해지는 ‘이중 질병’ 현상이 환자와 보건 시스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21일 호찌민시에서 열린 ‘2026 호찌민 호흡기학회 연례 학술대회’에 참석한 800여 명의 전문가들은 고령층의 호흡기 질환 예방과 관리 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보건부의 2026년 감염병 예방 관리 계획에 따르면, 올해 초 폐렴구균 질환과 RSV 감염 위험이 고령층과 기저질환자를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특히 폐렴구균은 현재 베트남 내 지역사회 획득 폐렴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며,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160만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RSV 바이러스 역시 노인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75세 이상 고령층에서 입원율이 가장 높았으며, 베트남 내에서도 2020~2025년 사이 RSV로 인한 급성 호흡기 감염 건수가 약 450만 건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혈관 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당뇨병 등을 앓는 노인이 감염될 경우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태국 마히돌 대학교의 핀요 라타나움파완 교수는 학술대회에서 “폐렴구균 질환은 일반적인 생각보다 노인들에게 훨씬 흔하며, 특히 만성질환자들에게서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베트남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직면한 공통 과제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급성기 치료를 넘어 조기 위험 평가를 바탕으로 한 통합적인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호찌민 호흡기학회 회장인 쩐 반 응옥 부교수는 “이번 컨퍼런스는 최신 과학적 진보와 임상 경험을 공유하는 중요한 기회였다”며 화이자 베트남 등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높이 평가했다. 학계는 급속한 고령화에 대비해 사회적 자원을 동원하고 전문적인 지침을 현장에 적용함으로써 지역사회의 호흡기 건강관리 수준을 한 단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