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휴 길수록 유기 급증… 동반여행·위탁·재택돌봄
중 선택해 책임있게 보내야
2월 15일부터 베트남의 길고 긴 구정 (뗏) 연휴가 시작된다. 최대 10일의 긴 연휴를 앞두고 여행과 귀성 준비가 한창이지만, 반려동물 유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 농림축산검역본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추석 연휴 6일간 전국에서 1000마리의 반려동물이 버려졌다. 하루 평균 167마리꼴이다.
연간 유기동물 수는 2021년 11만8273마리에서 2024년 10만6824마리로 감소 추세지만, 명절 연휴는 예외다. 연휴가 길수록 유기되는 동물이 급증한다는 게 일관된 통계다. 이번 설 연휴도 6일로 긴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연휴 길수록 버려지는 동물 급증…세계적 현상
최근 4년간 한국의 명절 연휴 유기동물 통계를 보면 연휴 기간과 유기 건수의 상관관계가 뚜렷하다. 연휴 4일이었던 2022년 추석엔 560마리, 5일이었던 2021년과 2024년 추석엔 각각 583마리와 612마리가 구조됐다. 하지만 6일 연휴였던 2023년 추석엔 1000마리로 급증했다. 설과 추석을 합치면 매년 1000마리 안팎의 동물이 명절 연휴에 버려진다.
이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동물보호협회(ASPCA)에 따르면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보호소 입소 동물이 평소보다 30% 증가한다. 프랑스 동물보호단체 SPA는 여름휴가철과 연말연휴 기간 유기동물이 연간 10만 마리 중 약 4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베트남도 예외가 아니다. 하노이의 동물구조단체 ‘산나니으쪼'(Sân Nhà Nhiều Chó) 관계자는 “설 명절 기간마다 구조 요청이 급증한다”며 “위탁 시설에 맡긴 후 찾아가지 않는 사례도 빈번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 위탁 시설에선 티베탄 마스티프가 1년 넘게 주인을 기다렸고, 콜리 한 마리는 주인이 1개월 만에 “찾아가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베트남 전역에서 연간 약 500만 마리의 개와 100만 마리의 고양이가 식용으로 도축되는 상황에서, 반려동물 유기는 더욱 심각한 문제다. 국제동물보호단체 포포스(FOUR PAWS)는 “베트남에서 반려동물을 길거리에 버리는 것은 사실상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한국 처벌은 ‘솜방망이’… 선진국은 징역형까지
한국은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동물 유기 시 3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지만, 실제 법정에선 집행유예가 대부분이다. 반면 해외 주요국의 처벌 수위는 훨씬 강력하다.
프랑스는 2021년 동물복지법 강화로 동물 유기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4만5000유로(약 6700만원) 벌금을 부과한다. 특히 여름휴가철 ‘동물은 짐이 아닙니다(Un animal, ce n’est pas un bagage)’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치며 유기 예방에 나선다.
독일은 동물 입양 전 자격시험을 의무화하고, 입양 후에도 지자체가 정기적으로 사육 환경을 확인한다. 동물 유기 시 최대 2만5000유로(약 3700만원) 벌금과 3년 이하 징역형이 가능하다. 영국은 2006년 동물복지법 제정 이후 동물 유기자에게 최대 5년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으며, 향후 동물 사육을 금지하는 명령도 내릴 수 있다.
미국은 주마다 다르지만 캘리포니아주는 동물 유기 시 최대 6개월 징역과 500달러(약 70만원) 벌금을 부과하며, 뉴욕주는 1년 징역과 1000달러(약 140만원) 벌금이 가능하다. 일본은 동물애호관리법에 따라 동물 유기 시 100만엔(약 92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
심지어 베트남은 2021년 동물 학대에 대해 100~300만 동(약 5만5000원~16만5000원) 벌금을 부과하는 법을 통과시켰지만, 동물보호단체들은 “실효성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구조단체들이 법인격이 없어 공식적인 활동에 제약을 받고, 집행 기관도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설 연휴 반려동물과 보내는 세 가지 방법
생명을 버리는 비극을 막으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동반여행이다. 대중교통 이용 시 반드시 이동장이 필요하며, 자가용 이용 시에도 이동장 사용은 필수다. 교통안전공단은 “자가용을 타는 경우에도 이동장을 이용하거나 박스 등을 준비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대형견은 전용 안전벨트나 카시트를 착용해야 한다.
반려동물은 멀미로 구토할 수 있어 출발 2~3시간 전 금식이 권장된다. 전정기관이 흔들려 생기는 멀미를 줄이려면 며칠 전부터 차량에 익숙해지도록 준비하고, 평소 사용하던 사료 그릇·담요·간식을 챙기는 것이 좋다. 여행 전 이동장에 하루 몇 시간씩 들어가는 적응 시간도 필요하다. 장시간 이동 시 2~3시간 간격으로 창문을 열어 환기하고 휴식을 취하며 배변을 해결하도록 한다.

둘째, 동물호텔이나 펫시터 이용이다. 동물병원, 반려동물 카페 등에서 호텔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격은 1일 30만동에서~60만동 사이다 동물병원은 수의사와 간호사가 건강상태를 수시로 살필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실내 특성상 대형견은 받지 않는 경우가 많아 예약 전 확인이 필요하다.
여러 마리가 함께 지내므로 서열 싸움으로 인한 상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며, 반려인과 친밀도가 높은 반려견은 최소 3~6일 전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익숙한 물건과 가족 냄새가 남은 옷을 함께 보내고, 반려견은 홍역이나 파보 등 질병 항체 검사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펫시터는 반려인 가정에서 동물을 돌봐주는 서비스로, ‘고양이라서 다행이야’나 ‘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 등 반려동물 커뮤니티나 전문 앱을 통해 구할 수 있다. 훈련사·미용사 자격증 소지 여부를 확인하고, 미리 펫시터 집을 방문해 환경과 청결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반려동물의 건강상태와 습관, 개성 등을 잘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반 호텔보다 저렴한 편이다.

셋째, 재택 돌봄이다. 개는 혼자 있는 시간이 1박 2일을 넘기면 좋지 않지만, 고양이는 1~2일이면 환경 변화보다 자신의 공간에 머무는 것이 낫다.
고양이는 집사가 집을 비우면 며칠간 식음을 전폐하는 경우도 있어 연휴 전 캔 등으로 영양보충을 해주는 것이 좋다. 물그릇과 사료를 3~4개 더 준비해 집안 곳곳에 배치하고, 화장실 모래도 넉넉히 쌓아둬야 한다.
개는 사료를 한꺼번에 먹을 수 있어 타이머 자동 배식기를 사용한다. 급식기는 바닥이 뜨거우면 좋지 않으니 카펫을 깔아 시원하게 유지해야 한다. 분리불안을 겪는 반려견은 실내에 ‘실수’를 할 수 있어 곳곳에 배변 패드를 깔아두는 것이 좋다.
불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화장실 불을 켜두는 등 간접 조명을 권장한다. 모든 준비를 마쳤더라도 주변 지인에게 하루나 이틀에 한 번씩 살펴봐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안전하다.

명절음식은 ‘독’…스트레스·실종도 주의
명절음식은 반려동물에게 치명적이다. 기름진 육류와 전은 급성췌장염의 주요 원인으로, 구토·복통·설사를 보이며 심하면 다장기능부전에 이른다. 양파·마늘·파는 적혈구 산화손상으로 용혈성빈혈을 일으키고, 포도나 건포도는 급성신부전을 유발해 24~72시간 이내 무뇨 또는 핍뇨를 보일 수 있다. 떡이나 한과 같은 끈적이는 탄수화물은 위장 내 정체나 소장폐색을 유발해 최악의 경우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명절엔 가족·친척 방문이 잦고 환경이 분주하고 시끄러워 반려견이 스트레스성위장염이나 행동학적 문제를 나타낼 수 있다. 불안이 심하면 구토, 식욕부진, 공격성, 지나친 짖음까지 나타난다. 반려견이 쉴 수 있는 조용한 공간을 마련하고, 보호자가 낯선 사람과의 접촉을 조율해야 한다.
명절엔 대문이나 현관문이 자주 열려 반려견이 갑자기 뛰쳐나가 실종되는 사례가 많다. 이름표·연락처가 적힌 인식표 사용이나 마이크로칩 등록이 필수다. 문이 열릴 때마다 반려견을 따로 격리하는 것이 안전하다. 낯선 장소(시골집, 친척집 등)에선 도망칠 가능성이 커 반드시 목줄과 하네스를 착용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도주 후 교통사고나 십자인대파열, 피부열상 등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
폭죽소리와 큰 소음도 반려견에게 극심한 불안을 유발한다. 불안이 심한 강아지는 숨거나 떨고 심한 경우 과호흡이나 정형행동을 보인다. 조용한 공간을 미리 마련하고 필요하면 수의사와 상담해 안정제나 스트레스완화제를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응급병원 연락처 미리 확보 필수
긴 연휴 동안 동물병원이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아 응급상황에 대비해 연휴 중 운영하는 동물병원이나 응급센터 연락처를 미리 알아두는 것이 필수다. 기저질환으로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최소 1주일 분량 이상 미리 확보하고, 처방식도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반려동물은 가족이다. 여행의 불편함이나 비용 부담을 이유로 생명을 버리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책임감 있는 준비로 반려동물과 함께 행복한 설 연휴를 보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