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Brand – Cool Mate(쿨메이트)

-“메이드 인 베트남으로 세계 정복”을 노린다

-20㎡ 창고서 시작해 6년 만에 아마존 베스트셀러 등극

지난 8월 초, 베트남의 한 스타트업 창업자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현지 비즈니스계를 술렁이게 했다. “7개월 전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 제품이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습니다.”
주인공은 베트남 남성복 브랜드 쿨메이트(Coolmate)의 창업자 팜치뉴(Pham Chi Nhu·38). 그가 올린 제품은 여성용 요가 양말. 나이키, 아디다스는 물론 값싼 중국산 제품들이 각축을 벌이는 ‘레드오션’ 한가운데서 베트남 브랜드가 정상에 오른 것이다. 월 판매량 2만5000개, 7개월 만에 매출 100만달러(약 14억원) 돌파.
그의 도전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듯, 지난 11월 3일 쿨메이트는 한국 아웃도어 제조 대기업 영원(YoungOne)그룹의 벤처캐피털을 포함한 아시아 3개국 주요 투자사들로부터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싱가포르 정부투자청(GIC) 산하 테마섹(Temasek) 자회사인 버텍스그로스펀드(Vertex Growth Fund)가 주도하고, 일본 정부 지원 쿨재팬펀드(Cool Japan Fund), 한국 영원CVC(YoungOne CVC), 기존 투자사인 버텍스벤처스(Vertex Ventures SEA & India)와 카이러스캐피털(Kairous Capital)이 참여했다.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수백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한·중·일 3국을 제외한 아시아 스타트업으로는 이례적인 대규모 투자 유치다.

‘샤크탱크’서 시작된 성공 신화

2019년 6월, 하노이의 한 20㎡ 창고. 팜치뉴와 두 명의 공동창업자 응우옌반히엡(Nguyen Van Hiep), 응우옌호아이쑤안란(Nguyen Hoai Xuan Lan)은 그곳에서 남성용 티셔츠와 속옷을 포장하고 있었다. 세 사람 모두 30대 초반의 젊은 엔지니어 출신. IT 기업에서 일하던 이들은 “왜 베트남 남성들은 품질 좋은 기본 의류를 합리적 가격에 살 수 없을까”라는 의문에서 창업을 결심했다.
쿨메이트는 철저히 직접소비자판매(D2C) 모델로 설계됐다. 온라인으로만 판매하고, 유통 단계를 없애 원가를 낮췄다. 대신 제품 품질에는 타협하지 않았다. 유기농 면, 재활용 PET 섬유 등 프리미엄 소재를 사용하되, 베트남 로컬 공급망을 활용해 가격을 낮췄다.
하지만 초기 반응은 미지근했다. 창업 첫해 매출은 60억동(약 3억2000만원)에 불과했다. 전환점은 2020년이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들이 문을 닫으면서 온라인 쇼핑 수요가 폭발했다. 쿨메이트의 2020년 매출은 390억동(약 21억원)으로 전년 대비 6.5배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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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메이트 3명의 공동창업자의 모습

60일 반품 정책으로 신뢰 구축

2021년, 쿨메이트는 베트남판 창업 리얼리티 티비프로그램 ‘샤크탱크’에 출연했다. 팜 대표는 프로그램에서 쿨메이트의 차별화 전략을 강조했다. “60일 무료 반품, 양방향 무료 배송.” 베트남에서는 파격적인 정책이었다.
‘샤크’ 중 한 명인 응우옌호아빈(Nguyen Hoa Binh)이 50만달러(약 6억5000만원)를 투자했다. 이 자금으로 쿨메이트는 하노이와 호찌민에 생산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속옷과 양말 라인을 추가했다.
결과는 폭발적이었다. 2021년 매출 1400억동(약 75억원), 2022년 2930억동(약 157억원). 2년 연속 100% 이상 성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해 쿨메이트는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투자사들로부터 프리-시리즈A(110만달러)와 시리즈A(200만달러) 투자를 연이어 유치했다.

2023년 위기, 그리고 재도약

하지만 2023년은 시련의 해였다. 급격한 성장으로 인한 공급망 병목 현상이 발생했다. 일부 제품 라인을 일시 중단하고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베트남 패션 시장 전체가 코로나19 이후 소비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던 시기이기도 했다.”
구조조정 끝에 쿨메이트는 2023년 매출 33% 성장을 달성했다. 같은 해 베트남 국내 패션 브랜드 평균 성장률이 5%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였다. 이 회복세를 바탕으로 2024년 시리즈B 투자 600만달러(약 81억원)를 유치했다.
2024년 말 현재 쿨메이트의 누적 실적은 인상적이다. 총 주문 건수 500만 건 이상, 고객 수 70만명 이상, 판매 제품 400만 개 이상. 이 중 남성 속옷만 300만 장이 팔렸다. 업계에서는 쿨메이트가 베트남 남성 속옷 시장의 2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한국 영원그룹이 주목한 이유

이번 시리즈C 투자에서 눈에 띄는 점은 한국 영원그룹의 참여다. 영원은 노스페이스, 파타고니아, 컬럼비아 등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는 세계적 제조업체다. 방글라데시, 베트남, 중국, 엘살바도르 등에 70개 이상의 공장을 운영하며 연 매출 2조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쿨메이트는 베트남 현지 공급망을 철저히 최적화한 것으로 유명하다. 원단 조달부터 재단, 봉제, 포장, 물류까지 전 과정을 베트남 내에서 해결한다. 이를 통해 제품 기획부터 출시까지의 시간을 기존 3~4개월에서 4~6주로 단축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쿨메이트가 영원그룹의 생산 네트워크를 활용해 제품 라인을 확대하고, 영원그룹은 쿨메이트의 D2C 노하우를 벤치마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 정부펀드의 이례적 투자

일본 정부 지원 투자펀드인 쿨재팬펀드의 참여도 주목할 만하다. 쿨재팬펀드는 일본 문화 콘텐츠의 해외 확산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정부 기관으로, 주로 일본 기업이나 일본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하는 기업에 투자해왔다.
베트남 로컬 브랜드에 대한 투자는 이례적이다. 쿨재팬펀드 측은 “쿨메이트가 일본 캐릭터 콘텐츠를 활용한 공식 굿즈 개발 및 해외 시장 판매 확대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 시장에서 일본 IP에 대한 수요를 확대하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쿨메이트는 올해 초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활용한 한정판 티셔츠를 출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베트남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과 만화에 대한 인기가 높지만, 정품 굿즈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일본 IP는 동남아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팜 대표는 말했다. “쿨재팬펀드와의 협력으로 더 많은 정품 콜라보 제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됐습니다.”

아마존 정복기: “가격 경쟁은 하지 말라”

쿨메이트의 가장 극적인 성과는 아마존 미국 시장 진출이다. 올해 1월 첫 제품을 출시한 지 7개월 만에 베스트셀러 자리에 오른 것은 베트남 브랜드로는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아마존은 가장 투명하고 잔인한 시장입니다.” 팜 대표는 지난 10월 아마존 글로벌셀링 베트남 컨퍼런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고객들은 정직합니다. 제품이 좋으면 사고, 아니면 안 사요. 브랜드 인지도나 마케팅 비용으로 커버할 수 없습니다.”
쿨메이트의 아마존 진출은 치밀하게 계획됐다. 2024년 중반부터 미국 시장 조사를 시작했고, 2개월간 제품 준비 기간을 거쳐 2025년 1월 첫 발을 내디뎠다. 제품은 스포츠 양말. 남성용이 아닌 여성용 요가·필라테스 양말로 시장을 공략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출시 6개월 만에 월 매출 10만달러를 달성했고, 7개월째에는 해당 카테고리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현재 월 판매량은 2만5000개를 넘어섰다.
팜 대표는 아마존 진출을 준비하는 다른 브랜드들에게 세 가지 조언을 남겼다.
“첫째, 가격 경쟁을 하지 마세요. 중국 브랜드들과 가격으로 싸우면 누구도 이길 수 없습니다. 품질과 가치로 승부하세요.”
“둘째, 아마존은 마라톤입니다. 재정적 준비, 공급망 준비, 제품 준비, 운영 준비가 철저히 돼 있어야 합니다. 단기 수익을 기대하면 실패합니다.”
“셋째, 왜 아마존을 선택했는지 명확히 하세요. 남들이 하니까가 아니라, 우리 브랜드가 어디로 가고, 누구에게 팔 것인지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2026-2030 전략: 3대 성장 동력

시리즈C 투자금은 향후 5년간 쿨메이트의 3대 전략 추진에 투입된다. ‘고 우먼(Go Women)’, ‘고 글로벌(Go Global)’, ‘고 오프라인(Go Offline)’이다.
‘고 우먼’ 전략은 올해 3월 출시한 여성 액티브웨어 라인을 확대하는 것이다. 베트남에서 여성 스포츠웨어 시장은 연평균 25% 이상 성장하고 있다. 요가, 필라테스, 러닝 등 운동하는 여성들이 급증하면서 기능성과 스타일을 겸비한 제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쿨메이트는 2030년까지 전체 매출의 40%를 여성 제품에서 창출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여성 전용 디자인팀을 별도로 구성했고, 여성 고객 커뮤니티 ‘쿨우먼클럽(CoolWomenClub)’도 운영 중이다.
‘고 글로벌’ 전략은 아마존 성공을 발판으로 동남아시아와 미국 시장을 본격 공략하는 것이다. 현재 태국 시장을 테스트 중이며, 내년 상반기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진출도 계획 중이다. 203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 30%가 목표다.
“동남아는 우리의 자연스러운 확장 시장입니다.” 팜 대표는 말했다. “기후가 비슷하고, 소비자 특성도 유사합니다. 베트남에서 검증된 제품과 서비스 모델을 적용하기 용이합니다.”
미국 시장에서는 아마존 외에 자체 웹사이트를 통한 직접 판매도 준비 중이다. “아마존은 시장 테스트 도구입니다. 진짜 브랜드 파워는 우리 웹사이트에서 얼마나 팔리느냐로 증명됩니다.”
‘고 오프라인’ 전략은 가장 과감한 변화다. 순수 온라인 브랜드로 시작한 쿨메이트가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것이다. 첫 매장은 2025년 12월 호찌민에 오픈할 예정이다.
쿨메이트 매장은 ‘퍼포먼스 라이프스타일 데스티네이션’을 표방한다. 제품 판매는 물론, 러닝 클럽, 요가 클래스, 지속가능성 워크숍 등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오프라인 채널에서 전체 매출의 4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캠페인 아시아-퍼시픽 톱 브랜드 선정

쿨메이트의 성장은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마케팅 매체 캠페인 아시아-퍼시픽(Campaign Asia-Pacific)과 시장조사업체 퓨어프로파일(Pureprofile)이 공동 선정한 ‘2025 동남아시아 톱 패션 브랜드’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 목록에는 아디다스, 나이키, 유니클로, 자라, 디올, 샤넬, 루이비통 등 글로벌 명품 및 스포츠 브랜드 50개가 포함됐다. 베트남 브랜드로는 쿨메이트 외에 요디(Yody)와 비엣티엔(Viet Tien) 두 곳이 선정됐다.
특히 쿨메이트는 창업 6년차의 스타트업으로는 이례적으로 빠른 인지도 상승을 보였다. 요디는 2009년, 비엣티엔은 1967년 설립된 브랜드임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성과다.

Z세대 공략 비결: RACE 모델

업계에서는 쿨메이트의 성공 요인으로 ‘RACE 모델’을 꼽는다. Research(조사), Action(행동), Communication(소통), Evaluation(평가)의 네 단계로 이뤄진 마케팅 전략이다.
조사(Research) 단계에서 쿨메이트는 베트남 Z세대 남성들의 소비 패턴을 철저히 분석했다. 이들은 브랜드보다 가성비를, 광고보다 리뷰를,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선호했다. 또한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관심이 높았다.
행동(Action) 단계에서는 메타(Meta) 광고와 틱톡(TikTok) 광고에 집중했다. 짧은 영상으로 제품의 편리함, 깔끔함, 빠른 배송을 강조했다. 동시에 미니멀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Z세대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했다.
소통(Communication) 단계에서는 ‘쿨메이트 101’ 블로그를 운영했다. 패션 팁, 지속가능한 소비, 코디 제안 등의 콘텐츠로 SEO(검색엔진최적화)를 강화했다. 베트남의 주요 라이프스타일 매체인 비엣세테라(Vietcetera)와 케인14(Kenh14)에도 꾸준히 노출됐다.
평가(Evaluation) 단계에서는 데이터를 철저히 분석했다. 쿨메이트의 웹사이트 전환율은 7~9%로, 베트남 패션 브랜드 평균인 2.5~4%의 두 배 이상이다. 이는 메타 픽셀(Meta Pixel)과 이메일 자동화를 활용한 정교한 리마케팅 전략 덕분이다.

커뮤니티와 함께 성장

쿨메이트는 단순한 의류 판매를 넘어 커뮤니티 구축에도 힘써왔다. 2023년 쿨메이트는 베트남 전역 12개 러닝 이벤트에 파트너로 참여했다. 4만2000명의 러너들에게 러닝 의류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같은 해 진행한 ‘쿨메이트 케어 앤 셰어(Coolmate Care & Share)’ 프로젝트는 특히 의미 있었다. 프로모션 티셔츠 판매 수익금 15억동(약 8000만원) 전액을 소외계층 아동 지원에 사용했다.
쿨메이트는 고객 커뮤니티 ‘쿨클럽(CoolClub)’도 운영 중이다. 회원들에게는 생일 선물, 시즌별 스타일링 제안, 페이스북과 디스코드 그룹 초대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현재 쿨클럽 회원은 10만명이 넘는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약속

쿨메이트는 ‘프라우들리 메이드 인 베트남(Proudly Made in Vietnam)’ 슬로건 아래 지속가능한 생산을 강조한다. 유기농 면과 재활용 PET 병으로 만든 섬유를 사용하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최소화한다.
올해는 글로벌 지속가능성 인증도 획득했다. 이는 미국 등 선진국 소비자들에게 제품 신뢰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아마존에서 우리 제품 설명에 ‘지속가능성 인증’이 표시됩니다. 이게 가격보다 중요한 구매 요인이 됩니다.”
쿨메이트는 2030년까지 모든 제품을 지속가능한 소재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한 탄소 중립 물류 시스템 구축에도 투자하고 있다.
20㎡ 창고에서 시작해 2000㎡ 오피스로, 3명의 청년에서 100명 이상의 팀으로, 베트남 시장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쿨메이트의 6년은 ‘메이드 인 베트남’이 세계와 어떻게 경쟁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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