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Venue – 살라 수영장

-올림픽 규격에 8만동, 티켓 구매는 ‘미스터리’

-투티엠 신도시 한복판 50m 수영장 체험기

호찌민시 2군 투티엠(Thu Thiem) 신도시를 산책하다 우연히 발견한 수영장 간판. ‘살라 스위밍 풀(Sala Swimming Pool)’이라는 이름의 이 수영장은 고급 주거단지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었다. 국제 규격 50m 수영장이라는 점에 눈길이 끌려 직접 체험을 결심했다.
베트남에서 제대로 된 수영장을 찾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 호텔이나 아파트 부속 수영장은 20~25m 길이에 그치고, 수질 관리는 그럭저럭 하다. 그런 점에서 올림픽 규격 수영장이라는 말은 솔깃할 수밖에 없었다.

티켓 구매부터 험난한 여정

수영장 정문에 도착한 오후 4시. 경비원에게 입장료를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당황스러웠다. “여기서는 티켓을 팔지 않습니다. 사무실로 가세요.”
사무실이 어디냐고 묻자 경비원은 수영장에서 도보로 3분 거리에 있는 응우옌꼬탁(Nguyen Co Thach) 74번지를 가리켰다. 티소(Thiso) 기업 리셉션 데스크에서 판매한다는 것이다. 입구가 존 골프(Zone Golf) 옆이라는 설명과 함께 대략적인 방향만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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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어서 찾아간 티소(THISO) 사무실. 건물 1층에 자리한 리셉션 데스크에서 수영 티켓을 구매할 수 있었다

입장료는 성인 1회 8만동(약 4500원), 어린이는 4만동이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한 번 당황스러운 순간이 찾아왔다.
“현금은 안 됩니다. QR코드로 계좌이체만 가능해요.”
다행히 베트남 은행 계좌가 있어서 즉석에서 QR코드를 스캔해 이체했다. 외국인 관광객이라면 난감한 상황이다. 실제로 한 리뷰에서는 “외국인이고 IT에 약한 나는 구석에 앉아 10분간 멍하니 있었더니 동정심이 발동했는지 현금을 받아줬다”는 증언도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이 사무실이 평일 영업시간에만 운영된다는 점이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문을 닫는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수영장은 주말에도 정상 운영된다. 일요일에 수영하고 싶어도 티켓을 살 방법이 없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도대체 왜 수영장 입구에서 티켓을 팔지 않는 거냐”는 외국인 이용객들의 불만이 구글 리뷰에 줄을 이었다. 한 이용자는 “수영장에 직원이 여러 명 있는데 티켓 확인만 할 줄 알고 판매는 못 한다”며 황당해했다.

로터리 건너면 나타나는 오아시스

티켓을 손에 쥐고 다시 수영장으로 향했다. 입구는 로터리 옆에 있었다. 주차장은 로터리 맞은편에 있는데, 한 이용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귀신이 나올 것 같은” 분위기였다. 공사 중인 건물 지하로 내려가는 어두운 주차장은 저녁 시간에는 꽤 으스스했다. 주차 요금은 6시간 기준 5만동(약 2800원).

▲ 귀신나올거 같은 주차장 분위기

경비원에게 티켓을 보여주고 입장했다. 로터리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자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나무와 녹지로 둘러싸인 50m 길이의 수영장이 시원하게 뻗어 있었다. 8개 레인으로 구획된 수영장은 깊이가 1.5m에서 2.2m까지 다양했다.

수영장 한쪽에는 어린이용 소형 풀도 마련돼 있었다. 전체적인 조경은 현대적이면서도 여유로웠다. 고급 주거단지 안에 있어서인지 주변 환경이 조용하고 깔끔했다.
탈의실과 샤워실은 수영장 시작점과 끝지점 양쪽에 각각 마련돼 있었다. 시설은 비교적 깨끗했다. 다만 락커에 자물쇠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 불편했다. 관리사무소에서 열쇠를 받아야 하는데, 그 열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우스운 상황. 결국 귀중품은 수영장 풀사이드에 가지고 나가야 했다.

오후 4시, 수영하기 딱 좋은 시간

오후 4시에 입수했다. 수온은 섭씨 28도 안팎으로 쾌적했다. 한낮의 뜨거운 햇살이 한풀 꺾인 시간이라 야외 수영장의 단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물은 맑았다. 염소 냄새도 강하지 않았다. 수질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다만 일부 이용자들은 “물이 탁하다” “더럽다”는 평가를 남기기도 했는데, 아마도 방문 시기에 따라 수질 관리 상태가 달라지는 것으로 보인다.
오후 4~6시 사이는 이용객이 적당히 있는 시간대였다. 8개 레인 중 6개 정도가 사용 중이었다. 레인당 2~3명 정도가 수영을 즐기고 있어 비교적 여유로웠다. 한 레인을 혼자 쓸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답답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수영장 이용객은 다양했다. 진지하게 랩을 도는 중년 남성, 수영 강습을 받는 아이들, 친구들과 함께 온 젊은이들까지. 특히 수영 강습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4~6개 레인은 강습 전용으로 사용되는 듯했다.
50m를 왕복하며 수영하는 맛이 제법 좋았다. 25m 수영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시원함이 있었다. 턴 동작 없이 길게 영법을 구사할 수 있어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

8만동의 가치는 충분할까

약 1시간 30분간 수영을 즐기고 나왔다. 시간 제한은 없다. 지칠 때까지 수영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릴 수 있는 시설도 갖춰져 있었다.
입장료 8만동이 비싼가, 저렴한가? 호찌민 기준으로 보면 중상급 가격이다. 공공 수영장은 3만5000동 수준인데 비해 두 배 이상 비싸다. 하지만 시설의 청결도, 50m 규격, 관리 상태를 고려하면 납득할 만한 가격이다.
다만 서비스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많았다. 무엇보다 티켓 구매 시스템이 불합리했다. 수영장 입구에서 바로 구매할 수 없다는 것, 주말에는 티켓을 살 방법이 없다는 것은 명백한 운영상 결함이다.
수영 강사들을 위해 티켓을 따로 빼둔다는 의혹도 있었다. 한 이용자는 “강사 이름만 대면 티켓 없이도 들어갈 수 있게 해준다”며 불공정한 운영을 지적했다.
귀중품 보관 문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락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귀중품을 수영장 풀사이드까지 가져가야 하는 것은 불편하다. 도난 위험도 있다.
매점이 없다는 점도 아쉬웠다. 수영 후 목이 마를 때 물을 살 곳이 없다. 미리 물을 준비해 가져가야 한다.

▲ 수영을 끝내고 찍은 사진, 낮에 왔는데 밤에 끝났다

시설은 훌륭, 운영은 엉망

장점부터 정리하자면 이렇다

– 첫째, 50m 올림픽 규격 수영장이라는 점. 호찌민에서 이런 수영장을 찾기는 쉽지 않다.
– 둘째, 깨끗한 수질과 시설. 물 관리가 비교적 잘 되고 있고, 화장실과 샤워실도 청결하다.
– 셋째,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 고급 주거단지 안에 있어 주변이 조용하고, 나무로 둘러싸인 조경이 아름답다.
– 넷째, 유연한 운영 시간. 아침 6~7시부터 저녁 9시까지 운영해 자신의 스케줄에 맞춰 이용할 수 있다.

점도 만만치 않다

– 첫째, 말도 안 되는 티켓 구매 시스템. 수영장이 아닌 별도 사무실에서 구매해야 하고, 주말에는 아예 구매가 불가능하다.
– 둘째, 야외 수영장의 한계. 지붕이 없어 한낮에는 햇볕이 너무 강하다. 저녁 수영을 위한 온수 공급도 없다.
– 셋째, 시간대별 혼잡도 차이. 이른 아침과 저녁 시간대에는 매우 붐빈다.
– 넷째, 불편한 부대시설. 락커 사용 불가, 매점 없음, 어두운 주차장 등.

결론부터 말하자면, 살라 수영장은 호찌민에서 제대로 된 수영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는 추천할 만하다. 50m 규격, 괜찮은 수질, 쾌적한 환경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불편한 티켓 구매 시스템, 주말 이용의 어려움, 야외 수영장의 한계는 감수해야 한다.
몇 가지 팁을 덧붙이자면 이렇다. 첫째, 평일에 방문하라. 주말은 티켓 구매가 거의 불가능하다. 둘째, 오후 3~5시 사이나 이른 아침(오전 6~7시)에 가라. 이 시간대가 가장 쾌적하다. 셋째, 응우옌꼬탁 74번지 티소 사무실 위치를 미리 파악하라. 구글맵으로 검색하면 나온다. 넷째, 베트남 은행 계좌나 모바일 뱅킹 앱을 준비하라. 현금은 받지 않는다. 다섯째, 물과 간식을 미리 준비하라. 매점이 없다. 여섯째, 귀중품은 최소한으로 가져가라.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다.
수영장을 나서며 다시 한번 생각했다. 좋은 시설을 가지고도 왜 이렇게 불편한 운영 시스템을 고집하는 걸까? 조금만 개선하면 훨씬 더 많은 이용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 방문이었다. 그래도 50m를 시원하게 헤엄친 경험만큼은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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