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Interview – 송한POS

17년간 베트남 POS 시장을 개척해 온 송한POS. 2025년 세무 제도 대격변 앞에서 한인 사업자들의 든든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한 이 회사의 홍승협 대표를 만났다. 대우 계열사 엔지니어 출신으로 공장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하던 그가 어떻게 베트남 POS 시장의 ‘산증인’이 되었는지, 그리고 급변하는 세무 환경에서 한인 사업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베트남에 오시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한국에서 IT와 제조 분야에 있었습니다. 대우 계열사에서 공장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했어요. 호남정유 같은 곳에 설치하는 계량·이송 시스템, 그리고 정밀 전자저울 개발에도 참여했죠. 대전 표준연구소와 정부 과제로 mg 단위를 측정하는 초정밀 계량기를 만들었는데, 일본·독일과 경쟁하는 고난도 기술이었습니다. QC, 자재구매, 영업까지 기업의 여러 부서를 경험했고요.
그러다 IMF가 터지면서 회사가 어려워졌습니다. 이후 자영업 IT분야로 옮겼다가, 결국 주변에 있던 POS 장비·프로그램 업체들과의 인연으로 이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됐죠. 베트남에 와서 IT 사업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당시 베트남에서 부가가치 있는 IT 사업이라고 하면 딱히 없었어요. POS가 그나마 막 시작되는 단계였고, 한국 수준이면 경쟁력이 있겠다 싶어서 시작한 겁니다.

송한POS를 베트남에서 시작하게 된 계기와 창업 당시 시장 상황은 어떠했나요?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던 지인을 통해 현지 시장을 조사하게 됐습니다. 당시 한국에서 진행하던 IT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분야를 검토하다가, 베트남의 열악한 시장 환경을 보고 약 2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POS 사업에 뛰어들었죠. 한국 지인의 든든한 지원 덕분에 포스 프로그램과 장비를 갖출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베트남 POS 시장은 CASIO 영수증 발행기가 주를 이루고 있었고, 대형 식당들도 대부분 수기로 정산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정산원은 그야말로 ‘3D 업종’이었어요. 업무가 끝나고도 마감에 2시간 이상 걸렸고, 그래도 계산이 맞지 않아 경리와 말다툼하는 일이 일상이었으니까요. 오너들 역시 각 매장 매출을 확인하려면 일일이 방문해야 했습니다.

17년의 노하우를 쌓아오는 동안 가장 큰 전환점이 있었다면 무엇이었나요?
가장 큰 전환점은 네 차례에 걸친 프로그램 개발이었습니다. 다양한 이유로 4~5년에 한 번씩 신규 개발을 해야 했거든요. 2014년에 한국의 솔비포스와 협력해서 새 프로그램을 개발했는데, 문제는 베트남어 번역이었어요. 한국어는 짧고 간결한데 베트남어는 길어지니까, 프로그램 화면 구조 자체를 손봐야 했습니다. 그 작업에만 2년이 걸렸어요.
그렇게 완성한 프로그램은 나름대로 히트를 쳤습니다. 베트남 전역, 특히 하노이 쪽 고객이 더 많아요. 한번 제대로 테스트해서 설치하면 버그가 안 생기니까 컴프레인하는 사람이 없어요. 필요한 기능은 이미 한국에서 다 경험한 것들이니까 선택해서 교육만 시키면 됩니다. 마지막 개발은 베트남 세무 제도 변화와 정부의 온라인 결제(핀테크)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고, 장기적인 사업을 위해 베트남 현지에 개발팀도 구축했습니다.

현재 사업 구조는 어떻게 되어 있나요?
저는 베트남 총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장비는 한국 파트너가 수출하고, 베트남 파트너가 영업해서 판매하는 구조죠. 대량 물량은 직접 수입하면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한국 파트너와 협의해서 진행합니다. 제가 하는 일은 영업을 따고, 문제가 생기면 처리해 주고, 품질 문제나 긴급 납기 같은 이슈를 한국과 조율하는 겁니다.
졸리비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전체 매장이 200개 정도 되는데, 450대 납품 계획 중 400대를 이미 납품했습니다. 이런 대형 거래처들은 가격보다 신뢰성을 봐요. 6~7년, 7~8년을 써보니까 문제가 없으니까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믿고 가는 거죠. POS 장비에 문제가 생겨서 교환하게 되면 매장 입장에서는 엄청난 이미지 타격이거든요.

2025년 6월 1일부터 시행되는 시행령 70/2025/ND-CP에 따라 POS와 국세청 시스템 간 실시간 데이터 연계가 의무화됐습니다. 송한POS는 이 새로운 규정에 완벽하게 대응하고 있나요?
네, 저희는 국가 규정을 완벽하게 충족했습니다. BKAV, VNPT, Viettel, Fast 등 주요 전자세금계산서 제공 업체와 API 연동을 이미 완료한 상태입니다.

연 매출 10억 동 이상의 식음료, 레스토랑, 호텔, 소매업 등은 이제 POS 연동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이 의무입니다. 현재 운영 중인 업주들이 규정 준수를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나요?
POS 기기와 소프트웨어가 없다면 먼저 구매해야 합니다. 이미 보유하고 계신 경우에는 전자세금계산서(적색 인보이스) 발행 업체에 사용 등록을 한 뒤, 시스템 통합 절차를 진행하시면 됩니다.

베트남 세무 당국이 매출·매입 투명성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상황에서, 송한POS 시스템이 제공하는 세무 컴플라이언스 기능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핵심은 고객에게 실시간으로, 세무 원칙에 맞게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해야 한다는 점을 항상 상기시키는 것입니다. 저희 시스템은 이러한 원칙이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지켜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거래 발생 즉시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해야 하는 ‘실시간 발행 원칙’이 강화됐는데, 송한POS는 이를 어떻게 자동화하고 있나요?
결제 시점에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해서, 동시에 전자세금계산서(적색 인보이스)를 발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별도의 추가 작업 없이 결제와 세금계산서 발행이 한 번에 이뤄지는 구조입니다.

2025년 법 개정 이전에 설치한 구형 POS를 사용 중인 업주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송한POS 소프트웨어를 사용 중이시라면 간단합니다.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고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업체에 등록만 하시면 됩니다. 다른 업체의 POS 소프트웨어를 쓰고 계신다면 해당 장비가 새 요건을 충족하는지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충족하지 못할 경우 새 장비로 교체가 필요합니다.

도소매, 음식점, 마트, 멀티스토어 등 업종별 특화 솔루션을 제공하시는데, 새로운 세무 규정이 업종마다 미치는 영향이 다를 텐데 어떻게 대응하고 계신가요?
현재 소프트웨어에서 필요한 모든 요구 사항을 이미 충족하고 있습니다. 고객별로 특별한 요청이 있을 경우에는 추가 협의 후 조정을 진행하고요. 사실 새로운 세무 정책이 POS 시스템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습니다. 저희가 이미 베트남 법률에 따른 세율을 반영해 두었기 때문이죠. 다만 중소 고객들에게는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비용과 관리 인력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는 점이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어·베트남어·영어 3개 언어 지원, 부가세 발행, 재고관리, 다점포 관리, QR결제, 회원관리 기능 중에서 세무 투명성 시대에 가장 중요해진 기능은 무엇인가요?
제 생각에는 VAT 발행 기능이 가장 중요합니다. 베트남 현행 법률에 따라 세무 당국이 이를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외의 기능들은 각 고객의 구체적인 사용 환경과 필요에 따라 중요도가 달라집니다.

베트남 로컬 POS 업체들의 수준은 어떤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베트남 로컬 POS 업체 중 제대로 된 곳이 거의 없습니다. 아이포스 정도가 유일하고, 나머지는 미국 포스나 다른 외국 제품을 가져다 쓰는 곳들이에요. 왜 그러냐면, POS 프로그램이 발전하려면 사용자의 요구가 있어야 해요. ‘이 기능 좀 붙여줘, 개발해 줘’ 이렇게 되어야 업그레이드가 되는 건데, 베트남은 그런 문화가 부족합니다.
베트남 사업자들의 관심사가 문제예요. 세금을 어떻게 적게 낼까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서, 기능이 부족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거죠. 한국은 오너가 직접 관리하면서 이것저것 요구하잖아요. 베트남은 오너가 직접 관리를 안 해요. 관리자한테 맡기니까 관심도가 떨어지고, 자연히 POS 발전도 더딥니다.

새로운 세무 규정 시행을 앞두고 송한POS로 시스템을 전환한 성공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올해(2025년) 베트남 정부로부터 포스 부가세 발행을 요청받은 업체들이 많았습니다. 그 업체들에 저희 시스템을 적용해서 현재 무난히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 법인을 등록해 식당을 오픈하려던 고객 중에, 세무서에서 ‘포스 계산서 발행이 안 되면 영업 허가가 안 된다’는 통보를 받은 분도 계셨어요. 저희 시스템을 도입해서 성공적으로 오픈한 사례입니다.

법규가 계속 변하는 상황에서 송한POS의 시스템 업데이트와 고객 지원 체계는 어떻게 운영되나요?
시스템 업데이트는 웹서버를 통해 진행됩니다. 업그레이드된 내용이 있으면 다음 날 자동으로 확인 후 적용되는 구조입니다. 고객이 별도로 신경 쓸 부분은 없습니다.

호치민뿐만 아니라 하노이, 다낭 등 베트남 전역의 고객들을 어떻게 지원하고 계신가요?
웹서버를 통한 실시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A/S 직원이 항시 대기하면서 즉각 대응하고 있습니다. 원격으로 해결 가능한 문제는 신속하게 처리됩니다. 해외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빠른 시간 내에 처리해 주는 겁니다. 100% 완벽한 제품은 없어요. 그 비용이 더 크거든요. 중요한 건 문제가 생겼을 때 얼마나 빨리 대응하느냐입니다.

2025년 이후 베트남에서 새로 음식점이나 소매업을 시작하는 한국 업주들이 POS 선택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체크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기본적으로 포스 계산서 발행 지원이 가능한 시스템인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다음으로 매장 관리에 필요한 기본 기능들이 충분히 갖춰져 있는지, 사용하기 어렵지 않은지도 꼭 체크하셔야 합니다. 처음 도입할 때 이 부분을 놓치면 나중에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건, 업체 선정할 때 장기적으로 대응이 되는 곳인지 꼭 확인하세요. 한국에서 제대로 사업하는 곳인지, 서비스와 A/S 사후 관리에 문제가 없는지. 해외에서 몇 억씩 장비를 들여왔는데 문제가 생기면 한 방에 아웃입니다. 베트남에서 네트워크 구축하는 데 얼마나 힘든지 아시잖아요.

베트남이 매출 투명성을 계속 강화하는 추세인데, 향후 POS 시장은 어떻게 변할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매출 투명성 관리가 하루아침에 정착되지는 않겠지만, 여러 단계를 거쳐 점점 강도를 높여갈 것으로 봅니다. 단계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정보력을 바탕으로 긴밀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미리 대비하는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 간의 격차가 점점 벌어질 것입니다.

새롭게 준비하고 계신 사업이 있다면?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것은 자판기(벤딩 머신) 사업입니다. 베트남 파트너 쪽 거래처가 큰 데들이 많아서, 공항이나 워터파크 같은 곳을 타겟으로 하고 있어요. 저희가 하려는 건 시중의 저가 자판기가 아니라 키오스크형 고급 시스템입니다. 네트워크로 다 연결되어서 자판기 하나하나의 매출 현황, 재고를 본사에서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죠. 한국에서는 이미 하고 있고, 베트남 환경에 맞게 개발 중입니다. 내년에 본격적으로 들어갈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베트남의 세무 환경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나중에 큰 손해를 보는 한인 사업자들이 많습니다. 꼭 전하고 싶으신 경고나 조언이 있으시다면?
한국과 마찬가지로 베트남도 세무 관계를 엄격하게 다룹니다. 다만 아직 세법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과정이라 변화가 잦은 것뿐이죠. 하지만 ‘몰랐다’는 말은 사후에 절대 통하지 않습니다. 관심을 갖고 관련 정보에 꾸준히 귀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결국 사업을 지키는 길입니다.
홍 대표는 2007년부터 베트남에서 사업을 시작해 올해로 18년째를 맞았다. “베트남에서 돈 벌기는 참 어려운 동네예요.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운이 좋았습니다”라고 웃으며 말하는 그의 얼굴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사업가의 연륜이 느껴졌다.
가족은 한국 수원에 있고, 1년에 한두 달씩 한국을 오간다. 최근 아들이 4년간의 인턴·계약직 생활 끝에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정규직으로 입사했다는 소식에 “해외에 떨어져 있으면서 제대로 뒷바라지 못해줬는데, 스스로 길을 찾아가니 감사하다”며 안도의 미소를 보였다.
2015년부터 약 10년간 한반도 공원에서 매일 새벽 5시 반 운동을 했다는 그는 “베트남의 좋은 점은 나이 개념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60 넘으면 노인 취급인데, 여기선 자기 일을 하면 되는 거니까요. 할 일이 있다면 베트남이 낫습니다.”
한국 POS의 노하우를 베트남에 이식하고, 이제는 자판기 사업으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홍승협 대표. 그의 17년 베트남 사업 철학은 명쾌했다. “POS로 떼돈 버는 건 아닙니다. 네트워크와 시스템을 가지고 서비스하면서 유지하는 거죠. 그게 해외 사업의 본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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