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다는 것은 상대적 감정일지 모르지만 나쁘다는 것은 일반적인 감정이다. 나쁜 놈은 정의롭지 못하기에 일반적인 사람은 공통적으로 나쁜 놈을 싫어한다. 나쁜 놈은 정의롭지 못한 행동 때문에 양지보다는 음지를 지향하고 밝음 보다는 어둠을 추구하기에 그가 체류하고 떠난 자리에는 항상 구질구질한 뒤끝이 남아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 내가 알고 있는 이놈은 그와 그들의 …
Read More »한국어학과 여대생
내 학부의 전공은 경영학이다. 당시에 나에게 깊은 철학 같은 것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장래희망 같은 것을 가지고 젊은 시절을 보낸 것도 아니었기에 학과의 이름도 그럴듯하고 졸업하면 취업도 잘될 것 같아 경영학과를 지망했던 것 같다. 교양과정에는 무역이나 경제학 등 상경학부에서 이루어지는 원리 수준의 전 과정을 두루 듣게 되는 데 그때 당시의 …
Read More »후임은 전임을 씹는다
푸미흥 사무실에서 두 시간 반 정도를 쉬지 않고 가야만 도착할 수 있는 이 회사를 방문하는 날이면 아침 미팅만 마치고 곧장 출발한다. 누군가 나에게 베트남에 대한 느낌을 한마디로 정리해 보라기에 ‘베트남은 아직 정리되지 않았음’이라고 짧게 말한 적이 있었다. 바뀐 지 1년이나 된 운전기사의 뒷머리는 언제나처럼 구겨진 채 정비되지 않고 있었고 뒷머리가 …
Read More »출국 그리고 귀국
귀퉁이에 있는 점방 앞에는 호빵 통이 연탄불의 홧김에 못 이겨 김을 내뿜고 바닥 위에 따닥따닥 붙어 있는 껌딱지는 사람들의 신발에 밟혀 까맣게 멍이 들어간다. 매표소 창살 안쪽의 누나와 창살 바깥쪽의 아저씨는 유리칸막이에 뚫린 콧구멍보다 작을 것 같은 구멍의 안과 밖에서 아리랑 성냥보다 작은 표 한 장을 사이에 두고 고막이 터지듯 …
Read More »은자 누나
추석 연휴가 끝나는 날 동네 앞에는 보따리 같은 가방이 하나 있었고 어린 은자 누나 만큼이나 큰 네모난 가방도 하나 있었다. 은자 누나는 길태의 손을 잡고 소리 없이 울었고 길태는 은자 누나의 손을 잡고 소리 나게 울었고 길태 엄마는 소리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게 울었다. 자전거 위에 짐을 실어놓은 길태 …
Read More »친구 3 “고마해라 마이 무따 아이가”
‘친원파’가 파 놓은 함정은 깊숙했고 깊숙한 함정은 그의 눈에 보이지 않았기에 적의 칼 또한 보이지 않고 깊숙하게 들어 왔다. ‘친명파’ 인 ‘삼봉은’ 그의 나이 35살에 친원파의 보이지 않는 칼을 깊숙하게 받고 전남 나주에 있는 거평 부곡에 버려져 눈과 바람만 바라 보았고 눈과 바람만 바라보고 있는 그를 구한 것은 그의 둘도 …
Read More »분노합니다. 그리고 쪽 팔립니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나가는 듬직한 아들의 등짝 을 영원히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야자 수업을 하고 늦게 들어오는 딸을 위하여 정류장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딸은 내리지 않을 것입니다. 늦게 들어와도 자지 않고 기다려 주던 예쁜 딸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이제는 딸의 방문을 갑자기 열어도 “아빠! 왜 노크하지 않아!” 하고 화를 내지도 않을 …
Read More »오 사장의 화려한 귀국
학기 중 잦은 한국 출장으로 인해 법정 수업시간을 맞추지 못해 얼마 전에야 학기말 시험을 치렀다. 시험기간이 길어짐으로 인해 벼락치기 하는 학생들의 불만이야 상상이 간다. 불만에 따른 학생 봉기를 막기 위해 객관식 문제로 쉽게 출제했지만 마지막 문제를 “미래에 당신의 꿈은 무엇이고 그 꿈을 위해서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150자 이내로 적어라.” …
Read More »김사장과 꽁가이
50대 중반쯤, 헌칠한 키를 가졌지만 앞머리가 뒤로 조금 밀려있고 귓볼은 도톰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되 눈과 눈썹의 거리가 멀지 않은 것으로 보아 부귀영화를 누려보진 못했지만 인고의 세월 또한 보내 본적 없이 그저 그렇게 세월을 따라 흐르다보니 평범한 중년이 되었으리라. 목소리에 까칠함이 없는 것으로 보아 아직까지 가족에게는 큰소리 한번 치지 않았을 착한 …
Read More »청춘들아! 나는 안녕하단다.
독자 분께 누차 말씀 드렸지만 저의 글은 “씬짜오 베트남”의 편집 방향과는 x도 상관 없습니다. 글이 독자 분의 취향에 맞지 않는다 하여 “씬짜오 베트남”에 댓글을 달거나 가스통 메고 가드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미리 말씀 드립니다. 한국의 많은 청춘들이 나 에게도 “안녕 하야”고 물어 보는 것 같다. 청춘들에게 미안하지만 나는 “안녕 하다” …
Read More »호찌민의 이방인
눈은 떠지지 않았고 침대는 그를 놓아 주지 않았다. 몸은 어제의 피곤함을 그대로 담고 있었고 어제의 어둠은 오늘의 새벽에 밀려가지 않았지만 스마트폰의 알람 소리를 그의 귀가 들었다. 매일 보는 정 여사가 어제처럼 그의 옆에 누워 있었지만 그녀는 어제처럼 그의 미동을 아는 체 하지 않는다. 김부장의 몸이 습관적이면서도 음밀하게 큰방을 빠져 나와 …
Read More »늙은 오빠들
베트남 항공 747편 부산행 부기장은 친절하게도 2개국어 로 안내 방송을 해주었다.하지만 2개 국어 모두 내가 유일하게 알고 있는 한국말이 아닌지라 난 어느것도 완벽하게 알아 들을 수 가 없었다. 몇 개 알아 들은 단어와 여유 있는 목소리 등을 감안할 때 추락 한다는 소리는 아닌 것 같았고“ 이제 다 왔으니 의자 등받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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