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는 베트남의 남부 해방일과 노동절이 겹쳐 5일간의 강제 휴일이 주어졌지요. 휴일이 반가운 것도 있지만 뭔가 쫓기는 듯 살아가는 범부들에게는 또 다른 과제가 되곤 합니다. 이 길고 긴 연휴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대책 없이 주어진 텅 빈 주머니를 받은 것처럼 불안하기까지 합니다. 아무 계획도 세우지 않은 5일간의 휴일이 어떻게 전개되고 마감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런 휴일을 보내면서 미국에서 열리는 여자 골프 대회를 시청했지요. 우리 한국의 태극 낭자 중에 유해란이라는 선수가 있습니다. 한국 여자치고는 아주 건강한 몸을 가졌지만 어린아이와 같은 밝고 수줍은 얼굴을 지난 선수입니다. 2년전 미국으로 진출하여 이번에 두번째 시즌을 맞는데 이미 2승을 챙긴 선수입니다. 이번주 전, 그러니까 전주에는 …
Read More »몽선생(夢先生)의 짜오칼럼- 반복된다
2023년을 전망하는 기사들이 잔뜩 찌푸린 폭우 전 날씨처럼 어둡습니다. 퍼펙트스톰이란 단어까지 등장했습니다. 한국의 모기업에서 열린 연말 정례보고에서는 도무지 희망이 배인 구석의 얘기를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베트남의 경우에 선방을 해왔지만 출렁이는 환율과 최근 유력한 부동산개발기업을 통해 불거진 좋지 않은 소식들은 베트남도 곧 소용돌이치는 불확실성의 기류에 빠져들 것이란 예측을 하게 하고 있습니다. 사실 어려움은 언제나 있어왔습니다.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주었던 1997년 외환위기 사태 이후 우리에게 내년은 쉽지 않을 거란 인식이 일상적인 것으로 고착되어 다음 해를 말하는 조심스러운 진단에 늘상 포함되어 왔습니다. 그러니 이번엔 그냥 어려울 것이 아니라 ‘진짜’라는 수식어도 붙입니다. 마치 어느 나라의 화폐단위가 ‘헤알(Real, 진짜)’인데 하도 화폐가치에 대한 신뢰가 …
Read More »몽선생(夢先生)의 짜오칼럼- 관심은 인식을 바꾼다
지난 CSR에 관한 칼럼에 이은 이야기입니다. 이전의 언급을 통해 CSR 역시 조직의 경영과 마찬가지로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접근보다는 지속성을 담보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목표와 전략이 분명해야 한다는 전제를 가졌습니다. 그것은 주체가 되는 기업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하는 것으로 사업의 주종목이 CSR과 연동하는 그림을 그려야 하며, 종국적으로는 이 일의 달성을 위해 큰 틀에서의 연합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우리가 진행한 베트남학생건축문화대상의 사례를 들어 나눴습니다. 이러한 고민들은 수교 30년이 가까워 오는 이 때에 더욱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교민사회에 많은 행사가 기획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기업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CSR을 계획합니다. 이것을 더욱 풍성하게 하려면 많은 수의 행사도 중요하지만 해오던 일들의 질을 높이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
Read More »이러다가
2020년, 숫자도 멋있게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예년과 달리 올해의 뗏은 집에 머물면서 새롭게 준비해 보리라 마음먹고 이런저런 계획을 세웠는데 우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나마 뗏 기간 중 어디도 다녀오지 않은 터라 험했던 1차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여권 출입국 내용 보여 달라는 일이 있을 때마다 자신 있게 내어 보일 수 있었다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이 될까요? 달력을 보니 벌써 8월의 말입니다. 휴가철도 끝나고 한국은 가을로 넘어가는 때인데 추수를 기대하기는 커녕 낱알도 챙기지 못할까 염려되니 참 한심하게 되어 가고 있습니다. 정말 이러다가 올 해가 이렇게 지나가는 건 아닐까요? 다낭에서 시작된 COVID-19의 2차 확산은 충격이었습니다. 기간 중에 다낭에 다녀오신 분들에게도 놀랍고 두려운 일이었겠지만, 다낭에 …
Read More »사랑 한다고
말할 수 있는 하루 아무리 다른 나라들이 난리 중에 있어도 베트남은 역내에서 만큼은 정상을 찾아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다낭에서 COVID-19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다시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과의 출입이 보다 용이해지리라는 실낱 같던 기대도 다시 접어야 하는 상태가 되고 말았습니다. 지금까지 해외에서의 입국자를 원천 통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불편함이 컷음에도 장기간 확진자가 없는 것을 위안 삼았는데 또다시 시작되는 바이러스의 확산소식을 듣고 보니 한숨 밖에 나오는 것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도 좋은 형편은 아닙니다.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는 바이러스의 위세에 두 손을 든 느낌입니다. 이제 한국에서는 바이러스가 사회의 일원으로 정착해 버린 듯합니다. 그러니 두 나라 사이에서 사업이든, 학업이든, 아니면 가족의 일이든 무언가 …
Read More »또 다른 폭력
황망한 뉴스를 접했습니다. 바로 지난 424호 짜오칼럼 원고를 편집부로 전하고 난 그날 저녁의 일입니다. 처음엔 동명이인인 줄 알았습니다. 아니면 오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고(故) 박원순 시장의 자살 소식 때문이었습니다. 뉴스에는 박원순 실종과 뒤이어 같은 이름으로 성추행 혐의 고소 사건의 기사 제목이 어지럽게 뒤섞여 있었습니다. 예, 제가 알던 그 사람이 맞았습니다. 기사를 보면서도 실감 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설마, 설마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아마 그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여러분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그가 어떤 사람입니까? 그는 최초의 성추행 사건을 유죄로 이끌어낸 변호사였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여성국제전범법정에서는 남북공동검사단의 남측 대표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여성운동에 적극적이었고 권력에 의해 피해 받는 인권을 위해 …
Read More »생활이 달라지다
우리가 살아온, 그리고 살아갈 시대에 이처럼 많은 변화를 단기간에 일으킨 것은 COVID-19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생활에 충격이 되었던 부분에 있어서는 외환위기 때가 떠오릅니다만 이는 대한민국의 사회 경제구조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권에 제한된 문제였고 사람들의 실제 생활을 구조적으로 바꾼 것은 아니니 이에 비교할 바는 아닌 것 같습니다. 마침 본지 420호에 세계를 뒤흔든 경제위기 세 번째 시리즈로 IMF 경제위기에 대해 다룬 스페셜 리포트가 있습니다. 최근에 경제에 관한 특집기사들이 본지에 실리고 있으니 이해를 더하고 싶은 분들은 인터넷 기사로 찾아보시면 도움이 될 듯합니다. 사실 태국, 인도네시아, 한국, 러시아, 브라질로 전이되며 1년간 지속되었던 외환위기는 우리 기억에 가장 뚜렷이 남았던 고통의 시간이었습니다. 구조조정의 …
Read More »발가락이 닮았다
6월 1일은 ‘국제 어린이날(International Children’s Day)’ 이었습니다. 5월 5일만을 어린이날로 기억하다 베트남에서 처음 알게 된 국제 어린이날은 국제 여성의 날 만큼이나 생소한 기념일이었습니다. 어린이와 여성에 대한 관심의 필요가 이 날을 있게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어린이와 여성의 권익이 신장된 탓에 거꾸로 남성을 위한 날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하니 세상 참 많이 변했습니다. 국제 어린이날은 1925년 제네바에서 있었던 ‘아동 복지를 위한 세계 회의(World Conference for the Well-being of Children)’에서 정해졌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여러 나라들이 6월 1일을 어린이날로 지내게 되었다고 하지요. 특별히 베트남과 같은 사회주의 진영의 국가들이 이 날을 국가 어린이날로 지키다 보니 정한 주체에 대한 오해가 있기도 하답니다. 그런데 UN과 …
Read More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
박지훈 성균관대학교에서 건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건축가이자 ‘몽선생의 서공잡기’, 크룩스크리스티’의 저자이며 일러스트레이터로도 활동했다. 현재 설계, CM전문회사인 정림건축의 베트남 법인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생활한 햇수가 십년을 넘다 보면 여러 관계나 모임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호찌민에 들어온 다음 해부터 시작했던 베트남 청년들과의 만남이 그것입니다. 올해로 열 두 해가 되었고 열 여섯이 넘는 식구들이 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올해는 COVID-19 때문에 3월에 열리는 홈커밍데이 행사를 갖지 못했습니다. 홈커밍데이란 우리 모임에 속한 모든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함께 모이는 날입니다. 이 자리에서 새로 가입한 신입생들도 인사를 나눕니다. 모두가 가난한 집안의 청년들이지만 이를 극복해 가며 학업을 마치고 직장도 갖고 가정을 이루어 가다 보면 그 가운데 여러 이야기들이 생깁니다. 그런 …
Read More »코로나 이후
요즘은 무슨 글을 쓰나 서두가 전부 코로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하긴 세상이 온통 코로나 바이러스에 발목이 잡혀 꼼짝을 못하는데 글을 쓰는 머리라고 따로 놀겠습니까? 아무튼, 이런 환난을 겪으면서 참 많은 것을 배웁니다. 그동안 배우고 경험했던 세상은 사라지고 또 다른 세상이 등장합니다. 앞으로 어찌 세상이 변할지 짐작이 안가니 그동안 헛살았나 싶어 당황을 넘어 허무합니다. 뭔가 모를 세상에 대한 반감에 명치 끝이 뜨거워집니다. 4월 첫날, 한국으로 들어왔습니다. 얼마 전 노모가 백수( 99세) 를 맞았는데 이번 사태로 베트남에서 몸을 사리느라고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한국에서 노모를 모시고 있는 막내 동생 집에서 그 집 식구들만 모여 간소하게 모친의 백수를 치르는 것을 보고 참 많은 생각이 밀려옵니다. 한국의 …
Read More »가시
이 상황이 종식되고 연말이 되어 올해 영향력을 끼친 최고의 유명인사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코로나19(COVID19)가 선정될 것이다. 바이러스를 ‘인사’라는 표현까지 써서 소개함이 합당치 않겠지만 여전히 강력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 현실이다. 두 주일 전만 해도 이번 칼럼을 쓸 때에는 뭔가 달라지길 바랬다. 조금 더 밝고 기쁜 소식, 코로나19로 움츠려 들었던 마음들이 풀리는 얘기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기야 상황이 달라지긴 했다. 바라고 바라던 것과 정 반대로 달라져서 문제이긴 했지만. 실제로 2월 중순이 넘어가면서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이는가 했다. 신뢰도는 물 건너 갔지만 그래도 참고할 수밖에 없는 중국의 통계 수치가 그랬고, 한국 정부와 방역당국의 자신감 넘치는 태도가 그것을 보증하고 있었다. 그러나 웬걸. 우려가 현실이 …
Read More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이런 때는 그저 입 다물고 조용히 있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 워낙 많은 소식들이 쏟아져 들어오기 때문이다. 모든 인터넷 뉴스, 유투브에는 온통 그 얘기들이 머리기사로 채워져 있다. 전화 메시지도 바빠졌다. 베트남 번호로는 Bộ Y tế (베트남 보건부)에서, 한국 번호로는 외교부에서 수시로 상황 뉴스와 경고 안내가 올라온다. 그 중에는 시청률을 노린 거짓 소식도 섞여 있어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여전히 실시간으로 겪고 있는 우한폐렴이라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이야기이다. 그런데 과정의 뉴스들을 지켜보면서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건이 시작된 중국이 참 이상하다. 이번 기회에 중국 정부는 자신들의 민낯을 면면히 보여주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이를 공황상태에 따른 과민반응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배포가 역시 대국이다. 우리나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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