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월급쟁이의 일상의 황홀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그대에게

오 나의 영혼아, 불멸의 삶을 갈망하지 말고 가능의 영역을 남김없이 다 살려고 노력하라 – 핀다로스, 아폴로 기념 경기 우승자에게 바치는 축가3 – 우리가 걸어가는 이 길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대답은 확연하다. 무덤이다. 이 엄숙한 사실 앞에서는 누구도 속수무책이다. 거인의 어깨까지 올랐던 뉴턴도 죽었고 전 세계를 제패했던 알렉산더도 죽었다. 내 오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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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다시 시작하려는 그대에게

[고전에서 길어 올린 ‘깊은 인생’] – 서너 군데 나라에서 거처를 옮기며 살았다. 그래선가, 태어나 자란 곳과 지금 사는 곳이 다르고 말과 글이 다른, 낯선 곳을 억지로라도 적응하며 살다 보니 어느 순간 영토 개념이 사라지는 건 자연스런 수순인지도 모르겠다. 더해서, 지구라는 공 위에서 보내는 하루라는 시간적 개념과 삶이라는 공간적 관념은 얼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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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 알려준 좋은 남자 고르는 법

젊은 사랑은 ‘내려칠 장소를 찾고 있는 벼락’ 같은 것이다. 성급하고 갑작스럽게 찾아온 뒤 또 그렇게 사라진다. 모든 사랑은 그렇게 어느 날 느닷없이 찾아오는 모양이다. 몇 년을 친구처럼 지내던 사람들 사이에서도 어느 날 고목에 꽃이 피듯, 화들짝 새로운 감정이 꽃핀다. 사랑은 소나기처럼 찾아온다. 그리고 순식간에 마음을 점령하더니, 짧은 기쁨으로 가득한 밀월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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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은 황홀했는가

올 한해는 독자들 덕분에 고전으로 샤워했던 해로 기억될 것 같다. 고전은 내 마음을 모이스쳐 했다. 인간으로 태어나 나를 둘러싼 조건에 늘 의문을 품고 살았으나 이제 그런 고민 따윈 하지 않게 된 것은 글을 쓰며 얻게 된 큰 소득이다. 태어날 때부터 내 목을 휘감고 있던 인간으로서의 업력과 조건은 내 고유한 세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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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저편’ – 프리드리히 니체 (2)

프리드리히 니체 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1900) 지음 (참고한 책: ‘선악의 저편’ 프리드리히 니체 저, 김정현 옮김, 책세상, 2002.02.10) – 이 책은 니체가 그의 사상을 홍삼 다리듯 진액을 만든 다음 한번에 쪽 짜 먹을 수 있게 간추린 액기스다. 책 서문의 시작은 이렇다. ‘진리가 여성이라면’. 진리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의 얼굴이 그렇게 심각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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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광’ – 프리드리히 니체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1900) 지음 (참고한 책: ‘서광’ 프리드리히 니체 저,이필렬 옮김, 청하, 1983.01.01) 서광, ‘아침놀’이라고도 번역되는 이 책은 니체가 오랜 투병생활의 막바지에 나온 책이다. 건강했을 때의 니체가 아닌 ‘병든 니체’가 써낸 첫 번째 책인 셈이다. 니체는 많은 저서를 남겼지만, 니체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1880년 세상에 나온 ‘서광’ 그러니까 죽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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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 周易 – 서대원 역/저

  주역이란, 글자 그대로 周(주)나라 (BC 1111~256) 시대의 易(역)이라는 말이다. 이때 역은 변한다는 뜻인데 천지만물이 변화하는 궁극의 원리를 밝힌다는 의미다. 사람도 그 원리에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기술된 책이 바로 역서易書이며 그 중 하나가 주역周易인 것이다. 주역은 영어로 ‘The book of change’다. 변화에 관해 쓰여진 인류의 가장 오래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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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 조지프 캠벨

조지프 캠벨 | Joseph Campbell (1904-1987) – 2 (참고한 책: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The hero with a thousand Faces – Joseph Campbell 저, 이윤기 옮김, 민음사, 1995.05.20) — 장삼이사가 영웅이 되는 길 오늘도 1군 하이바쯩 거리 건널목엔 사람들이 많다. 7군 SECC 사거리에 쏟아지는 오토바이 행렬도 여지없다. 사람들은 어디서 이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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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 조지프 캠벨

조지프 캠벨- Joseph Campbell (1904-1987) (참고한 책: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The hero with a thousand Faces – Joseph Campbell 저, 이윤기 옮김, 민음사, 1995.05.20) 오랜 세월 살았던 한국을 떠나오던 날을 기억한다. 하늘은 파랬고 구름은 세제로 빤 듯 하얬다. 늦여름과 초가을의 바람이 뺨을 스쳤다. 날씨는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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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현상학’ – 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

(참고한 책 : ‘정신현상학’ Phänomenologie des Geistes – 헤겔 지음 임석진 옮김, 한길사, 2005.01.25)   잔디밭 익어가는 수박을 위한 변증법 어느 날, 늦은 저녁을 먹은 뒤 물이 많은 수박을 한입 베어 먹었다. 입속엔 붉고 맑은 물이 넘친다. 넘친 물이 침과 함께 입가로 한 줄기 나왔다. 급하게 얼굴을 들어 올리지만, 닦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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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 움베르토 에코

Umberto Eco, 1932~2016 ‘장미의 이름’ Il nome della rosa – 움베르토 에코 (Umberto Eco, 1932~2016) 참고한 책: ‘장미의 이름’ Il nome della rosa –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 열린책들, 2009.11.15 책, 웃음, 진리. 이탈리아 기호학자인 움베르토 에코(2016년 2월에 작고했다)의 소설 ‘장미의 이름’ 을 관통하는 세 가지 세계다. 책과 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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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시 詩 – 김수영

시인 김수영은 1968년 6월 16일 죽었다. 전날 밤 문학계 후배 시인들과 술을 마셨고 귀가하던 중 버스에 치였다. 지나던 행인들에 의해 서울 적십자병원에 실려 갔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그는 자신보다 술을 사랑한다고 말하곤 했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시대의 시인을 잃은 슬픔의 와중에도 수영다운 행복한 결말이라며 죽음마저 시였던 그를 그리워했다. 엄격한 자기검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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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산문’ – 김수영

‘김수영 산문’ – 김수영 1921. 11. 27 ~ 1968. 06. 16 참고한 책 : ‘김수영 전집(2) 산문’ – 김수영 지음, 민음사, 1981.09.20   가끔 그저 울고 싶을 때가 있다. 해가 지는 하늘, 푸미대교 상단을 지나며 구름은 흘레붙는 개 모습으로 붉게 퍼지고 갑자기 나는 아, 죽고 싶지 않다고 나지막이 돼 내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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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꽃’ –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 Charles Pierre Baudelaire, 1821~1867 참고한 책 : ‘악의 꽃’ – 샤를 보들레르 지음, 황현산 옮김, 민음사, 2016.05 ‘악의 꽃’ 은 보들레르의 유일한 시집이다. 19세기 프랑스 사람, 보들레르는 자신의 유일한 시집에 대해 스스로 평하기를 “세상의 모든 고통을 담아 놓은 사전”이라 말한다. 6세때 아버지를 잃었고 젊은 엄마는 곧 군인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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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예술가의 초상’ – 제임스 조이스

우리는 모두 다르다. 취향, 행동, 언어, 습관까지 모두 같은 게 하나도 없지만, 직장에서 그리고 삶의 현장 곳곳에서 밥벌이 정체성이 삶을 지배하는 한 우리는 의도치 않게 같아진다. 밥 벌어 먹는 곳에선 일말의 인간적 감각을 요구하지 않는다. 파란 하늘, 흰 눈, 들판의 냄새, 산정 풍경 등에 관한 개인의 서정은 철저하게 배척된다. 물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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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시즈 Ulysses’ – 제임스 조이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은 6월 16일이다. 나에게 매년 이날은 한 사내를 떠올리게 한다. 아일랜드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 James Joyce다. 1922년 발표된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소설 율리시즈 Ulysses (‘율리시즈’는 ‘오디세우스’의 로마식 이름이다) 의 시간적 배경이 된 날이 1904년의 6월 16일이다. 1,2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을 자랑하는 이 소설이 출간된 날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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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三國遺事 – 일연

일연은 고려 말기의 스님이다. 그가 태어난 해는 몽골 대제국이 건설되기 시작한 시점이다. 천자의 나라, 중국 송나라는 몽골을 오랑캐라 부르면 멸시했으나 결국 원나라에 복속된다. ‘천자의 나라’가 ‘오랑캐’에게 복속되는 장면을 목도하던 때 일연은 살고 있었다. 이내 몽골은 한반도로 내려와 국가를 위태롭게 했으니 그야말로 천지가 뒤바뀌고 바다가 엎어지는 시대적 전환기였다. 안으로는 고려 최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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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Faust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18세기 후반 유럽의 젊은이들은 베르테르 신드롬을 겪는다.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을 읽고 주인공 베르테르의 옷차림을 따라 하고 소설 속 자살까지 모방해 청춘들 사이에서 실제 ‘경향’ 이 되자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비화되기에 이른다. 오늘날에도 유명 배우의 안타까운 죽음과 무사 같은 정치가의 운명 같은 마지막을 실제로 전해들을 때 이른바 ‘베르테르 신드롬’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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