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inting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1978년)

어린 시절 우리가 흔히 보았던 꼽추, 앉은뱅이 그리고 난쟁이 아저씨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 책을 덮은 후 문득 이런 의문이 스쳤다. 그들은 석양이 질 무렵 누렇고 닳아빠진 대형천막 안에 동네어른들과 아이들을 초대했다. 그리고 기괴한 몸뚱이로 온갖 묘기를 선보이며 전국을 돌며 약을 팔곤 했다. 그 중 유달리 난쟁이 아저씨들이 곰 못지않은 재주를 부렸다. 이제 그들은 찾아 볼 수도 없으며 단지 우리의 오랜 기억의 창고 속에 웅크리고 있다. 아마도 86년 아세안게임과 88년 올림픽을 앞두고 보기 흉한 무허가 건물들이 헐려 버렸듯이 그들도 포악한 행정의 난도질을 피할 길이 없었으리라. 그들이 그나마 자유로이 활개치던 시절에는 있는 자와 없는 자, 배운 자와 못 배운 자들이 극명하게 구분되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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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화가 ‘박수근’

필자의 아이들은 묻고는 한다. “엄마는 누구를 최고로 사랑해요?” 그러면 나는 대답한다, “아빠에겐 비밀인데…예전에는 아빠였는데 지금은 너희들이야” 아이는 “안돼요. 자기 자신을 제일 사랑해야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는 거라고 하셨잖아요”라고 충고해준다. 그렇다.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없다. 명화이야기를 열여덟번이나 쓰면서 내가 아직 나의 조국 한국의 작가의 그림은 한번도 공부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세계에는 아주 훌륭한 그림도 작가도 많지만 나의 조국에도 명화가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필자가 글을 쓰고 있는 바로 오늘 21일은 미석 박수근화백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한국에서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고 하는데 가지 못하는 우리 교민들을 위해 그의 작품 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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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異邦人

이방인(異邦人)- 이 곳 이국 땅, 베트남에 넘어 와 살면서 우린 늘 스스로 이방인이란 느낌으로 살아 간다. 거주증과는 느낌이 다른 또 하나의 신분증을 마음속에 가지고 산다. 한국에서는 흘러 넘치는 정보를 차단하고 싶을 정도로 정신적으로 피로함을 주지만 정보가 들어오지 않는 이 곳은 어쩐지 발가벗고 사는 듯한 느낌마저 갖게 한다. 습기 없는 한낮의 뜨거운 열기, 벌떼처럼 아스팔트 위를 가볍게 날아다니는 오토바이, 귀에는 익었으나 이해 불가한 이 나라의 슬픈 언어! 하지만 이 모든 낯선 풍경들은 언제나 우리 자신을 객관적 시선으로 바라 볼 수 있게 해 줘서 좋다. 비록 계절의 변화가 없어 시간의 정체성 속에 가끔 혼돈을 가져다 주긴 하지만 말이다. 모처럼 서점에 가서 책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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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주의 운동의 선구자 ‘귀스타브 쿠르베’

지구에는 80억의 인구가 살고 있다고 한다.이 많은 사람들 가운데 나와 완벽하게 일치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그것이 사람이고 그래서 사는 재미가 있는 것이다.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알아가고 살아가고 또 나를 닮았지만 다른 아이를 낳아서 키우고 생각이 다르고 환경이 다르고 원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많은 발명품이나 많은 작품들이 생겨나는 것일 것이다. 명화를 조금씩 공부하면서 화가들의 가치관의 차이, 생각의 차이들이 빚어내는 작품도 확연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아간다. 그들도 살아낸 시대나 흐름에 따라 많이 흔들렸을 것이다. 그래서 다시 한번 절감한다. 누군가의 작품을 평가하고 판단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지…나만이 옳다는 아집도 대중성을 가진 작품만이 훌륭하다라는 생각들이 모두 불필요하게 느껴진다. 그냥 개개인의 감정이 작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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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의 풍경화가 조제프 베르네

이제 새해가 시작한지 20여일이 지나가고 있디. 나름 결심했던 것들이 20여일만에 무너지고 그로 인해 더욱더 절망감을 느낄만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필자 또한 원대하게 세웠던 새해계획들이 허무하게 어그러지기 시작하니 베트남의 지금 날씨처럼 스산하고 바람이 분다. 이런 날은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면서 커피 한잔하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한국에서 말하는 아파트 뷰라는게 거의 존재하지 않는 베트남의 주거환경을 생각해보니창밖 풍경을 보면서 한숨을 쉬는 독자들이 보이는 듯하여 오늘은 풍경화 한점 소개하고 싶다. 조제프 베르네는 이라는 연작 그림을 남긴 프랑스의 풍경화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 풍경화가라고 한다. 화가집안에서 태어나 자연스럽게 그림을 접하고 그의 후손들도 화가로 활동했다고 하니 삶속에 그림이 얼마만큼 들어와있었을지 짐작할 만하다. 풍경화란 자연풍경•도시•건축 등 옥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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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復活)

고전이란 누구나 한번은 읽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제대로 읽은 사람이 별로 없는 책이다. 라고 으로 유명한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이 남긴 명언이다. 누구나 어릴 적부터 세계명작 시리즈 목록을 보아오면서 익히 잘 알고 있는 작품들이 많을 것이나 실제로는 제목만 알 뿐, 읽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필자인 나 또한 이란 작품을 유년시절부터 숱하게 들어왔고 언젠가는 읽어보리라 벼른 적이 있지만 겨우 최근에 와서야 읽을 기회를 얻었다. 아마도 어린 시절에 읽었더라면 작품의 깊이를 몰랐을 가능성이 컸으리란 위안만 남는다. 러시아가 낳은 인류최고의 작가 반열에 오른 두 거장, 도스토예프스키(1821~1881)와 톨스토이. 마치 르네상스 시대 다빈치와 미켈란젤로가 쌍벽을 이룬 것 만큼이나 이들 또한 많은 독자들에게 비교대상이 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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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또 다시 한 해가 시작되었다. 저문 해는 기별 없이 사라졌고 새해는 침묵 속에 성큼 다가섰다.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은 우리의 동의도 없이 나이란 값에 숫자를 차근차근 더해 가고 있다. 물러간 한 해를 돌이켜 볼 때 해 놓은 것 하나 없이 세월만 죽이고 있다는 푸념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새해의 새로운 결심들은 우리에게 늘 희망을 안겨 준다. 이렇듯 연말연시는 비관과 낙관적 생각이 항상 교차하곤 한다. 예전부터 삶을 긍정적으로 낙관적으로 바라보란 말을 지겹도록 들어 왔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이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과 사건들로 가득 찬 불가사의한 곳이라는 비관론이 한 때 내 마음속 깊이 자리잡은 적이 있었다. 뜻대로 되는 일도 없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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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누군가는 보는 것으로 만족했던 그림이, 특별한 누군가에게는 영감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나보다. 감성 부족군 필자는 완전 공감은 힘들지만 대단하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요하네스 베르베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라는 그림은 소설가에게 영감을 주어 트레이스 슈발리에는 동명의 소설을 내놓았다. 작품은 순식간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고 영화까지 만들어졌었다. 무엇이 그들을 매혹시킨 것일까. 아직 나도 본적은 없지만 세계최고의 미녀라고 할수 있는 스칼렛 요한슨이 주인공으로 출현했다고 하니 어떻게 그림을 영화로 만들어냈는지 궁금해진다. 오늘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대표작이면서 네델란드의 모나리자라고 극찬받는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 대해 알아가 보려고 한다. 한 소녀가 상체를 살짝 틀어 우리를 쳐다보고 있다. 그녀에 대해 설명해줄 만한 배경은 하나도 없다. 아무런 소품도 없이 그냥 검은 배경에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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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파 앙리루소

필자의 어린 딸은 책 속에 자신의 집을 짓고 책 속의 주인공들과 하루의 몇 시간을 보내고는 한다. 필자는 불안하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다. 상상이라는 것이 창의적인 시각을 키우는데 도움은 될지 몰라도 어쩌면 말 그대로 상상으로만 끝날 수 있는 것 이라서.. 이런 것을 모두 조절하면서 상상속에서 살아가는 것은 아마도 상당히 어려운 일일것이다.여기 상상만으로 그림을 그린 화가가 있다. 한번도 정글을 가본적이 없고 한번도 프랑스를 떠나본 적이 없지만 그는 아주 사실적이면서도 혁신적인 방법으로 정글을, 사막을 그려냈다. 그의 이름은 앙리 루소.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보다 약 100년전쯤 활동했던 그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피카소와 같은 시기의 사람이면서 필자가 썼던 앙리 마티스와도같은 시기에 활동한 화가이다. 루소 이전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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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가 낳은 근대화가 뭉크

나이를 먹어가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얼굴을 만들어간다고 한다. 내 얼굴은 내가 만들기때문에 항상 좋은 생각과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아야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사람들 얼굴은 성형외과 의사가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그렇다면 사람의 심성은 누가 만드는 것일까? 지금도 그리 나이를 많이 먹진 않았지만 좀 더 젊었을때는 스스로 자신을 만드는 것이라고 믿었었다. 하지만 좀 더 나이를 들어보니 자신은 스스로 만드는 부분보다도 주위환경과 가족들이 만들어내는 것이 더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자랄때 어른들은 환경이 중요하다고..가정교육이 중요하다고..친구가 중요하다고 하셨나보다. 화가들의 얼굴이라고 할 수있는 그림을 공부하다보니 그림들은 화가들의 모든것을 나타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것 같다. 성격,취향, 가족환경,정신세계등등 그림중에 어둡고 우울한 그림을 꼽으라면 선뜻 떠오르는 그림이 있을 것이다. 에드바르트 뭉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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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1909)

주인공 다이스케와 그의 친구 히라오카는 방에 마주 앉아서 직업에 대해 다음과 같은 진지한 대화를 나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일본 지식인들 내에서 직업에 대하여 이런 사상적 교류가 오갔다는것은 상당히 흥미를 끄는 대목이다. 우리가 노동을 함에 있어서 빵이 우선이냐 확고한 신념 이 우선이냐를 두고 논쟁을 벌인 것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서양 문물의 수용여부를 두고 고민하던 시기에 일본은 서구 자본주의를 깊이 향유 하면서도 그 폐해까지 걱정하던 놀라운 차이점을 소설 속에서 발견하게 된다. 일본의 셰익스피어로 추앙 받는 작가 소세키는 주인공 다이스케를 통해 당시 일본 근대화에 대해 진지한 성찰(省察)을 보여주고자 했다. 가령 영국 유학생 출신인 작가는 도쿄 상공에 쉴 새 없이 뿜어내는 공장 연기를 바라보며 암울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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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자존심 휘슬러

우리는 내가 하는일이 정말 나를 위한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가치있는 일이라고 위안하고 위안받길 원한다. 이국땅에서 가족만을 위해사는 엄마들도,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이곳에서 가족을 위해 밤낮을 애쓰는 가장들도.. 그들의 노고를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화가들 또한 자신들의 그림을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그림을 그리고 힘든 시절도 참아냈을 것이다. 추상화를 감상하면서 우리가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는 무심코 화가의 혼이 들어있는 그림을 보면서 내가 이해할 수 없음을 이유로 무시하거나 포기하는 것이다. 휘슬러는 추상화를 감상하는 법을 제시해준 화가이기도 한 것 같다. 나는 그림으로부터 외부적인 것을 제거했다. 우선 내 그림은 선과 색과 형태의 조화, 균형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미술이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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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세상에 완벽한 중간 지점이란 것이 있을까? 중용(中庸)을 말하고 과유불급(過猶不及, 논어-정도를 지나치면 없는 것만 못하다)을 외쳐도 인간들은 늘 극단으로 치닫기 쉽다. 우리가 중간이란 회색지대에 머물 능력이 있었더라면 지난 세기 두 차례 세계대전 같은 참상은 목격하지 않았을 것이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서로가 완벽하다고 믿었던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도 모두 시차를 두고 실패한 제도임을 우리 또한 목격했다. 빛과 어둠, 천국과 지옥, 귀족과 노예, 자유와 억압, 진보와 보수, 신앙인과 무신론자, 천재와 바보 그리고 여자와 남자 – 셀 수 없는 상호 모순(矛盾, 창과 방패)들로 가득 차 있지만 거대한 이 세상은 그렇게 흘러왔고 또한 그렇게 흘러갈 것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엉뚱한 행동을 나무라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의 세상을 이해하기 힘들다. 아이들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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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망과 탐욕의 결과 바벨탑

외국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가장 많은 스트레스는 아마도 언어일 것이다. 가끔은 영어와 베트남어에 치이고 또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왜 세상은 하나의 언어가 아닌 여러가지 언어를 사용해서 이렇게 골치가 아픈것일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필자 또한 베트남에 살면서 언어의 서러움을 자주 겪는 처지이니 말이다. 구약성서에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같은 언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사람들이 무모하게 바벨탑을 쌓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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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스콧 피츠제럴드(1896~1940) 미국의 유명 팝 가수 마돈나의 80년대 초 데뷔 히트곡 중에 “Material Girl (물질적인 여자)”이란 노래가 있다. 이 노래의 강한 비트와 경쾌한 리듬을 듣고 있노라면 개츠비(Gatsby)의 연인 데이지(Daisy) 가 연상된다. 작품 속 데이지는 상류층의 권태와 무기력한 생활 속에서 늘 화려한 파티를 즐기고 고급 드레스와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사랑하는 지극히 물질을 쫓는 여자로 묘사된다. 개츠비와 데이지가 살았던 시대적 배경은 일명 재즈(Jazz)시대, 1차 세계대전 종전부터 1929년 경제 대공황 이전까지 미국의 1920년대를 가리키는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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