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에 위치한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거벽을 등반하는 산악인들의 메카다. 19세기 후반 유럽 알프스 봉우리들이 인간의 발길을 허락하며 등정된 이후 1950년대부터 산악인들은 히말라야 8,000m 이상 거봉巨峯에 눈길을 돌렸다. 1970년대까지 …
Read More »오토바이, 그 자유의 바람
날아오는 맞바람에 긴 머리를 휘날리며 말의 갈기처럼 거침없이 오토바이 핸들을 잡고 달리는 여인. 나에게 오토바이 타는 여인의 심상은 이렇게 다가온다. 마치 옛날 ‘한 손에 손도끼를 불끈 쥔 채 양다리를 벌려 …
Read More »산의 영혼
산의 영혼이라는 책을 읽었다. 등산은 지극히 개인적인 ‘발견’의 문제고 언어로 풀어 설명하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기꺼이 최선을 다해 설명하겠다고 머리말에 새겨 놓은 저자의 다짐. 왜 산을 오르느냐는 질문에는 살짝 비켜서면서도 …
Read More »두 선생님 이야기
두 사람의 프랑스인에 관해 말해 보려 한다. 먼저 소피. 너희 나라 놀이문화를 다 알게 됐다. 재미있었다. 나도 해보고 싶더라.(하늘 위로 담배 연기를 후 뱉으며) 너도 어릴 때 그런 놀이하며 …
Read More »다 사는 것, 마지막까지 길에 있으라
출근하려 신발을 신었는데 물컹한 무엇이 밟혀 딸래미가 물 묻은 휴지를 넣어 장난치나 싶었던 것이다. 손을 넣어 빼도 빠지지 않았는데 기울여 털어봐도 휴지 뭉텅이는 나오지 않았다. 신발을 곧추세워 바닥에 털어냈더니 커다란 …
Read More »독서여유산 讀書如遊山
스무 살, 처음으로 산과 한 몸이 되어 다닐때, 학교에 간 날보다 산에 간 날이 더 많았다. 산을 사랑했던 것은 아니고, 함께 산을 오르는 사람들과 부대끼는 사소함이 좋았다. 산에 들어가는 일이 …
Read More »어느 등산가의 회상
시간이 상처 입힐 수 없는 그 무엇이 그대에게는 필요하다. 서슴지 말고 걸어가라. 그대는 이 세계의 인간이 아니다. – 에밀 자벨 – 19세기 ‘정상 정복’ 이라는 다소 천박한 욕망을 토대로 진행된 …
Read More »그 모든 헛발질이 나의 길이었으니
산이 주는 선물 재택 근무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좀이 쑤시는 듯 집 밖을 향한 마음이 간절합니다. 코로나가 갉아먹은 근육은 당최 회복되질 않습니다. 관계의 인간이 감정을 나누지 못해 마음은 …
Read More »이 사람을 보라
김홍빈(1964~, 산악인), 그는 열 손가락이 모두 없다. 그가 컵에 물을 따라 마실 때엔 두 손바닥을 가지런히 모아 합장해야 마실 수 있다. 신발 끈을 동여 맬 때엔 항상 누군가 매어 주어야 …
Read More »나의 사람들아, 나는 잘 살고 있노라
근래 베트남 코로나 소식이 한국에 제법 자세하게 알려졌던 모양입니다. 소식을 접한 지인들의 연락으로 지난 주는 오랫동안 듣지 못했던 반가운 목소리를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전화기를 붙잡고 밀렸던 말들을 …
Read More »고전에서 길어 올린 ‘깊은 인생’: 스승을 찾아서
제자는 스승을 뛰어넘어야 할 숙명을 타고난 자들이다. 뛰어넘기 위해 뛰어넘기 힘든 사람을 곁에 두고 지켜보며 배우는 것이 제자 된 자의 몫이다. 스승이 자신의 삶에 등장하는 건 순전히 우연에 기대어 있다. …
Read More »“30대, 십년을 위한 나침반”
1. 에둘러 첨단에 이른다 세상의 슬픔은 조급함에서 온다. 절망의 순간은 환희를 잉태하고 있으니 기다림은 기쁨을 출산하는 산통의 과정이다. 삼 십대 십년은 이 지루한 기다림과의 싸움이다. 기다리고 둘러가고 쉬어 갈 수 …
Read More »황홀한 일상
가상화폐, 주식, 아파트, 매일 뉴스에 오르내리는 욕망의 광기가 오랜 팬데믹으로 턱밑까지 올라온 인류의 불안 같다. 남의 얘기를 열심히 퍼 나르고 단편적인 사실만을 옮기는 데 급급한 이들이 근래는 사뭇 경박해 보인다. …
Read More »오늘, 그 사나이에게
간 밤, 갑작스런 고열로 잠을 설쳤습니다. 벌써 우기가 시작된 모양인지 아이들과 함께 세찬 비를 맞고 놀았더니 몸살이 왔던 모양입니다. 그럴 줄 알았습니다. 마냥 좋다고 비 맞고 놀 나이는 아니지만, 쏟아지는 …
Read More »꿈이 없어도 아, 삶은 기묘하게 전진한다
어느 날 고양이 한 마리가 집에 들어왔다. 분홍색 조봇한 혀, 빨간 살이 드러난 콧등, 유난히 털이 길고 숯이 많아서 안아 보기 전엔 얼마나 작고 따뜻한 지 알 수 없는 몸뚱아리, …
Read More »가난을 벗어나는 법
어제까지, 남방 팔꿈치 부분이 해진 줄 모르고 다녔다. 곧 큰 구멍이 날 기세였는데 그런 줄도 모르고 팔을 흔들며 다녔다. 직장 동료들에겐 팔을 올려가며 인사했고 커피를 들고 마실 때마다 팔꿈치가 구부러지며 …
Read More »과거에 사로잡힌 그대에게
지난 성공은 독(毒)이다. 과거에 이루어 낸 일들에 대한 집착은 다가올 성공을 가로 막는다. 지금 오르는 봉우리를 위해서는 이전에 올랐던 봉우리는 잊어야 한다. 오직 더 이상 오를 곳 없는 사람만이 과거의 …
Read More »‘나는 왜 더 잘하지 못할까’ 자책하는 그대에게
[고전에서 길어 올린 ‘깊은 인생’] – 물론 일상은 고달프다. 가끔 힘에 부쳐 숨 쉴 때마다 절망을 빨아들이는 것 같다. 저 아래로 처박히는 느낌은 수시로 들락거린다. 모두가 나보다 잘난 것 같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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