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단풍 관광’으로 연 15조원 벌어…베트남 “부럽다”

-일본 15조·한국 2조원 수익에 베트남 관광업계 벤치마킹 열풍…”우리도 계절 브랜드화 필요”

Tourists check in next to the yellow leaf tree at Gyeongbokgung Palace, Seoul. Photo: jungkong

한국과 일본이 가을 단풍을 수백억 달러(수십조원) 규모의 관광 브랜드로 키워낸 성공 사례가 베트남 관광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고 Vnexpress지가 13일 보도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일본은 2024년 해외 관광객으로부터 533억 달러(약 71조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 중 가을 단풍 시즌(모미지가리·momijigari)이 130억∼150억 달러(약 17조∼20조원)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도 해외 관광객으로부터 약 167억 달러(약 22조원)를 벌었으며, 가을 단풍 시즌(단풍·danpung)이 14억∼16억 달러(약 1조8,000억∼2조1,000억원)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일 양국의 성공은 베트남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여행사 비엣트래블(Viet Travel) 팜안부(Pham Anh Vu) 대표는 “올해 단풍 관광 예약 고객이 2024년 같은 기간보다 10∼15% 증가했다”고 밝혔다. 남탄여행사(Nam Thanh Travel)는 증가율이 25%에 달했다.

호찌민시에 사는 타오니(Thao Nhi)는 11월 말 일본 단풍 여행을 반년 전부터 계획했다. 그는 도쿄-오사카-교토 단풍 여행 전체 일정을 비자 신청부터 항공권·호텔 예약까지 준비했다. 10일 여행 예상 비용은 약 3,000만∼3,500만 동(약 120만∼140만원)이었다.

베트남 관광객들이 거액을 들여 한국과 일본으로 단풍 구경을 떠나는 현상에 베트남 관광업계는 부러움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RMIT대학교 베트남(RMIT University Vietnam) 관광·호스피텔리티 경영학과 케이트 박(Kate Park) 박사는 “두 나라 모두 가을을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문화 경험으로 본다”며 “이 총체적 접근이 가을을 국가 이야기로 만들어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단풍 구경(모미지가리)은 헤이안 시대(8세기)부터 존재했고 하이쿠 시와 우키요에 그림을 통해 국가 상징이 됐다. 한국의 ‘단풍’은 등산 문화 및 고대 시와 연결돼 자연의 생명력과 변화를 상징한다.

한국관광공사(KTO)는 매년 기상청과 협력해 단풍 시기 예측 지도를 발행하고, 창덕궁 야간 개방이나 대규모 음식 축제 같은 문화 행사를 동반한다. 일본도 JNTO가 9월부터 약 700개 지역에서 단풍 색깔 예보를 조율하며 교토의 아라시야마 모미지 축제(Arashiyama Momiji Festival)와 야간 조명 등으로 방문객을 끌어들인다.

디지털 미디어도 적극 활용했다. 일본의 해시태그 ‘MomijiJapan’은 2024년까지 인스타그램에 수백만 건의 게시물을 기록했다. 한국은 틱톡(TikTok)에서 해시태그 ‘DanpungKorea’로 강력한 효과를 만들었다.

베트남 관광업계는 한일의 성공 사례를 보며 부러워하면서도 베트남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RMIT대학교 베트남 관광·호스피텔리티 경영학과 매트 김(Matt Kim) 박사는 “베트남은 서북부의 익은 벼 시즌, 하장(Ha Giang)의 메밀꽃 시즌, 목쩌우(Moc Chau)의 매화 시즌, 서부 지역의 홍수 시즌 같은 전형적인 계절로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들은 문화 경험으로 ‘패키징’되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베트남 관광에서 계절성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제한적이다. 자연 현상은 사진을 찍을 풍경으로만 여겨질 뿐 탐험할 계획을 세울 가치가 있는 문화 경험으로 여겨지지 않는다”고 김 박사는 지적했다.

사진 활동 외에 베트남은 매력적인 프로그램, 축제, 상호작용 활동이 부족하다. 접근성과 서비스 품질도 장벽인데, 많은 목적지가 멀리 떨어져 있고 여행하기 어려우며 서비스가 일관성이 없다.

더 중요한 것은 베트남이 이러한 독특한 계절을 관광 아이콘으로 끌어올릴 국가 차원의 공통된 이야기와 통일된 홍보 전략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베트남 관광 전문가들은 한일의 성공 사례를 적극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 박사는 “계절 관광 브랜드를 구축하려면 정부와 기업, 미디어 간 동시다발적 협력이 필요하다”며 “지방은 우선 개발할 전형적인 계절을 파악하는 동시에 안전한 교통 인프라, 방문객 관리, 지역사회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광 기업은 농업 체험 프로그램, 계절 요리 행사, 공예 워크숍, 관광객이 참여하고 연결할 수 있는 작은 축제 등을 통해 풍경을 상품으로 능동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미디어는 계절성을 영화와 소셜미디어, 스토리텔링 캠페인에 통합해 대중이 파악하고 능동적으로 여행을 계획하도록 이야기를 퍼뜨려야 한다.

김 박사는 “핵심 질문은 우리가 무엇을 팔 수 있느냐가 아니라 방문객이 진정으로 사람과 땅, 계절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느냐”라며 “베트남도 한국과 일본처럼 자연을 문화 브랜드로 만드는 전략적 접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Vnexpress 2025.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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