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노이 아파트 시장이 연중 수요가 집중되는 연말에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가격과 거래량이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하노이시 뜨리엠(Tu Liem) 지역에 거주 중인 투이 짱(Thuy Trang) 씨 부부는 VN익스프레스에 “최근 아파트 시장이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임대 거주 중인 서부 도시 지역 일대 아파트 가격을 중개인에게 문의했으나, 2~3년 전 분양된 침실 1개 짜리 아파트 평균가는 32억~35억 동(약 12.1만~13.3만 달러)으로 여전히 매우 높았다”며 “새로 분양된 일부 단지는 43~47㎡형의 매매가가 39억~42억 동(약 14.8만~15.9만 달러)까지 치솟은 상태로, 중개인들은 기간조정이 끝나면 가격이 오를 것이라 구매를 재촉하지만, 현재 가격은 대출을 일으키기도 버거운 수준”이라고 털어놨다.
하노이 서부 도시 지역에서 활동 중인 중개인 응웬 뚜언(Nguyen Tuan) 씨는 “지난 한 달간 도심지 여러 단지의 분양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연말 매수자들이 투자자들의 우대 프로그램을 활용해 연말 분양을 받기 위해 돈을 쏟아붓던 것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라며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전했다.
그는 이어 “최근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던 스튜디오(한국식 원룸) 타입이나 침실 1개 짜리 아파트의 경우 ㎡당 8000만~9500만 동(3034~3603달러) 가격대에서 정체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특히 64~78㎡형 아파트 보유자 사이에서 매매가를 낮추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일부는 1억~3억 동(3792~1.1만 달러)의 이익을 포기해가며 급매물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뚜언 씨는 “가격은 정체되어 있지만, 수요자는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시장이 활황을 보였을 당시 한 달에 7~8채 아파트를 계약했지만 11월 계약은 단 1건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지아럼(Gia Lam) 지역에 본사를 둔 동부 지역 한 아파트 분양 담당자는 “11월 들어 거래량이 지난 두 달과 비교해 20~30% 줄어든 상태로, 동부 지역에서 주거 사업별로 3~4억 동(1.1만~1.5만 달러)까지 벌어졌던 분양가 격차는 현재 1~2억 동(3792~7586달러)까지 감소했으며, 일부는 차이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최근 많은 은행들이 12~17개월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 금리를 0.3~0.5% 인상한 것이 아파트 보유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실수요자들은 높은 가격으로 유동성이 줄어든 시장에 대한 관심이 크게 감소한 상태”라며 “시장에 공급이 지속됨에 따라 현재의 상황은 내년 초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시장 흡수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건설부가 최근 내놓은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아파트와 개인주택 부문의 거래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총거래량은 약 13만6700건으로 전분기 대비 13%, 전년 동기 대비 3% 이상 감소했는데 특히 아파트 및 개인주택 거래량은 3만2100여 건으로 전분기 대비 7%, 전년 동기 대비 16% 넘게 감소했다.
베트남부동산중개인협회(VARs)의 응웬 반 딘(Nguyen Van Dinh) 회장은 “주택 구매에 대한 수요는 여전한 상태이나, 높은 가격은 시장 구매력을 저해하는 요인”이라며 “아파트의 경우, 고급 주거 사업이 전국 신규 공급량의 42%를 달했는데 특히 하노이와 호치민(통폐합 이전)의 경우 ㎡당 8000만 동(3034달러) 이상 고가 아파트 비중이 80%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중저가 아파트 공급은 약 3%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대부분 사회주택 공급분”이라며 “젊은 세대는 집값과 소득 간 괴리로 내집 마련에 대한 꿈을 접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VN익스프레스가 최근 1만3800여 명의 독자를 대상으로 주택 구매 계획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1은 ‘계속되는 아파트 가격의 상승세로 인해 장기 임대를 지속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29%는 ‘더 저렴한 주택을 찾기 위해 교외로 이사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EZ프로퍼티(EZ Property)의 팜 득 또안(Pham Duc Toan) CEO는 “최근 대출 금리 상승과 대규모 신규 공급 물량으로 투기 세력의 심리가 급격한 위축세를 보이고 있으며, 실수요자들 또한 주거 사업의 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높게 책정된 영향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가격은 실수요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거래 대부분이 투자자와 투기자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며 “실제 매수자가 참여하지 못한다면 아파트 시장으로 유입된 자금은 투자자와 중개인 사이로 흘러가 버블을 형성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수자들은 매매가에 대해 현재 상태와 사용 가치를 신중하게 고려한 의사결정에 나서야 한다”며 “이들은 시장이 활성화되었을 때 서둘러 매수에 뛰어들기보다 도심 아파트를 임대해 추이를 면밀히 살피거나 교외 지역의 주택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향후 하노이 아파트 시장은 신규 공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CBRE에 따르면, 4분기 1만1100여 세대 신규 분양으로 올해 전체 신규 공급이 지난해보다 많은 3만2300세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사는 풍부한 공급으로 인해 평균가는 ㎡당 5000만~6000만 동(1896~2276달러)에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