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부동산중개인협회 자료, 2019년 이후 젊은층 존재감↑…일부 사업 최대 70% 달해

베트남의 집값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매수층에서 젊은 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인사이드비나지가 17일 보도했다.
베트남부동산중개인협회(VARs)는 최근 “2019년 이후 부동산 시장 참여자 가운데 젊은 세대의 비중이 늘고 있으며, 특히 아파트 구매에서 이러한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현재 아파트 시장에서는 25~35세 젊은 층이 전체 거래의 평균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일부 주거 사업에서는 최대 70% 비중에 달하는 등 이전 세대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매매 플랫폼 밧동산닷컴(Batdongsan)의 이전 연구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은 2023년부터 22~39세 미만의 젊은 세대가 40세 이상 연령대를 대체해 주된 주택 매수층으로 부상하는 등의 변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연령대별 부동산 매수 수요는 27~40세 연령대가 66%에 달한 반면, 45~60세는 34%로 감소했다. 특히 35세 미만 수요자의 약 66%는 최소 1채의 부동산을 소유하기 위해 대출을 일으킬 의향이 있는 등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원마운트그룹(One Mount Group)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아파트 시장의 주요 구매층은 35~44세 사이 연령대로, 특히 18~34세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돼 27%를 넘어선 상태다. 이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내 집 마련에 대한 수요가 증가 추세에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협회는 “베트남은 노동가능인구의 과반이 35세 미만인 인구 황금기에 접어들면서 주택 수요가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최근 젊은 세대들이 기술이나 전자상거래, 디지털 콘텐츠 제작, 디지털 자산 투자를 통해 조기에 재정적 독립을 이루면서 기성 세대에 비해 내 집 마련이 더욱 쉬워진 측면이 있으며, 많은 경우에서 가족들이 아파트 구매대금 일부나 전부를 지원해주면서 주택 마련 기간 단축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층의 매수세에 주목한 아파트 시행사들은 분할 납부를 포함해 전보다 유연한 분양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시중은행은 젊은이들을 위한 매력적인 금리의 다양한 대출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이들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주택 입지에 대한 선호도 또한 기성 세대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청년들은 도심에 있는 타운하우스를 구매하기 위해 장기간 저축에 나서는 대신, 교외 지역 아파트를 선호하는데 주된 배경으로는 합리적인 가격과 편리한 인프라, 현대적인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하다는 점이 꼽힌다.
쩐 민 띠엔(Tran Minh Tien) 원마운트그룹 시장조사센터장은 “독립적인 라이프스타일과 일찍부터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동기는 청년층의 주택 구매 수요를 견인하는 핵심 요인”이라며 “지난 3년간 35세 미만 청년층의 부동산 검색량이 급증하는 등 시장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젊은 세대의 존재감이 뚜렷해지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술 발전으로 젊은 세대는 이전 세대에 비해 더 많은 고소득 일자리를 제공받고 있으며, 이는 Y세대와 Z세대에게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며 “35세 미만 젊은 세대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도심을 벗어나 대도시 외곽 지역에서 20억~40억동(7만5822~15만1644달러) 상당 아파트 구매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협회는 “청년층 대부분은 저조한 소득 증가율과 높은 채무에 대한 압박, 증가 중인 생활비 등으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실제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젊은 세대의 비중은 전체 수요의 극히 일부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협회의 시장조사평가원(VARs IRE)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대도시 주요 도시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소득 증가율보다 몇 배 높게 나타났다. 실제로 6월 말 기준 하노이 아파트 평균 가격은 2019년 대비 88% 올라 ㎡당 7500만동(2843달러)에 달했고, 다낭은 6600만동(2502달러), 호치민은 7700만동(2919달러)으로 각각 70%, 48% 상승했다.
반면 지난 10년간 하노이 지역민의 1인당 평균 소득은 월 410만동(155달러)에서 830만동(315달러)으로 연평균 6.4% 증가에 그쳤다. 2014년 기준 평균 소득 가구가 17억5000만동(6만6344달러) 상당 70㎡형 아파트를 구매하기 위해 한 푼도 쓰지 않고 저축해야 하는 기간이 18년이었다면, 현재 가격인 50억동(약 18만9560달러)을 기준으로 저축 기간은 27년까지 늘어난 셈이다. 소득의 3분의 1만 주거비로 지출한다면 이 기간은 80년까지 늘어난다.
협회는 “정부 차원의 속도감있는 사회주택이나 중저가 주택 개발, 합리적인 가격 유지를 위한 통제 등 근본적인 정책 해결 방안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대다수 젊은이들에게 내 집 마련은 실현될 수 없는 꿈일 수 밖에 없다”며 “부동산은 새로운 세대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임이 분명하나, 대다수에게 현실이 되려면 정책의 동시적 규제와 이에 대한 구매자의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사이드비나 2025.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