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플랫폼 설땅 잃어
베트남 전자상거래시장이 눈부신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플랫폼별로는 희비가 극명히 엇갈렸다고 인사이드비나지가 23일 보도했다.
이날 전자상거래 데이터분석업체 메트릭(Metric)에 따르면, 1분기 베트남 전자상거래시장 총매출액(GMV)은 101조4000억동(39억630만여달러)으로 전년동기대비 42%나 증가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메트릭의 실적통계는 쇼피(Shopee)와 틱톡숍(TikTok Shop), 라자다(Lazada), 티키(Tiki) 등 4대 플랫폼의 판매실적을 종합해 작성된 것이다.
전체시장 규모는 인상적인 성장세를 보였으나, 시장점유율을 늘린 기업은 틱톡숍 1곳에 그쳤다. 틱톡숍은 1분기 무려 113.8%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시장점유율을 35%까지 끌어올렸다.
쇼피는 62%의 점유율로 여전히 왕좌를 지켰으나 전동기대비 6%포인트 하락했는데 이는 틱톡숍의 공세에 매출 증가폭이 29%로 둔화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풀이된다.
라자다와 티키의 매출은 각각 43.5%, 66.6% 감소하며 크게 부진했다. 이로써 라자다의 시장점유율은 3%대, 티키는 0%에 수렴하는 미미한 수준으로 사실상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난 모습이다. 소셜테크기업 유넷ECI(YouNet ECI)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티키의 시장점유율은 0.9%를 나타냈으나, 이번 보고서에서는 통계 수치조차 잡히지 않을 정도로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메트릭은 “1분기 시장동향은 베트남 소비자들의 소비습관이 쇼퍼테인먼트(쇼핑+엔터테인먼트) 통합플랫폼으로 전환되는 분명한 추세를 보여준다”며 “이와 달리 티키와 라자다는 플랫폼 내용과 사용자경험 최적화 부족, 효율적인 판매채널 구축능력 부족 등으로 시장경쟁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틱톡숍의 성장은 소비자들이 숏폼콘텐츠와 결합된 쇼핑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이는 전통적 이커머스 플랫폼에 큰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틱톡숍과 같은 콘텐츠플랫폼으로 빠르게 옮겨가는 추세는 향후 업계가 전략 수립에 있어 고려해야할 핵심 요소”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쇼피도 이달 중순 지역특산물 및 국내제품 판촉을 위한 장기 방송 프로그램을 론칭하는 등 최근 숏폼영상 기반 마케팅을 강화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경쟁 심화는 플랫폼만이 아니다. 1분기 주문을 받은 입점업체는 전년동기대비 3만8000개가 줄어든 반면, 500억동 이상 판매고를 올린 상위 판매자는 95% 증가했다. 이는 대형 판매업체가 시장입지를 확대하면서 판로를 빼앗긴 소규모 업체들이 시장에서 떠나고 있음을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베트남 이커머스플랫폼 내 해외판매자들의 존재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1분기 기준 쇼피에 입점중인 해외판매자의 시장점유율은 5.9%에 불과했지만, 판매량과 매출은 각각 7%, 12%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칸타월드패널베트남(Kantar Worldpanel Vietnam)의 응웬 프엉 응아(Nguyen Phuong Nga) 영업이사는 “지난 2019년 기준 도시가구의 29%, 농촌지역이 11%가 온라인으로 일용소비재(FMCG)를 구매했으나, 지난해 각각 60%, 42%로 크게 확대됐다”며 “전자상거래는 도시뿐만 아니라 농촌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메트릭에 따르면 2분기 전자상거래시장 규모는 전분기대비 15% 늘어난 116조6000억동(약 41억919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사이드비나 2025.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