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배터리 고갈·부품 탈락 등 잇단 사고… 우승 로봇 ‘톈궁 울트라’ 2시간 40분 기록
세계 최초로 열린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마라톤에서 참가 로봇 70%가 고장으로 완주하지 못했다고 Vnexpress지가 22일 보도했다.
21일 과학기술 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Interesting Engineering)’에 따르면 지난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휴머노이드 하프마라톤에 참가한 21대의 로봇 중 단 6대만이 완주에 성공했다.
우승 로봇인 ‘톈궁 울트라(Tiangong Ultra)’는 2시간 40분 만에 코스를 완주해 인간 기준 3시간 10분 이내에 기록을 올렸다.
그러나 다른 로봇들은 배터리 고장, 과열, 구조적 결함 등 다양한 기술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로봇은 머리와 팔다리가 분리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많은 로봇이 배터리 교체나 몸체 냉각을 위한 물 분사 등 지속적인 인간의 도움을 필요로 했다. 몇몇 로봇은 무게를 줄이기 위해 어린이용 운동화를 신거나 부품 일부를 제거한 채 경기에 참가했다.
가장 문제가 많았던 참가자 중 하나인 ‘환환(Huanhuan)’은 달팽이 속도로 움직이며 제어할 수 없이 심하게 흔들렸다. 또 다른 로봇 ‘셴농(Shennong)’은 원을 그리며 돌다가 벽에 부딪히고 인간 조작자들을 넘어뜨렸다. ‘쉬안펑 샤오쯔(Xuanfeng Xiaozi)’는 경기 중 부품이 분리돼 덕트 테이프로 붙여 놓아야 했다.
이 행사는 이족보행 로봇 개발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보여주는 동시에, 제한된 안정성, 열 발산 문제, 짧은 배터리 수명, 인간의 개입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 여전한 문제점도 드러냈다.
알란 페른(Alan Fern) 로봇공학 교수는 경기 전 와이어드(WIRED)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기계를 작동시키는 인공지능은 2021년 이후 크게 개선되지 않았지만, 하드웨어는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그는 “5년 전까지만 해도 로봇이 안정적으로 걷게 하는 방법을 몰랐다. 지금은 알고 있으며, 이번 대회가 그것을 잘 보여줄 것”이라며 “하프마라톤을 완주하는 것은 하드웨어 내구성의 주요 도전과제”라고 설명했다.
페른 교수는 “로봇을 교체하지 않고 이 회사들 중 한 곳이 완주한다면 놀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 대회를 주최한 중국 로봇공학 관계자는 “기술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는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의 중요한 이정표”라며 “내년 대회에서는 더 높은 완주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Vnexpress 2025.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