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ne Out – 베트남 속 작은 태국 ‘칠리 타이(Chilli Thai)’

혜성처럼 나타나서 인기를 끄는 비결은?

호찌민시 빈탄군 Vinhome Central Park 랜드마크 81 쇼핑몰 지하 1층. 화려한 쇼핑 공간 사이에서 푸른 간판이 눈에 띈다. ‘칠리 타이’라는 이름의 이 태국 레스토랑은 지난 1년간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호찌민 미식 씬에 자리잡았다. 쇼핑몰 레스토랑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정통 태국 요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곳이다. 랜드마크 81은 호찌민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쇼핑과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지다. 이곳의 B1층은 식당가로 유명한데, 그중에서도 ‘칠리 타이’는 단연 돋보이는 존재감을 드러낸다. 쇼핑몰 내부라는 환경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이 레스토랑은 태국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려낸 인테리어와 태국 전통 요리의 향과 맛으로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판데믹 이후 베트남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태국음식
2023년 판데믹이 끝난이후, 리벤지 여행(보복여행)의 붐이 불면서 베트남인들에게 태국은 가장 인기 있는 목적지 중 하나가 되었다. 방콕의 화려한 밤문화, 푸켓과 끄라비의 아름다운 해변, 치앙마이의 고즈넉한 산속 풍경 등 다양한 매력을 지닌 태국은 베트남인들에게 ‘꼭 가봐야 할 곳’ 리스트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태국의 음식 문화 체험이다. 무언가 비슷하면서 톡쏘는 맛이 많은 태국 음식의 독특한 맛은 베트남인들을 끌어당기는 강력한 요소가 되었다. ‘칠리 타이’는 이런 트렌드를 정확히 포착했다. 태국 여행에서 돌아온 사람들은 그 맛을 다시 찾아 이곳으로 온다. 태국에 가보지 못한 이들은 이곳에서 첫 태국 음식 경험을 준다는 것이 본 레스토랑의 컨셉으로 보일 정도다.

맛의 균형
‘칠리 타이’의 가장 큰 특징은 정통 태국 요리의 정신을 유지하면서도 베트남 입맛에 맞게 미묘하게 조정했다는 점이다. 태국 현지의 강렬한 스파이스 대신, 약간 순화된 맛을 제공한다. 그럼에도 향신료의 풍미, 신맛, 단맛, 매운맛의 완벽한 균형은 태국 요리의 정수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Laeng Saeb, 돼지 등뼈 수프는 이곳의 시그니쳐 메뉴중 하나다. 부드럽게 끓인 돼지 등뼈에 태국 특유의 향신료가 어우러진 이 수프는 풍부한 맛과 깊은 감칠맛으로 많은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양이 많아서 한냄비에 2명이 먹어도 남아돌 정도의 가성비를 보여주는데다가 요즘 태국에서 유행하는 음식을 베트남에서도 선보여서 인기가 높다.
이곳의 특징중 하나는 음식을 파는 칠리타이외에 Siam Sugar라는 디저트, 음료수 메뉴도 같이 팔고 있다. 독립적인 브랜드 이름을 넣어서 무언가 있어보이는 느낌이다. 여기 메뉴에서 추천할만한 디저트는 건강한 녹두맛이 인상적인 아이스크림과 더불어 태국에서보다 더 많은 양과 풍부한 풍미를 자랑하는 망고 스티키 라이스다. 따뜻한 찹쌀과 달콤한 망고, 그리고 코코넛 소스의 조화는 많은 이들의 첫 경험으로 기억될 정도다

바다의 맛을 담다
‘칠리 타이’의 또 다른 강점은 해산물 요리다. 신선한 해산물을 사용한 다양한 메뉴들이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본기자가 먹었던 게살 볶음밥은 가벼우면서 볶음밥의 통통튀는 맛과 더불어, 부드러운게살의 조화가 일품이다. 약간 단맛이 있지만. 점심에 부담없이 먹기 좋은 메뉴다.
아울러 태국에서 요즘 많은 화제가 되고 있는 화교요리중 하나인 계란 굴튀김도 이곳에서 즐길만한 메뉴중 하나다, 계란과 전분가루를 섞은 튀김옷을 입혀서 만든 본 요리는 영양에서도 만점인데다, 굴을 안전하게 먹을 수 있어서 인기가 높다.
또한 해산물 샐러드, 연어 사시미와 그린 칠리 소스 등 다양한 해산물 요리들이 메뉴에 포함되어 있다. 특히 연어 사시미는 “태국 전통 소스와 함께 먹으면 매우 맛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공간과 서비스의 매력
쇼핑몰 내부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칠리 타이’는 편안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두 가지 좌석 옵션 – 조용하고 외진 공간과 하이랜드 커피 바로 뒤쪽의 개방된 공간 – 을 제공한다. 고객들은 자신의 선호에 따라 좌석을 선택할 수 있으며, 특히 조용한 대화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외진 공간이 인기가 있다.
서비스 면에서도 ‘칠리 타이’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직원들은 친절하고 열정적이며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 고객은 “직원들이 매우 친절하고 영어도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고객은 “직원이 우리 그룹의 주문을 도와주었는데, 매우 귀엽고 친절했다”고 말했다.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 “우리 가족은 어린 아이가 있는데, 직원들이 매우 열정적이고 귀여웠다”는 평가와 함께, “아이들을 위한 특별 메뉴도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다만, 위치적 특성상 점심시간이나 주말에는 상당히 혼잡해질 수 있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바쁠 때는 오지 마세요. 아내와 저는 1시간을 기다렸고, 한 접시가 20-30분마다 나왔어요”라는 경험담도 있다. 그러나 이는 인기 레스토랑의 불가피한 특성이기도 하다.

가격은 어떤가?
‘칠리 타이’의 가격대는 베트남 현지 기준으로 중상급에 속한다. 점심 식사는 10만~30만 동(약 5천~1만5천 원)에서 시작하며, 더 풍성한 식사는 40만~80만 동(약 2만~4만 원) 정도다. 쇼핑몰 내 위치한 레스토랑으로서는 다소 높은 가격이지만, 음식의 질과 맛, 그리고 분위기를 고려하면 적정한 가격이라는 평가가 많다.
한 고객은 “가격은 공정하고, 제공되는 양도 적당하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고객은 “음식의 질이 좋고, 서비스도 빠르며, 가격도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물론 “음식은 괜찮지만 특별할 것 없고, 가격이 높아서 다시 방문할 가치는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는 소수 의견에 속한다.

현지화와 정통성 사이의 균형
‘칠리 타이’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태국 요리의 정통성을 유지하면서도 베트남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추는 균형을 찾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태국 요리는 강렬한 향신료와 매운맛, 신맛, 단맛의 복합적인 조화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강렬한 맛이 모든 사람에게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한 고객의 평가는 이러한 딜레마를 잘 보여준다: “전 세계 다양한 요리를 맛본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태국 요리를 포함하여, 저는 맛이 약간 억제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태국에서 직접 정통 태국 요리를 경험할 기회가 없었을 수도 있는 평균적인 현지 식객은 맛에 만족할 수도 있지만, 메뉴 항목 전반에 걸쳐 향과 맛 사이에 차이가 있어 전체적으로 약간 밍밍하게 느껴집니다.”
이러한 평가는 ‘칠리 타이’가 정통 태국 요리의 맛을 약간 순화시켰음을 시사한다. 이는 베트남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한 전략적 선택일 수 있으며, 태국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정통 태국 요리의 강렬한 맛을 기대하는 고객들에게는 약간의 아쉬움을 남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고객은 “이는 칠리 타이의 노력을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맛의 진정성과, 태국 요리의 진한 풍미를 더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데 있어서 보완의 여지가 있음을 제안하는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칠리 타이’가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건설적인 비판으로 볼 수 있다.

베트남의 태국 요리 열풍
‘칠리 타이’의 성공은 단순한 한 레스토랑의 이야기를 넘어, 베트남에서 불고 있는 태국 요리 열풍을 상징한다. 최근 몇 년간 베트남의 경제 성장과 함께 해외 여행이 늘어나면서, 베트남인들의 입맛도 다양화되고 있다. 특히 태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적으로도 유사한 점이 많아, 베트남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 중 하나가 되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호찌민과 하노이 등 베트남 주요 도시에서는 태국 레스토랑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 중 진정한 태국 요리의 맛과 향을 제대로 재현하는 곳은 많지 않다. ‘칠리 타이’는 이러한 시장 환경에서 정통 태국 요리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칠리 타이’가 단순히 태국 요리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베트남인들에게 태국 음식 문화를 소개하는 창구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메뉴판에는 각 요리의 설명과 함께 태국 요리의 특징과 먹는 방법에 대한 정보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태국 요리를 처음 접하는 고객들에게 유용한 가이드가 된다.

 

갑자기 화려하게 등장한 체인의 성공
지난 1년간 호찌민 미식계에 등장한 ‘칠리 타이’는 이제 확고한 자리를 잡았다. 주말이면 자리를 잡기 위해 웨이팅이 필수일 정도로 인기 있는 장소가 되었다. ‘칠리 타이’의 성공은 베트남 내 태국 요리의 인기뿐만 아니라, 베트남인들의 다양한 음식에 대한 열린 태도를 보여준다. 전통적으로 베트남 음식은 향신료가 강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맑고 가벼운 맛을 특징으로 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태국 요리는 강렬한 향신료와 복합적인 맛의 조화가 특징이다. ‘칠리 타이’는 이러한 차이를 인식하고, 베트남인들에게 태국 요리를 소개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칠리 타이’는 더 다양한 태국 요리를 소개할 계획이다. 현재는 방콕과 중부 태국 요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앞으로는 북부와 남부 태국의 지역적 특색을 살린 요리들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베트남인들에게 더욱 다양한 태국 음식 문화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칠리 타이’는 베트남 내 다른 지역으로의 확장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 호찌민시의 랜드마크 81 외에도 다른 지점을 오픈할 계획이 있으며, 하노이와 다낭 등 다른 주요 도시로의 진출도 검토 중이다.

문화적 다리로서의 레스토랑
‘칠리 타이’는 단순한 레스토랑을 넘어, 베트남과 태국 사이의 문화적 다리 역할을 한다. 음식은 문화의 중요한 부분이며, ‘칠리 타이’는 태국의 음식 문화를 베트남인들에게 소개함으로써 두 나라 간의 문화적 교류를 촉진하고 있다. 쇼핑몰 내 위치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칠리 타이’는 베트남에서 정통 태국 요리를 경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로 자리매김했다. 베트남 내 태국 음식 열풍의 중심에서, ‘칠리 타이’는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새로운 미식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태국을 여행해본 사람들에게는 그 여행의 맛을 다시 느낄 수 있는 곳으로, 태국을 가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태국 요리의 세계를 처음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칠리 타이’는 베트남 미식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칠리 타이’가 베트남과 태국의 음식 문화를 잇는 교량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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